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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사드(THAAD) 실전배치문제와 한국의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참여 문제를 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도대체 사드와 AIIB가 무엇이기에 정부와 정치권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었을까?
사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약칭이며, 그 정식 명칭은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이다. 이 체계는 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미사일방어(MD)의 핵심 무기체계이다. 사드는 포물선으로 날아오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단계(종말단계)의 적 탄도미사일을 고도 40~150km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체계다. 사드의 각 포대는 6기의 발사대, 2식의 화력통제 및 통신장비, 2식의 AN/TPY-2 레이더, 48개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되어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를 뜻한다.
미국은 2014년 현재 5개 포대를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대구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진 사드의 레이더(AN/TPY-2)는 유효 탐지거리가 600㎞대인 ‘종말단계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더 탐지거리를 고려할 때 사드의 한반도 배치 전략은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과는 무관하다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에 후보지 실사작업을 마친 뒤 주한 미군 사령관이 미국 국방부에 대구 배치와 사드 레이더 기종 등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미 국방부 차원의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2014년 6월 우리 국방부는 방위산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의 개발 계획을 의결하는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추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드의 전진배치용은 최대 탐지거리가 2000㎞에 달해 중국 내륙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를 모두 탐지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그동안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한국에 배치가 유력한 “유효 탐지거리가 600㎞ 안팎인 종말단계 레이더는 중국의 우려와는 달리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는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자국 안보와 역내 평화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중국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포함하는 전략이라고 오도하면서, 1962년 ‘쿠바위기’와 비교한다. 하지만 ‘쿠바위기’는 미국본토에 대한 공격을 목적으로 소련이 핵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서, 방어적 요격미사일을 배치하는 사드와는 근본적으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즉 탐지거리 600Km 정도의 레이더를 사용하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도 중국 영토 내의 미사일기지를 감시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의 주장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강화 및 확산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만약에 중국이 한반도 내의 사드배치를 기어이 반대한다면, 중국은 3가지 조건을 반드시 충족시켜줘야 한다. 첫째는 북한의 핵미사일의 포기와 해체를 보장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드를 배치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휴전(정전)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만드는데 동의해야 한다. 현재 ‘휴전체제’라고 하는 동아시아적 국제질서에서 중국은 군사적으로 우리의 적국이기 때문에, 우리 군의 무장에 간섭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중국과 대한민국이 ‘상호 불가침 조약’ 정도는 체결해야 한다. 이마저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못한다면, 중국은 우리의 국방문제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던지 아니면 북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기 전에는 우리와 미국의 군사적 동맹관계에 대해 그 어떤 간섭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그리고 대함탄도미사일인 ‘동풍’미사일의 감축을 담보해야 한다. 중국은 대한민국 내의 사드배치의 목적이 중국의 미사일기지를 탐지 감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그런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 역시 중국의 ‘동풍’미사일의 급격한 실전배치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중국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동아시아에서의 군비확장 경쟁은 자신이 먼저 시작했다는 것을 중국은 인정해야 한다. 결국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불안과 중국의 ‘동풍’미사일 공격에 대한 불안이라는 이해가 일치함으로써 대한민국과 미국은 사드배치의 필요성을 공감했던 것이다. 그리고 사드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우리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를 시급히 마련해야만 한다.
그런데 중국은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창립과 참여문제를 사드배치문제와 결부시켜 우리 정부에게 양자택일을 하라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26일에 우리정부는 사드배치 문제와는 별개로 AIB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자 국내 언론들은 이제는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지만 사드와 AIIB는 결부시켜 논의 할 수 없는 대상이다. ‘경제적으로는 파트너, 군사적으로는 적대관계’라는 이중적 전략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정의 했듯이, 이제는 우리도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문제와 군사적인 문제를 분리해서 중국과의 관계설정을 해야 한다.
AIIB는 미국 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orld Bank)과 아시아개발은행 (Asia Development Bank)등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의 주도로 설립되는 은행으로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공식 제안해 2014년 10월 24일 아시아 26개국(중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네팔, 오만,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스리랑카, 요르단, 브르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타지키스탄, 몰디브,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한국)이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이고 2015년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그리고 여기에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터키 등의 역외국가들도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다. AIIB는 자본의 규모를 500억 달러 규모로 출범하여 참여 국가들로 부터 출자를 받아 자본금 규모를 1000억 달러 선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편 AIIB에 가입하려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 회원국이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은 현재의 기준으로는 AIIB에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AIIB가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인프라 투자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시 말해 AIIB는 미국과 일본이 갖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의 주도권에 도전하고, 자본의 힘을 분산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우리로서는 AIIB에서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AIIB가 하는 사업에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가 소외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AIIB 참여가 우리에게는 중국과의 경제적 동반자로서 확실한 관계설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리고 AIIB가 장기적으로 EU처럼 아시아의 경제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다면, 아시아의 안전과 평화구축에도 매우 중요한 출발이 될 것이다.
중국은 가능한 한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려 하고, AIIB 내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역할분담도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우리의 AIIB 참여를 거부할 수도 축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AIIB에 참여한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와의 동맹관계나 경제적 이해관계를 절대로 포기하지도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은 중국에게 필요하고, 군사 전략적 중요성은 미국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두 문제를 놓고 어느 편에 서야 하는가? 라는 흑백논리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우리 외교력의 시험대라는 식으로 중국과 미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각기 그들을 설득할 생각을 하지 말고, 우리의 실익을 과감하게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장기적으로 미국이나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의 실익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당면한 문제이며, 그것이 바로 G20 대국 대한민국이 우리 국민과 전 세계에 당당하게 보여줘야 할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가 얻을 경제적 이익을 고려한다면, 중국과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사드 배치문제와 AIIB 참여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현재는 우리 정부가 AIIB 참여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에, 남은 것은 사드 배치 문제이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중국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 중국에게 고개를 숙이며 판단을 계속 유보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군사적 적대국인 중국의 내정간섭을 허용하는 이상한 모습이 된다. 무엇이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인가는 우리가 결정해야한다.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의 안보문제는 미국과 공조해야만 한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중국이 우리의 안보 문제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 권 오 중 사단법인 외교국방연구소 연구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