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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협, 현대문학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

<전문가 인터뷰>포스트모던 발행인 김종천 시인

김들풀 문학뉴스 편집장 | 기사입력 2015/01/18 [12:41]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예전과 달리 조용하게 치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국문인협회를 가깝게 혹은 멀리 지켜보면서 느낀 점들을 들어 볼까 합니다.
▲한국문인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문학’ 1월호 권두언 읽어보셨습니까? 저는 세 번 이나 읽었습니다. 참 해괴한 권두언이란 생각이 듭디다. 전부 이사장 임기 중 업무에 대한 제논에 물대기 식의 자화자찬 일색이라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세상에, 2,3 페이지 쓰면 될 권두언을, 12 페이지나 되는 장대한 분량에다, 게다가 보기에 따라선 정말 민망한 표현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내용이었습니다. 

▲ 김종천  시인   ©브레이크뉴스
-어떤 점 때문에 그렇죠?
▲아니, 협회의 얼굴을 ‘월간문학’과 ‘계절문학’이라 썼더군요. 그건 이상한 논리입니다. 협회의 얼굴은 이시장과 임원들이고, 또 전체 회원이 그것이지요. 다른 어떤 것도 협회의 얼굴이랄 수 없습니다. 이사장과 임원들이 손발 맞춰 일함으로써, 이 사회의 문학의 역량을 제고하고 문인들의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키는 작업이 두드러지게 보인다면, 그 얼굴이 더욱 빛나게 보이지 않겠습니까?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단체를 이 사회가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다는 넋두리 같아서, 나 역시 이 협회의 회원이기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대의 정신적 지주로서 또 사회의 공익단체로서 우뚝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면, 국가건 사회건 거기에 걸맞은 대우가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존재 이유가 유명무실해지기 마련입니다. 문협의 리더로서 좀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형편인데, 그래도 잘 꾸려왔다는 이야기인 것 같던데요. 
▲그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집중할 필요가 없는 일에 힘을 너무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령, ‘월간문학’이나 ‘계절문학’ 등의 발행을 문협의 생명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현대문학’이란 전문지가 달랑 하나 있을 때, 800여 명의 문인들의 발표할 지면이 없어서, 문협이 청와대에 목메게 사정하여 그 어려웠던 시절인 1968년에야 내게 된 게 ‘월간문학’입니다.  오죽하면 제호에 ‘월간’을 붙였겠어요. 한 달에 꼭 한 권씩 나오는 책이란 뜻 아닙니까? 지금은 문인의 수도 늘었지만 문학지는 300 개가 넘어요. 저마다 게재 방식은 다르지만 그 많은 잡지의 원고 제공자가 문인인데, 협회까지 나서서 그들과 경쟁하느라 협회 살림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게다가 무슨 놈의 단행본 출판 사업입니까? 인건비 안 넣고도 전문 출판사와는 경쟁이 안 됩니다. 현재 문협의 출판 사업부는 전문 출판사와 적당하게 협의하여, 현 인원 인수 조건으로 이관하지 않으면, 문협의 사고뭉치로 계속 존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회원들의 편익을 도모한다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이는 전혀 수지 계산이 안 맞는 장사죠.  전, 현직 이사장이 그쪽 방면의 출신이라서 너무나 잘 알 텐데, 왜 계속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 목적은 따로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던데, 그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 그 기술(記述)은 정확하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예총은 어용기관인데도 전혀 쓸모가 없어서 용도가 폐기되었다고 봅니다. 대학로 예총회관에서 목동 예술인센터가 되기까지, 우리 문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엄청난 일이 여러 번 발생한 걸로 알고 있는데, 예총 집행부가 과한 욕심으로 현대식 건물에 집착하는 바람에 불실한 시공사를 만나서 그런 악순환이 거듭된 일쯤으로 정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용도 폐기한 단체의 성원이 되어 당한 숙명적 관계를 한탄하여 뭣하겠습니까? 정부에서는 예총에 대한 지원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보고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책임의 한계를 분명하게 밝히고 부채 청산에 앞장서야 되리라고 봅니다.  미협도 예술인센터에 함께 있는 걸로 아는데, 이건 좀 우스워요. 현대미술관에 사정해서 방 한 칸 빌려 쓰면, 모든 게 공짜일 겁니다. 문협도 미술계처럼 현대문학관 건립을 앞장서서 서두르고, 거기서 역시 방 한 칸 얻어 쓰면, 관리비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지 않습니까?
▲물론 다르지요.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해야지요. 주어진 일과에만 충실하다보면 똑같은 오늘이 계속 닥쳐오지 않습니까? 지금 문협의 살림 규모는 이 보고서(권두언)에 기록되지 않은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사무처장 등에게 나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한해에 대략 7억 5,000만원 가까이 되겠네요.  내 생각으로, 이사장은 월 100만원, 상임이사는 50만원, 사무처장과 서무 경리 합해서 600만 원 정도를 지급하면, 인건비가 월 750만원이니까 연간 약 1억 원으로 보고, 한국문학상 3,000만원, 윤동주문학상과 조연현문학상 각 1,000만원의 상금은 대략 5,000만원으로 잡고, 물론 다른 상들은 없애버리면 됩니다.  기타 사업비를 1억 원으로 정한다면, 연간 문협 운영비는 2억 5,000만원이면 됩니다. 현행 입회비 25만원과 연회비 7만원은 다들 과하다고 합니다. 연회비를 3만원으로 낮춰도 8,000 명이 납부한다면 2억 4,000만원, 입회비를 5만원으로 해도 현 추세대로 1,000 명 정도가 입회한다면 5,000만원이 들어와, 연간 3억 원 안팎의 수입이 확보될 것입니다.  이렇게 개혁해나가면 편안하게 운영할 수 있는 단체를, 집중과 선택에 서두른 나머지 일도 아닌 일에 얽매어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700여 개 기업에 원고료 협력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겨우 100만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던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이 권두언을 세 번 읽었다고 했는데, 가장 딱한 대목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무슨 명분으로 협력 요청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기업의 홍보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 제고나 매출 증대에 공이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체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료를 내놓으라고 했으니, 이는 참으로 황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동서식품’을 언급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는 권두언이 아닌, 다른 글 말미에나 붙여둘 만한 거지요. 협력 기업에 대한 극찬은 동서문학상 수상작품 게재란 끄트머리에나 밝혔더라면 되었겠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밖에는 별로 문제가 될 게 없습니까?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특히 상금 2,000만원인 이설주문학상을 네 차례나 시상했다고 하면서 이를 첫 번째 업적으로 꼽았는데, 윤동주문학상이나 조연현문학상과 균형이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었습니다. 그 유가족이 문학상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시행하면 되는데, 왜 하필이면 문협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건지 난 아직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평생교육원 문제를 비중 있게 언급했는데, 아마 금년부터는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젠 문협서울지회의 사업이 되어야 하겠지요. 서울지회를 별도로 설립하여 운영하면 모양이 좋을 텐데, 이걸 굳이 문협의 업적으로 내세운 데에 대하여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군요.  지금 광역단체별 문화재단이 문을 열고 지역 예술단체들에게 예산을 할당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지역 이름을 붙인 문화예술 브랜드를 광역단체들이 활용하고 있다는 거죠. ‘한국’이란 타이틀을 붙였으면 국가에서 문협 브랜드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문협의 비전인데,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리더(Leader)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참 생뚱맞은 리더십론을 썼더군요. 보통사람이 보통으로 갖는 생각이 그것임을 미처 몰랐습니다. 문협의 리더라면 모름지기 문협을 개혁하고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사업을 개척하고 무엇보다도 융화를 중시한다 해야 하는데, 권두언엔 공맹시대의 수신 덕목들만 나열해놓아서, 읽으면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리더란 앞을 보고 가면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학이 있는 문인은 문협을 외면하고, 집행부에선 입만 열면 허접한 문학지들을 성토합니다. 그러면서도 거기에서 배출된 문인들의 입회를 독려하고, 문협 발전기금의 필요성을 구호처럼 외칩니다. 이것은 언행일치에 대단히 모순된 행동이지요.  실력이 특출하지도 못한 상당수 문인들이 문협에 자주 출입하는 사람들을 ‘쉬파리’라 일컫습니다. 해서, 문협에 드나드는 것도 남의 눈치를 봐야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무튼 상을 하나 욕심내거나 감투를 한 자리 하려하거나 무슨 심사위원이 되려 한다면 별 수 없이 ‘쉬파리’가 되어야 합니다. 

-새해 벽두에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야기를 하자면 3박 4일도 모자랍니다. 임기가 다 끝나가는 이들에게 아무 소용도 없는 이 얘기를 왜 하는가 하면, 차기 임원진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될까 해서, 나잇값도 못하면서 망령스러운 대담을 결국 하게 됐군요. 

-하실 말씀이 더 있겠지만, 그냥 여기서 끝내주시는 거죠?
▲더 해서 뭣하겠습니까?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기>김종천 시인은 필자가 만난 문인 중에서 가장 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 중 한 분이다. 시인은 직설 화법으로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격정과 순수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동안 힘든 삶 속에서도 문학 콘텐츠 축적 면에서 대단히 앞서 있고, 아날로그 의식과 디지털 의식을 잘 융합하는 분이라고 느꼈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 개발과 1991년에 창간해 24년 동안 이끌었던 ‘포스트모던’은 올해 신년호를 끝으로 손을 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김시인은 문학 대중화 운동은 네이버 블로그 ’서울시인학교‘와 ’김종천 시인 블로그‘로 그 숨결이 계속 가빠지리라 예감한다.
 
*인터뷰어/김들풀 문학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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