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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서지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8/13 [13:59]
옛날, 엄격하지만 현명한 왕이 통치하던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왕의 근엄함을 경외(敬畏)하고 그의 지혜를 공경했다. 나라의 한 가운데는 맑고 시원한 우물이 있었는데 그 나라 사람들 모두가 이 우물의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 이것은 그 나라에서 유일한 우물이었기 때문에 왕과 대신들도 예외 없이 이 물을 마셨다. 

어느 날 밤, 만물이 고요하게 잠들자 한 마녀가 이 나라로 들어와서는 우물에 마법의 약을 떨어뜨린 후 말했다. “지금부터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미쳐버릴 것이다.” 이튿날 이른 아침, 왕과 시종을 제외한 모든 주민들은 이 우물의 물을 마셨고 마녀의 말대로 미쳐버렸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좁은 길과 시장 곳곳에서 귓속말로 숙덕거렸다. 

“임금님이 미쳐버렸어, 우리의 임금님과 시종들 모두 이성을 잃어버렸다고, 미친 임금이 우리를 통치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우리가 그를 폐위시키자.” 우물 물을 마시고 미쳐버린 주민들은 오히려 물을 마시지 않은 왕과 시종을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날 저녁, 왕은 우물에서 물 한 통을 길어 오도록 명령했다. 물이 도착하자 왕이 먼저 그 물을 마신 후 남아 있는 물을 시종들에게 마시라고 했다. 결국 왕과 신하들도 미쳐버렸다. 

그러한 왕의 지혜 덕분에 그 나라는 예전의 평온을 되찾았다. 우리는 시류에 역행할 용기가 없다면 커다란 흐름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민심이 천심’이란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민의(民意)의 대세(大勢)를 따르라는 얘기다. 민의를 읽지 못하고 소통이 막히면 그때부터 통치는 짐이 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펼치겠다는 소리를 진정으로 믿는 국민은 없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여야가 충돌을 하고 있다. 참사가 발생할 당시 모든 정치권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가족의 생각은 뒤로하고 여야가 첨예하게 정치적 대립을 하고 있다. 이것은 시류에 역행하는 일이다. 국민의 눈높이로 정치를 펼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는 세월은 아마도 앞으로 수십 년이 흘러야 될 것이다. 

양치기 소년의 우화(寓話)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두 번이지 자꾸 거짓말을 하면 사람들은 진짜 늑대가 나타났더라도 믿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우리 사회는 지난 40년간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정치적으로 특정 집단들이 일당독주를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능력이 있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능력이 있어도 연고주의에 밀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는 특정 지역의 낙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따라서 정권마다 지역 안배를 통해 어느 정도 인사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였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원칙과 관행을 무시하고 권력자의 입맛대로 하는 인사는 결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동안의 관례와 인사시스템의 정비 그리고 능력위주의 전문성 있는 인사를 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공정한 인사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권력은 입맛대로 충성하는 사람만 챙길 것이고 ‘예스맨’만 양산할 것이다. 독선과 소위 말하는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 주위에는 대개 ‘예스맨’들이 많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차라리 말하지 않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오랜 학습효과 때문이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분명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슬슬 눈치나 보고 자리보전을 위해 대충 ‘예스’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또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다. 어느 누구도 박근혜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곧 국가와 국민들의 불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난 권력으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민심을 잘 파악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중도와 진보를 아우르면서 야당과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국정을 풀어나가야 한다. 

5년의 ‘고난의 행군’에서 아직 3년 반이 남았다.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진정성이 보여야 한다. 과거에 묻혀 조금도 앞으로 가지 않는 것은 당명과 색깔은 바뀌었는데 사람과 룰은 바뀌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이 도로 한나라당이 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도로 민주당이 된다는 것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계정세 속에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정치권도 새로운 마인드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미치면 대통령도 미치고, 정치권도 미치는 정치, 그것이 바로 시류에 역행하지 않는 진정한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일 것이다. 대통령이 바뀌면 이리저리 줄을 서는 모습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닐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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