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고사성어(故事成語) 가운데 이런 말이 들어있다. 이를테면 ‘관포지교(管鮑之交)’는 깊은 인연 가운데서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 말이 유례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운관의 삼국지(三國志)에 등장하는 말이라 쓰임의 연륜은 오래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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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와 제갈공명은 원수 사이이지만 관포지교의 인연(因緣)을 빌어서 쓰면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점에는 공통분모가 많다. 매우 많다.
중동지역 산유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인연 그 자체가 매우 위력적이고 성과물 도출에 절대적 가치까지 공유한다.
3월 1일부터 7박9일 일정의 박 대통령의 중동 정상외교의 성과를 복기(復棋)해 보면 흥미만점답게 인연에 대한 확대해석이 가능해서다.
순방 4개국 위정자들은 한결같게 선대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리턴매치로 격상해서 융숭한 환대로 일관했던 사실은 곧 ‘인연 = 신뢰’의 공식을 적용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우디의 스마트 원자로 수출이 그렇고,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특수에 한국기업 참여 약속이 그렇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바라카 원전을 통한 제3 진출에 대한 제안과 관심 등이 그렇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3월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신고리 원전 3호기 운전허가 결정을 연기하였다.
3호기 준공시한인 2015년 9월까지 지키지 못하면 매월 공사대금의 일부를 바라카측에 공사지연보상금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에 따라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벌어지게 된다.
이것 역시 시정과 보완을 거치면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장기간 지연이 계속되면 한국전력은 바라카 원전의 운영주체 ENEC에게 신뢰성 제로의 인연이 발생할 소지의 크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유비무환으로 미리부터 인연의 연속 모임에서 해결의 열쇠가 있음을 적나라하게 한 수 가르치고 있다.
바로 이점도 중동지역 산유국의 비즈니스 관문은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운영에서 빛이 나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꺼리 창출과 대형 프로젝트 성사로 이어짐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실제로 중동 산유국과의 거래관행은 영국이 흔하게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의 극대화를 한국은 한결같게 범(凡)정부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을 만큼 요지부동에 변함이 없다.
영국의 경우는 모든 중동 비즈니스에서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전문적인 민간집단, 이를테면 프로페셔널 기구에게 용역을 주어서 이를 결과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원초적 협상력에 대한 기준과 판단에서 오는 한국 정치인의 이해타산 관심이 엿처럼 굳어짐에 기인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2010년 3월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한국을 찾아와서 ‘한·아부다비 공동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아부다비 무바라크 국부펀드(SWF)가 한국을 거점으로 동아시아에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을 밝힌 자리에서 민간 주도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운영을 제안했다(<매일경제> 2010,3,8일자 참조).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말잔치에 그친 일과성 제안과 실효성 없는 메아리가 되었던 점을 상기해보면 자명한 이치다. 너무나 자명한 결과나 마찬가지다.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아부다비 무바달라 국부펀드 최고 책임자(CEO)이자 ENEC의 회장직까지 겸하고 있다.
이를 간파한 한·아부다비 민간 싱크탱크인 알 칼리파 포럼(회장 : 이부라임 하마드)은 라운드 테이블 전문 민간기구로서 영국식 중동 산유국 지향 비즈니스에 부합된 아이템과 실용적인 인연의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서울과 중동 산유국을 매년 교차해서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을 갖는다. 개최 내용 역시 매우 구체적이다.
‘원전산업과 이슬람금융과의 악수’라는 주제로 아부다비와 사우디 리야드 등을 잇는 한구형 원전의 실체 제시와 시공, 원전운영과 고급 원전전문가 양성 등을 포함해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여기에 따른 비용은 해당 기관인 사우디 국부펀드를 비롯하여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한국투자공사, 그리고 한국전력과 걸프퍼스트은행과 세계수출입은행 등이 스폰서로 참여하는 대규모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스폰서 위용으로 짜질 것이다.
올해 1월 한국개발원(KDI)는 원전 발전에 대한 콘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이를 기본틀로 삼은 다음 원전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금융지원에 필수인 이슬람금융을 참여시키는 데 주안점을 삼을 것 같다.
영국식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 운영대로 관련자의 모임을 통한 인연의 장을 넘어 한국형 원전 APR1400과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 수주가 가능한 국가를 상대로 상행위 기준에 따라 가시적 효과 도출까지 기대한 대목이 눈에 돋보인다.
그래서 이를 위해 관련 국가가 인정하는 방송매체까지 초청해 실시간으로 이를 방송하는 등 실질적 수주를 완성시키는 데 더없이 좋은 비즈니스 자리 마련을 최대 덕목으로 삼고 있어서다.
한국도 늦게나마 금융의 패러다임이 구미 선진국처럼 핀테크로 확장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듯이 이슬람금융과의 악수(또는 행복한 결혼)에 적극적인 정책적 대변혁을 이루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전술적 기준의 교과서식 이론보다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 실천력을, 립서비스에서 진일보된 설득과 인연의 극대화로 수주의 대변화를 연출하는 효과에 고무되어야 한다.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의 1기 수주예상가는 10억 달러(약 1조 원)로 치면 사우디 예상 수요 180기는 단순계산해도 180조 원의 수출과 맞먹는다.
또한 자원빈국 한국은 2014년 한 해 동안 약 9억20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최근 석유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지역으로는 중동 산유국에서 84퍼센트로 가장 높고 뒤를 이어 아시아(9.6%)와 아프리카(2.7%)가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은 중동 산유국에게는 최대의 원유 수입국이자 고객이다. 이런 점을 상기시켜
관련 기관과 유관 기구에게서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운영비용을 염출하는 데 필요한 명분론이 되고도 남는다.
전략적인 모티브도 한국이 자랑하는 역동적인 사고(思考)로서 역(逆)발상과 역(逆)수출에게 초점을 맞추면 된다. 창조경제를 국가적 발전지표로 삼고 있는 근혜노믹스의 시대정신과도 일맥상통을 이루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비즈니스 제1장과 제1절에 있는 위정자와의 인연(因緣)에 따른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함마저 우연의 일치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칼럼의 처음을 고사성어 ‘관포지교’를 앞세웠고 이어 원전 수주에 따른 이슬람금융과의 악수를 현실화시키는 모티브로 삼았다. 여기에 적절한 고사성어로는 ‘적소성대(積小成大)’를 떠오르게 한다. 예컨대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의 운영과 중동 산유국과의 비즈니스 관문에 대한 안내로서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