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크뉴스=양승관 기자] 19일부터 야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돼 장안의 화제다. 이 영화는 야구를 좋아 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함께 조국이란 무엇인가를 전해 주는 다큐멘터리형식의 영화다. 상영시간은 103분이며 21일 현재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누적관객 1325명으로 순항중이다.
(주)인디스토리가 제작, 배급을 맡았고 탤런트 권해효씨가 나레이션에 참여했으며 1956년부터 1997년 IMF외환위기 전까지 꾸준히 우리나라 야구대회에 참가한 재일교포 야구선수들의 이야기와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거나 보이지 않았던 한국 야구사의 뒷이야기와 한국 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아나키스트>, <꽃섬>, <소년 소녀를 만나다>, <두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에서 촬영감독을 맡았던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명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06년 그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우리학교>는 부산국제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인 운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을 갖춘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덧 34살이 된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1982년 6개 구단으로 출범. 누적 관중 1억 명, 2015년 시즌부터 KT가 참여하면서 기존 9개 구단에서 10개 구단으로 늘어났으며 연간 1000만 관중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기에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 동호인 수만 50만 명이 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등 이것이 우리나라 야구의 현주소다.
이처럼 우리나라 야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김명준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을 통해 1974년, 1982년, 1984년 결승전에 세차례나 올랐던 재일교포 야구선수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그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가재건과 한국전쟁의 후유증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치유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그중 한 가지 방안이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모국방문 초청경기>였다.
재일교포 선수 중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일본프로야구에서 3천안타의 대기록을 작성한 장훈. 지금도 국내 프로야구에서 ‘야신’으로 불리고 있는 김성근, 그리고 1960년대 국내 실업야구 무대를 평정했던 배수찬. 모두 고등학생 시절 ‘재일동포 학생야구단’으로 모국의 그라운드를 밟았던 선수들이다.
그들은 모국의 학생 선수들에게 수준 높은 야구를 아낌없이 보여줬으며 돌아갈 때는 자신들의 야구 장비를 모두 선물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후 재정 문제로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초청이 어려워지자 한국일보와 야구인들이 뜻을 모아 1971년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를 만들어 재일교포 선수들의 초청을 이어갔다.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2년 봉황대기 고교야구 결승전에 출전했던 재일교포팀 선수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봉황대기 결승전에 오른 재일교포팀은 동대문야구장이 아닌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진 결승전에서 에이스 조계현이 버틴 군상상고에게 아쉽게 지면서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했다.
인터뷰형식으로 촬영된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1982년 재일교포팀 멤버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일본에서 일본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던 그들이 재일교포팀 선수로 현해탄을 건너오기 전까지 겪었던 심적인 갈등과 고통들을 보여주고 모국에 머무르는 동안 자신들을 일본인과 동일시하는 모국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들도 스크린에 담았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의 이념대립이 첨예하던 시절 일본사회에서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뉜 재일교포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모습도 엿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정치상황에 휘말려 배수찬 선수가 억울하게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등 비극적인 말년을 살아야 했던 재일교포 출신 야구인들에 관한 이야기와 북한 야구에 얽힌 이야기도 야구 원로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의 이방인>을 통해 한국 야구가 어떻게 성장을 해왔는지 그리고 한국의 야구팬들이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그라운드의 이방인들이 아닌 누구보다도 모국을 사랑했고, 모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해 했던 같은 우리 민족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이 영화는 2010년 5월. 자료조사와 일본방문을 통해 촬영을 시작했으며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잠시 촬영을 중단하는 우여곡절 끝에 2012년 다시 본격적인 촬영을 재개해 1982년 봉황대기에 출전했던 재일교포 선수 8명을 어렵게 수소문 끝에 카메라 앞에 모은다.
그들은 2013년 봄 다시 34년 만에 모국을 방문. 군산상고와 결승전이 치러졌던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한다. 당시 재일교포 선수단 투수 양시철 씨는 시구를 마치고“한 순간에 녹아버렸습니다 그 거리감... 그게 한꺼번에 사라졌어요” 라는 감동적인 대사를 남기며 영화가 끝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