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무상보육 논란에 투영된 朴대통령의 공약(?)

정부 3~5세 누리과정예산 지자체 떠넘겨 朴 ‘신뢰·원칙’기율 희석?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4/11/09 [09:53]
정부가 ‘누리과정예산(3~5세 무상보육정책)’을 지자체에 떠넘겨 논란이 증폭 중이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논란이 동반 중이다. ‘공약(公約)’이 헛구호와 허언으로 내려앉으면서 사회 불신풍조 조장 및 확산주체가 정치권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공약의 사전적 의미는 정부나 정당, 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해 사회공중에 실행할 것을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이다. 공약파기는 결국 당초 내건 약속이 없는 게 되거나 본질이 왜곡되면서 혼란과 불신을 초래한다. 신뢰는 언행일치에서 비롯된다. 말과 행동이 다르면 더는 신뢰를 잇기 어려우며 관계는 단절로 치닫는다.
 
특히 공인(公人)의 말과 행동무게 및 파장, 영향력 등은 일반인들에 비할 바가 아니어서 한층 높고 깊은 책임감이 수반된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 마다 각종 공약을 내걸고 표를 호소한다. 유권자들은 그 공약을 통해 해당 정치인의 지향점을 가늠하고 한 표를 던지는 선택에 나선다.
 
공약이란 게 개인 및 지역적 특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정치인과 유권자 간 서로 약속하고 동의하는 일종의 상호신뢰행위다. 하지만 기성정치인들의 ‘일구이언’은 지속 반복되고 국민들은 ‘호구’로 전락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번 무상보육 공약파기 논란에서 직전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오버랩 된다.
 
여권이란 한 지붕 아래 있던 박 대통령은 당시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 내 야당역할을 자임하면서 ‘신뢰와 원칙’이란 자신의 정치적 트레이드마크를 한층 국민들에 각인시켰다. 이번 무상보육 논란에서도 당시 세종시 갈등이 투영되지만 여권에서 현재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는 것만 다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의 행보 당사자였던 박 대통령이 시간이 흘러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주인공으로 바뀌는 아이러니에 직면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당시 처음 무상보육공약을 내세웠다.
 
당시 박 대통령은 “보육문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만 3세부터 5세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만 2세까지 아기들만 돌봐주는 영아전담시설을 동네마다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논란이 된 누리과정과 똑같은 내용이다. 당시 박 대통령 공약을 두고 재원마련 방안이 빠진 장밋빛 공약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았고 한 번 약속한 건 하늘이 무너져도 지켰다”면서 해당 비판을 넘어갔다.
 
그 후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구원 등판한 박 대통령은 당시 총선에 앞서 재차 무상보육 전면실시공약을 내세웠다. 당시 새누리당도 0~5세 무상보육을 가족행복 5대 약속 중 하나로 포함시켜 19대 국회 개원 시 1백일 내 관련 법안발의를 약속했다. 야당의 보편적 복지정책을 망국적 포퓰리즘이라 비난하던 새누리가 표(票)퓰리즘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 조차 국가재정건전성이 감안되지 않은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지방정부에선 돈이 없다고 난리였지만 박 대통령은 흔들림이 없었다. 2012년 7월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새누리당이 총선공약으로 보육비를 지원키로 한 건 재정소요를 계산해 한 자신감 속에 내놓은 정책이기에 국민들이 안심해도 된다”며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자신 있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격대선국면에 접어든 그해 9월 보건복지부가 0~2세 전면무상보육 정책폐기 방침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거듭 “새누리당이 약속한 바를 지킬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고, 새누리당 역시 “정부는 국민적 혼란만 야기시키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고 박 대통령을 지원했다.
 
그 후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TV토론 등에서 “아이 기르는 비용을 국가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며 “0세부터 5세 보육은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하지만 당시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에 증세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러나 또 박 대통령은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수확대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7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이 대통령은 무상보육과 관련해 한 술 더 떴다. 0~5세 무상보육을 공약했지만 예산부족을 이유로 시행을 미루다 지난 2011년 말 2012년부터 5세 아동에 한해 누리과정 도입을 결정했다. ‘0~4세 무상보육은 재정 부담으로 일관추진에 난관이 많다’는 게 당시 기획재정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국회는 2012년도 정부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0~2세 무상보육도 실시키로 했다. 20년 만의 동시 총·대선이란 초유의 선거의 해를 맞아 여야 모두 무상복지확대란 담론을 놓칠 수 없었던 탓이다. 정부의 예산부족 타령에 국비지원은 불과 29%에 머물렀다.
 
예산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보육공약은 슬그머니 후퇴됐다. 결국 책임과 부담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에 떠넘겨졌다. 박 대통령은 대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공언(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겠다)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구체적이고 실질적 재원마련 방안 없이 표만 의식한 행보가 아니었냐는 의구심을 일으키는 결과를 스스로 초래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면서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 정치기율도 희석됐다.
 
“정치인의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다. 표를 위해서라면 온갖 감언이설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한 표를 달라고 고개를 조아리지만 막상 당선되면 권력만을 위해 이전투구한다”는 한 유권자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