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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CCTV 의무화’ 영유아보육법 졸속 상정 그만!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부결…'미봉책' 불과한 졸속 개정안?

염건주 기자 | 기사입력 2015/03/05 [16:38]

브레이크뉴스 염건주 기자= 어린이집 CCTV(폐쇄회로 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끝내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개정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171명 중 찬성은 83명, 반대 42명·기권 46명으로 부결시켜, 재석 의원 247명 중 찬성 226표로 가결된 ‘김영란법’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개정안은 CCTV 설치 의무화뿐 아닌 보조·대체교사 투입과 전문상담요원 배치·아동학대 보육교사 자격취소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해 ‘김영란법’과 마찬가지로 정계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은 가결될 것이라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애초 예상된 것과는 달리 쉽사리 통과되지 않고 반대표가 다수 발생해 부결된 이번 개정안이 ‘미봉책’에 불과해 가결하기엔 부족한 법안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2년부터 거론되다가 지난 인천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의 여파로 범국민적 요구에 따라 급속히 진행됐다. 이로 인해 사건이 터지자 CCTV를 설치하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한 대책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했다.

 

어린이집 내 CCTV가 다수 설치되더라도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폭행이나 학대를 방지할 수는 없으며, 녹음을 제한하는 조항은 폭언이나 사각지대에서의 일들을 알 수 없도록 한다는 점은 CCTV를 유명무실하게 만든다.

 

일각에선 CCTV 설치는 보육교사들의 인권 또한 침해한다는 견해도 있다.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그들의 사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CCTV가 영유아를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면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를 방지하는 더 큰 해결책으로 보육교사의 양성체계를 보수하고 교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인권에 여야를 따로 구분할 수 없다면서 내놨던, 보육교사의 급여 및 복리후생 개선과 보육·근로 환경 개선 관련 수많은 법안은 어찌 된 이유에서인지 이번 개정안에선 사라졌다.

▲ 염건주 기자

이에 CCTV 설치와 전문상담요원 배치 외 예산 소모가 다수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들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치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 하나하나 걸러져 결국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 CCTV 설치 의무화로 눈가림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상 복지’는 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무상 안전’은 영유아들을 안전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영유아들의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대안을 위해 쓰이는 예산에 대해서만큼은 겁내지 않아야 한다.

 

특히 어린이집 원장들의 압력으로 인해 반대표를 던지거나 불참·기권하는 사례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모 의원의 한숨 섞인 토로처럼, 이번 개정안이 졸속으로 추진된 이유에는 결국 각 지역구의 표심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본질적 문제가 숨어있다.

 

여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오는 4월에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만약 또 다시 관련 개정안이 졸속으로 상정된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yeomkeonj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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