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모호한 언동을 접하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관계를 따로 파악해 보려는 자위적(自衛的)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립탐정(Private Detective)으로 상징되는 수탁적(受託的) 민간조사 활동은 고대(6~11세기) 영국에서 처음 태동한 이래 시대와 나라를 넘나들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존재의 유용성이 검증되어 왔으며,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은 사설탐정을 일찍이 직업으로 정착시켜 치안 자원화ㆍ서비스 산업화 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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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이 단순 직업에서 산업 차원으로 이어지는 동안 초기에는 개인의 불분명한 행적 탐문이나 평판 조사, 잃은 물건 찾기 등 사적 영역의 사실조사를 주 활동 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오늘날 대다수 외국의 민간조사원(탐정)들은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보험금 부당청구사례 탐지를 비릇, 지적재산권 침해사례 발견, 미아ㆍ가출인ㆍ실종자 소재파악, 사적(私的) 피해원인 탐문 등 공권력의 개입 여지(餘地)나 경찰의 서비스가 비교적 낮은 분야를 보완해 주는 대중적ㆍ공익적 측면의 일에 적극 참여하여 높은 역량을 보이면서 많은 시민들로 부터 신뢰와 자발적인 협력을 얻는 등 치안 보완자원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당당한 직업인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이들 나라에서는 탐정을 직업화한데 만족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ㆍ드라마ㆍ소설ㆍ에니메이션ㆍ오락 게임물 개발 등 탐정문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탐정을 영화에서만 봐야 하는가? 민간조사업 공인 논쟁은 15년 동안 지속되어 왔으나 막연한 사생활 침해우려와 소관청 다툼 등으로 날로 증가하는 민간조사 수요에 대한 합리적 공급 시스템(민간조사업법ㆍ일명 탐정법)을 여태 마련치 못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한국에서의 민간조사는 더욱 깊은 곳으로 음지화 되어 전적으로 의뢰자와 수임자간의 밀약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기인하여 부도덕한 의뢰나 과도한 성과에 집착한 불법과 부당이라는 그릇된 조사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음도 사실이다.
단속은 지속되어 왔으나 그 수요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일로에 있다. 2014년을 기준할때 2008년 2600여개 업소 대비 두 배에 가까운 5000여개 업소가 ‘심부름센터’ ‘기획사’ ‘사실확인 대행’ 등 다양한 명칭(또는 사무실이나 명칭이 없는 개인적 활동)으로 음성적 민간조사업을 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단속 건수만도 전년 대비 5배가 증가한 340여건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급증하는 수요가 비정상적 공급을 가파르게 견인하고 있는 꼴이다.
이렇듯 탐정활동은 더 이상 금지의 대상이 아닌 적정화(관리)의 대상임을 실감 할 수 있다. 우리와 법제환경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에도 2007년에 민간조사업을 공인 하면서 그 법 이름을 아예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오늘날 다양한 생활 양태와 당사자주의 강화 등 소송 법제의 변화로 점증하고 있는 민간의 사실관계 입증 수요가 무통제ㆍ무책임ㆍ무납세 지하업자들에게 분별없이 맡겨지는 위험과 혼란을 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선진국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왜 못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다행히 고용노동부가 박 근혜 대통령의 신직업ㆍ신산업 발굴 지시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잘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사립탐정(민간조사업)을 신직업으로 공인ㆍ육성하겠다는 진일보한 계획을 지난해 3월18일 국무회의에 보고한데 이어, 이를 관계부처가 입법에 필요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음에 많은 국민들은 크게 반기며 그 결과가 떠할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도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이라는 일자리 창출에 만족치 말고 창조경제로 이어질 탐정문화와 탐정산업 육성에도 정책적 지원과 박차가 이어져야 할 때라 본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한국산업교육원 교수, 칼럼니스트, 전 용인ㆍ평택경찰서 정보계장, 저서로는 민간조사학ㆍ정보론ㆍ경찰학개론ㆍ선거론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