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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무원이 모두 산삼(山蔘)이냐?

백담사 뒷산 너럭바위 위에서 뿌리들의 연석회의가 열렸다!

이래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10/30 [09:21]

 

▲ 이래권 작가     ©김상문 기자

시국이 엄중 하다고 판단한 산삼이 파발을 띄워 전국에 흩어져 지난한 생존투쟁을 하고 있는, 더덕 도라지 등 몸값 높은 뿌리들을 불러 모았다. 겉으론 중국산 장뇌삼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되는 통에 체통이 망가진 이유를 정부에 항의하고, 또한 70년대 입산금지(入山禁止) 정책으로 보호받던 울타리가 무너지고,  낙향한 초짜 심마니들에게 종족이 멸문지화(滅門之禍) 지경에 이르러서 그 책임을 집권당에 항의하기 위함도 있었다. 일제 해방둥이로서 60년 근으로 성장한 산삼은 40년을 더 채워 100년근으로 시장에 나와 재벌가에 팔려, 안방 술통에 담겨 내밀한 노블의 세계를 수십 년을 더 살아보려는 위엄과 품격을 내심 연장하고 싶었다. 모든 기획과 주제는 산삼이 만들었고, KTX 왕복 승차권과 숙식제공을 약속한 터에, 충청도 더덕과 전라도 도라지 제주도 당근 경상도 우엉 등이 때늦은 단풍놀이 삼아 행장을 꾸리고, 강원도 심심산골 백담사 뒷산 너럭바위에 주안상을 곁들인 오찬회의를 열었던 것이다.

 

뿌리들의 천적인 멧돼지는 “이 순간을 영원히!”란 슬로건을 등에 달고 산 아래 고구마 밭 습격에 나섰고, ‘인생 뭐 있어, 잡히면 죽고 도망치면 산다."는 먹튀의 왕 고라니 노루는 배추밭과 추수가 한창인 논 한가운데로 진출하여 일일 보급투쟁에 열중이고, ‘티끌모아 태산’의 다람쥐는 우수수 떨어지는 밤과 도토리를 낙엽 밑 혹은 바위틈에 월동식량 저장투쟁으로 허리를 펼수가 없을 정도로, 가을날의 풍요를 겨울의 눈이 덮기 전에 분주한 일상을 꾸리고 있었다. 60년 묵은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산삼의 시의적절한 ‘전국 뿌리들의 생존권 지키기 대표자 연석회의’는 다소 소란한 가운데 소집경위에 대한 의문으로 침잠하기도 했다.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잠재우며 산삼은 “크음!” 헛기침과 함께 입을 열었다.

 

“내 해방둥이로 태어나 삼대 백년을 참아 백년 근으로 가문의 위업을 세우려 했으나, 정부에서 수매가를 대폭 내려서 장뇌삼도 안 되는 가격으로 비하하니 기만당한 나의 충정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었소. 나야 독야청정하며 60평생을 정부가 시키는 대로 개처럼 참고 견뎌왔는데, 내 몸값을 시장바닥의 무값으로 깎으려 하니 말년이 참으로 위태롭게 됐소. 이 사항은 여러분도 피할 수 없는 분노가 가슴 마다 요동치고 있을 것이요. 자고로 정부를 상대로 한 싸움에선 한 사람이 백보 앞서 투쟁하다가는 감옥 가는 법이요. 백 사람 천 사람이 떼뭉쳐 밀어붙이면 우리 100만 뿌리들은 살아남을 것이요. 이순신 장군께서 ”생즉사 사즉생“이라, 전투에 임하는 금과옥조를 우리에게 말씀하지 않았던가요? 게다가 가족과 일가친척을 합치면 사오백은 족히 될 것이요. 역대 대통령들이 백만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역사적 사실이 있소. 따라서 우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은 법이니,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결의하여 차기 대권주자를 타이타닉 수장시킨다고 겁박하면 제 아무리 정부라도 우리의 호주머니를 강제로 털 순 없을 것이요. 나야 벌써 육십 년을 넘겼으니 시장에서 최하 천만 원 이상은 받아 노후를 꾸리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요. 거기 더덕 씨! 삼십년 묵어도 십만원도 못 받는 처지 아니요? 그리고 옆의 도라지 씨! 한 소쿠리에 만원도 못 받는 신세 아니요. 여기 모인 우리가 누굽니까? 한평생 말뚝처럼 발령낸 척박한 땅에 뿌리박고 눈비 맞으며 흰머리 영감들이 되지 않았소? 우린 시키는 대로 하고 이제 뿌리째 뽑혀 야인으로 살아가야 되는데 노잣돈 웃돈을 주지는 못할망정 호주머니 털어내 강제로 빼앗아가려 하니 주군이 아니라 도적들이요! 하니, 우리는 이제 삭발하고 붉은 띠 매고 광화문으로 가는 2단계의 지난한 장기투쟁이 필요해서 여러분들의 중지(衆志)를 모으려고 합니다. 나는 지금 팔려나가도 월 350을 평생 받을 수 있는 몸이나, 명색이 뿌리들의 대왕대접 받으면서 손을 놓자니 역사에 죄를 짓고, 궁색한 여러분들의 미래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나선 것이니 오늘부터 그냥 서로 호형호제하면서 차후 투쟁을 위한 도원결의로 앞에 있는 송로주(松露酒)를 한잔씩 듭시다. 자 내가 선창하겠습니다. 따라서 삼창해주시기 바랍니다. 차기 대통령, 집권당은 꿈깨라! 부모형제 일가 친적 떼로 뭉쳐 낙선시키자!


“낙선! 낙선! 나악선!” 그리고 차후 투쟁경비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읍시다. 청와대 앞 광화문에서 석 달만 버티면서 총대선 낙선 정치투쟁으로 외연을 확장하면 집권당 청와대도 놀라 우리의 소중한 몸값에 손을 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80년대 거리투쟁가를 되새기며 결의를 다집시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구두 벗고 운동화끈 질끈 동여매고 광화문에서 만납시다. 여기 모인 대표자들께선 고향에 내려가 우리의 결의를 널리 전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곁에서 흘끔거리던 더덕이 나섰다.

 

“산삼 형님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우린 하얀 사포닌으로 맺어진 사촌형제나 다름없습니다. 산삼 형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가슴이 활활 타오르는 분노와 배신감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절벽 아래 소나무 숲에서 60년 참선을 하신 분이라 역시 다르십니다. 이건 우리 사포닌 혈족들의 명예요 영광스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신, 여기 모인 모든 뿌리들이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할 금과옥조입니다. 산삼 형님께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우리 부모형제들은 중국산의 물량공세에 밀려 선술집 석쇠구이로 값싼 돼지고기와 함께 운명들 하시고 계십니다. 연금이 깎여도 아쉬울 것 없는 산삼형님께서 친히 미천한 저희들의 노후를 걱정하셔서 청풍명월의 유서 깊은 백담사 뒷산에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9급으로 출발하여 겨우 6급에 올라 호봉 수만 높여 가솔을 간신히 먹여 살리는데, 자식들 혼사비용과 분가시킬 여력이 없어 큰 걱정입니다. 명색이 관리인데, 사돈 보기도 부끄럽고 그렇다고 해서 자식들 결혼과 분가비용을 반반 부담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부는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내 자식들 혼사와 분가비용 마저 암담하게 만드는 공무원연금 삭감 시도에 치가 떨립니다. 우리가 왜 공무원을 선택했습니까? 박봉이지만 자식들 학비 지원해주고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준다기에 우리의 자유를 저당 잡히고 시키는 대로 노예처럼 일한 게 전부였습니다. 사포닌 의형제 산삼형님의 지도편달에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가만히 있으니까 정부는 우리를 호구로 보는 것입니다. 공무원이 단결하면 국회의원도 대통령도 바꿀 수 있다는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 끊임없는 투쟁의 대오에 모두 뭉칩시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아지~ 심심산골에 백도라아지~. 서너 잔 송로주에 취기가 오른 도라지가 더덕의 뒤를 이었다.

 

“산삼 형님은 깎여도 먹고 살만하지 않아요? 그리고 더덕 형님도 수십 년 묵으면 만삼(蔓蔘)으로 몸값 올려 고귀한 말년이 있을 것인디 무슨 욕심들이 그리 많대요. 사포닌? 내 몸에도 사포닌은 조금 있당게요. 아니, 단군 할아버지 아래로 일가친척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 성경에도 우린 한 몸 한 식구라고 말하고 있잖어요? 나는 지금이 수확철이라 아그들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인디, 연금삭감 투쟁이 다 뭐요? 저는 깎여도 그만 높여줘도 그만인 지천의 도라지에 불과헌디, 그리고 월수령액 150만원인디 정부서 얼매나 더 깍것습니까? 산삼 형님과 더덕 형님은 이 몸 도라지의 천하디 천하고 값싼 비애를 알기나 헙니까? 애시당초 우리 전라도 도라지들은 권력이 바뀌어도 허허벌판의 천대받는 도라지로 살아가야 할 운명입니다. 깍든 보태주든 의미 없는 연금입니다. 설마 굶겨죽진 안허것주. 한 뿌리에 천만 원 산삼 형님이 좀 덜어내면 되것구만, 괜히 수확철에 이 백담사 산골짜기까지 오라가라 헙니까? 우리 종족은 한 가마니에 몇 만원에 불과헌 싸구려니까 산삼 더덕 형님들 맘대로 허시오. 가뜩이나 종북 좌빨 홍어*으로 매도당하는 전라도 도라지가 연금투쟁에 나선다면 빨갱이 좌파들이 주동했다 우리 도라지 종족을 공격할 것 아니요?”

 

산삼의 눈치를 살피던 더덕이 끼어들었다.

 

“아따, 누가 전라도 아니랄까봐 초장부터 삐딱선이요? 그러지말구 우리는 이미 한 배를 탄 몸이요. 도라지 형씨가 나서기 뭐하면 우리 산삼 형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오기만 하시오. 누가 전라도를 그리 험담했소?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 총검을 마다않고 몸으로 막아낸 민주화의 성지 투사들의 고향 아니요? 형씨, 그러지 말고 다음 집결지는 광화문 앞이니까 족수라도 채워주는 의미에서 꼭 나와야 합니다. 우리도 건국 이래 최초로 시도하는 공무원연금 삭감 결사저지 투쟁  아니요?”

 

산삼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도라지 형씨! 내가 내 뱃속 채우자고 이러는 줄 아시오? 막말로 나는 1급으로 퇴직해서 월 400만원이 넘는 연금을 받고 있소, 아파트 두 채에다 양평 전원주택에다 애들도 다 잘 풀려서 설령 정부가 삥 뜯어가도 눈썹 하나 까딱할 일이 없소. 다 우리 사포닌계 혈족들의 수장으로서 집권당의 횡포에 총알받이로 나서야 하는 의무감이 여러분을 불러 모은 것이요.


백 섬에서 두서너 섬을 뜯어가도 노후는 탄탄하오, 여러분들 석 섬에서 다섯 말 빼간다고 생각해보시오. 당장 살림살이가 휘청거릴 것이요. 취기가 원인인 것 같으니 집에 돌아가서 잘 생각해보시오. 한 번의 용기 있는 투쟁으로 말년을 편안하게 하느냐, 괜한 객기로 무관심하다 골목누비며 폐지나 줍지 말고....˝

 

산삼 더덕 도라지 사포닌계 모임에 어스름이 내려앉고 있었다.


산 아래서 우엉과 당근이 땀을 뻘뻘 흘리며 경남과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니기미 억수로 힘든 고갯길이네. 나는  배타고 KTX 갈아타고 왔수다게. 무삼 일이우꽈? 우리 당근도 육지로 나가느라 정신이 하나 없수다래. 빨랑들 얘기합서.”

 

이미 취기가 올라온 산삼 더덕 도라지는 순서대로 우엉과 당근에게 권주를 했다. 부엉이가 울 즈음에 산삼은 자리를 정리하며 당근과 우엉에게 말했다.

 

“어이 거기, 우엉과 당근 씨는 시간관계상 유인물로 대처합니다. 더덕 선생, 두 분에게 유인물 나눠주시고 다음 모임 전에 카톡으로 문자 보내주세요. 뺏기지 않으려면 대동단결합시다. 만나자 이별이라고 우엉 당근 씨는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오. 앞으로 주구장창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만날 것이니 단단히 투쟁의 각오를 다집시다.”

 

백담사 산골짜기 모임은 그렇게 끝났다. 초겨울 산자락을 내려오는 더덕 도라지 우엉 당근의 손아귀엔 유인물이 한 장씩 쥐어져 있었다. “투쟁만이 살 길이다! 공무원연금 삭감 결사반대!” 유사 이래 최초의 공무원들의 대정부투쟁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더덕이 한마디 첨언했다. “시국이 하수상할수록 산삼 형님 같은 선각자가 필요한 법입니다. 우린 그냥 따르기만 해도 떡고물을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정적을 만난 복어처럼 뿌리들은 포동포동하고 발그스레한 얼굴로 하산하여 고향 앞으로 돌아갔다.

 

멀리, 들판에서 과잉 생산된 배추밭을 갈아엎는 트랙터가 보였고, 듬성듬성 모여 애꿎은 담배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산삼이 혼잣말로 씨부렁거렸다. ”저 건 자업자득이야. 무식하면 배우고 따르기라도 해야지. 똥뱃장부리다가 옴팡 바가지들 썼네.“ 산삼은 저녁노을을 쳐다보며 빙그레 웃었다. 저녁노을마저 산삼을 빛내고, 들판에서 허덕이는 농부들 어께에 고단한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산삼은 하늘마저 자기편이라고 여기며 절벽 아래 소나무 숲으로 돌아가면서, 상경투쟁 광화문 연설문을 머리로 쥐어짜고 콧노래 부르며 귀가하고 있었다. 2014년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samsohun@hanmail.net


*필자/삼소헌 이래권.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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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이 살자! 2014/11/02 [12:30] 수정 | 삭제
  • 소비의 주체로 팔구십을 살아가면서 후손들에게 세금인상을 강요하는 공무원과 국회 의원 연금은 반드시 삭감되어야 한다. 관인 도장과 입법로비 뇌물로 타락의 정점에 있는 상류층들이, 국민ㅁ여론을 호도하여 반발의 총구를 국회의원들에게 돌리는 것은 얌체짓이다. 물론 국회의원들 연금은 없애야 하고 무보수 명에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하원의원 지역구 인구수 67만명당 의원 한명이 상출된다. 그러면 국회의원 100명이면 족하다. 세습 황족들이 국회의원들이다. 그 수족들 또한 공ㅁㅜ원임이 분명하다. 세월호 304면을 수장 참살시킨 그 근본원인응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이 선령사용 연한을 늘려준데서 기인한 관인 도장을 휘두른 공무원들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한국 사회가 부패한 가장 큰 장본인인 국회의원과 공무원은 연금 노욕에서 벗어나 후손들은 위한 자진삭감 결의대호를 열어도 시원찮을 판국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기에 세수가 덜 걷히고 제이의 IMF가 와도 국채로 연금을 지불하다간 그리스 짝난다. 퇴직 후 일인당 국민소득 2만불, 즉 월 200만원 수령자 이상은 과감히 삭감하고 하위직 공무원들은 조금 덜어내는 것이 답이다.600만 비정규직이 두달 벌어야 공무원 연금 수령자 한달치를 부담하는 꼴이다. 에이, 양상군자들아! 고시에 취업에 매달려 있는 네 자식들에게 물어봐라! 캥거루 족이 아닌 이상 당신들의 연금투쟁은 우선 먹튀하고, 나라와 비정규직이야 거덜나든 말든 잇속을 챙기자는 심산아닌가? 2만불의 70% 월수 140만원 수령이 적당한 액수이다. 이 도적놈들아~ 예수가 화내고 석가모니가 돌아앉으며, 모하메드의 전사들에게 죽임을 당해도 살 경제적 살인귀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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