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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분단은 지정학적 조건과 떼어놓고 설명 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우리의 분단은 독일의 분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독일의 분단은 그들이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독일의 분단은 지정학적 조건과는 무관하고, 그것은 다시는 독일로 하여금 전쟁을 못 일으키도록 하게 만드는 안전장치의 성격이었다.
독일의 통일은 `유럽연합`이라는 제3의 완충지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거의 대부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속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럽연합`이 미국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있지는 않다. 이것이 독일과 우리가 다른 환경이다.
우리의 분단은 철저하게 지정학적 조건의 결과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유럽연합`처럼 제3의 완충지대를 만들 만한 세력이 없다. 미국이나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가 따로 손을 잡을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앞뒤가 막혀 있는 형국인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지정학적 조건을 넘을 수 없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활용해 보자는 것이다.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그것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했던 4대 강대국에 의한 한반도 집단안전보장 플랜이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리는 6자 회담에서 한반도 4대 강대국의 집단안전보장을 성사시켜 나가야 한다. 이래야 북한도 찬성하고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천 달러를 넘어선 남한은 고급소비재 시장으로서도 세계의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이고, 자본의 입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한편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더 중요해졌다, 남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없어진다면, 일본은 중국을 봉쇄하는 미국의 보루역할을 수행하는 게 불가능해 진다. 거꾸로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없어진다면, 중국은 경제보다는 안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될 것이다.
한반도는 경제와 안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주변강대국들이 한눈을 팔 수 없는 지역이다. 이러한 정세 변화는, 과거와 달리 한반도 주변의 4대강국들은 더 이상 패권 전략을 쓸 수 없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패권전략의 포기는 현상유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현상유지는 힘의 균형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리하면 우리역사상 최초로 주변 강대국들과 `등거리외교`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 될 수도 있다.
`등거리외교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태도를 견지하면서 선린우호의 폭을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래야만 미국의 자본, 일본의 기술, 중국의 시장과 러시아의 자원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고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강대국들은 자신이 `등거리외교`의 객관적 조건을 제공했지만 이러한 우리의 태도를 속으로는 좋아 할리는 없을 것이고, 이럴 때 남한과 북한이 급격하게 통일에 접근해 가는 것 또한 주변 강대국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
현상유지를 선택한 이상, 평화를 반대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점에 우리는 착안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을 버리면 미국이나 일본과의 대북문제의 협상테이블에서 스스로 `조커`를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북한은 확실한 `등거리 외교`의 안전판이 될 수 있으며. 북한 또한 우리를 믿지 못하면 영원히 고립의 처지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가까운 통일을 이루겠다는 조바심은 통일을 더 어렵고 멀게 할 수 있다. 그것보다는 `등거리외교`를 통한 집단안전보장의 플랜을 실천하여 한반도 준 전시상태인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 길이 북한을 안정시키면서, 광범위한 교류협력을 확대시켜 점진적으로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로 가야한다.
“전쟁이 인류를 위협하는 최악의 적이라고 한다면, 이 적을 상대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 찾아져야 하는데. 한 두 나라가 좌지우지하기에는 세계는 너무 넓다. 그래서 평화란 국가 간의 관계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 국가 간의 문제는 “국가 간의 관계”로 확장돼야 한다. “세계 평화”는 한 사람의 인간, 하나의 당, 하나의 국가로는 구축할 수 없다.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르벨트는 이렇게 말했다.
평화는 다자간 협상의 결과물로서 주어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posone01@naver.com
*필자/김정기. 김대중 전 대통령시 청와대 수행부장. 한국정치사회숲 이사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