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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불통서 불거진 朴대통령 불통논란

출구없는 여야 특별법제정대립 비켜선靑 국민갈등·불신·불평등 비화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4/08/28 [11:15]
‘사람은 웬만해선 잘 바뀌지 않는다’ ‘지위나 직업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대인관계에 대한 평소 지론이다. 세상에서 뭣보다 사람 마음 얻는 게 제일 어렵고 힘들다. 마음을 얻기 위해선 신뢰기반의 긴 동행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언행일치’는 신뢰형성에 결정적 증빙요인이다.
 
▲ 박근혜 대통령     ©브레이크뉴스
불행한 세월 호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 저변의 팽배한 ‘불신-불통’ 구도와 기반이 사뭇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와중에 각종 선거 때 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국민의 공복’ 슬로건은 그야말로 선거용 구호임을 작금의 세월 호 정국에서도 새삼 절감케 한다.
 
정치인들은 진정 국민들 ‘하인’임을 각인하고 자처하는지 묻고 싶다. 헌법 제1조2항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고 마음에 새기고 있는지 여부도 역시다. 말과 행동이 일치 않고 이율배반적이면 불신의 단초가 되고, 그 후엔 신뢰를 잇기가 사실상 어렵다. 또 그 관계는 단절과 외면의 절차를 밟는 게 통상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여야 간 세월 호 특별법제정 갈등으로 국회는 본연의 기능이 정지되고, 청와대와 정부는 국회의 이전투구를 비판하며 제 역할의 회복을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다수 국민들과 여론 역시 패가 갈린 채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인 네거티브 및 진영논리를 답습하면서 우려를 키운다.
 
또 한쪽에서 침묵한 채 이 대립갈등의 무대를 지켜본다. 작금의 대한민국에 우려와 괴리, 한탄 등이 난무한다. 하지만 지난 6·4지방선거·7·30재보선결과에서도 유추되듯 대한민국엔 각기 ‘방향’이 다른 많은 이들이 혼재돼 섞여 살고 있다. 보수-진보-중도-무당파 등은 그야말로 정치색에 따른 단순분류에 불과하다.
 
자식 잃은 부모마음을 정치인들은 진정 헤아리고 있을까. 다수 국민들이 정치권 행태에 분노하고 절망하지만 진정 세월 호 희생자들 부모입장 및 마음일까. 불행은 사실 정작 당사자가 아니고선 잘 모른다. 설령 같은 심경일지라도 진정 그 입장이 될 순 없다. 다만 슬픔을 공유한 채 헤아릴 뿐이다.
 
그간에도 죄 없는 많은 국민들이 희생된 사건들이 많았다. 세월 호 참사 역시 ‘탐욕과 부정’의 오랜 적폐에서 불거진 큰 불행이다. 하지만 같은 불행 및 참사는 일정주기로 지속 반복되고 있다. 제때 제대로 규명하고, 엄히 단죄하지 않은 채 흐지부지 흘려보낸데 대한 당연한 귀결이다.
 
세월 호 유족들은 정치논리는 모르겠고 다만 ‘진상규명’을 원한다고 한다. 김영오 씨의 갑작스런 단식중단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싸움의 ‘예고’로 보인다. 도통 출구 없는 여야와 여론, 국민들 대치 및 국가적 혼란구도 속에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결단’을 요구하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여야의 정치력 부재로 특별법제정을 마무리 짓지 못해 ‘키’를 넘긴 것이다. 어찌 보면 입법부가 행정부 수장에 그 책임바통을 떠넘긴 꼴이다. 국정컨트롤타워인 청와대에 최종조율의 ‘불편한 권한’을 제시했지만 정면거부 당했다. 오히려 돌아온 건 청와대의 비판목소리였다. 또 김 씨 및 유족들 면담요구 역시 외면됐다.
 
청와대로선 여론을 뜨겁게 달구는 첨예사안이어서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나온 청와대의 논리는 ‘입법부 일에 관여할 수 없다’였다.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사안이 아니라 생각한다(8/21)”. 단식 37일째를 맞은 김 씨가 8월19, 20일 잇단 박 대통령 면담요구 후 나온 답이다. 박 대통령 의중이 함의된 듯 단호하고 간결한 논리였다. 물론 김 씨에 거절의사를 따로 알려주지도 않았다.
 
다시 등장한 ‘불통논란’. 지켜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면서 혼란을 준다. 세월 호 참사 후 박 대통령은 적폐의 환부를 도려내겠다고 국민들 앞에 눈물로 공언했다. 또 세월 호 유족들에 언제든 청와대로 찾아오라 했다. 물론 직전 두 차례의 선거 전 일이다.
 
지난 5월16일 청와대, 박 대통령은 세월 호 유족들을 초대해 “진상규명에 있어 유족들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며 “특별법 만들어야 하고, 특검도 해야 한다. 각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지만 유가족 여러분 의견이 뭣보다 중요하다. 여러분들 뜻이 계속 반영되고 투명하게 공개되느냐를 다시 의논드리겠다”고 계속 만날 여지를 남겼다.
 
또 지난 5월19일 세월 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에선 특별법 제정을 직접 제안하면서 여야·민간참여 진상조사위도 언급하는 등 구체적 대안마저 내놓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선거 후 달라진 박 대통령 행보에 현재 꼬리표처럼 달린 부제는 ‘불통 대통령’이다.
 
직전 이명박 정권 내내 따라붙었던 ‘부제’가 집권 2년차를 맞은 박 정부에서 묘하게 오버랩 되고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 혼자 억울해할 건 없다. 책임바통을 넘긴 여야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탓이다. 정권과 사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은 건 ‘정치권, 그들만의 리그’ 테마다. 우려되는 건 점차 퇴색돼 가는 ‘정의-공정’의 가치와 ‘불신·불평등’에 대한 국민적 괴리감의 증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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