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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세습 비판한 ‘이학수법’ 공청회 지상중계

“불법이익을 통합 재벌 세습, 이대로 좋은가?”

취재/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5/03/30 [14:21]
박영선 “이학수법은 경제질서 바로잡고 경제민주화 되찾는 법”
김희균 “특정재산 범죄로 인한 수익, 제도 만들어 국고 환수해야”

▲ 지난 3월2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일명 ‘이학수법’으로 불리는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3월2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일명 ‘이학수법’으로 불리는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불법이익환수법) 공청회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법이익환수법은 범죄행위를 통해 벌어들인 불법이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학수 삼성그룹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삼성선물 사장이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230억원 규모를 저가로 발행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家) 삼남매와 함께 부당이익을 얻은 데서 착안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절대다수의 국민이 지지하는 불법이익환수법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서 경제정의를 바로잡고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을 열어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공청회를 기획했다”면서 “불법이익환수법은 경제질서를 바로잡는 법,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법, 일감 몰아주기와 기회 편취를 막는 법, 실종된 경제 민주화를 되찾기 위한 법이다. 비상장 주식이 불법으로 몸집을 키우게 되면 중소기업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는 금태섭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찬성 측의 토론자로, 김상겸 동국대 교수와 전원책 변호사가 반대 측의 토론자로 나섰다. <사건의내막>에서는 공청회 주요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불법이익환수법 공청회 기조발제(김희균·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여 일반 국민들의 생활이 날로 힘들어지는 가운데 부를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는 재벌기업, 사회지도층 등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대신 불법적인 행위로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향유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몰수·추징 제도는 범죄행위로 인한 이익을 환수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의된 ‘특정재산 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안’)은 특정재산 범죄로 인한 수익을 몰수 이외의 제도로 국고로 환수하여 범죄 피해자를 위해 사용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리 법상 몰수제도 개관
우리 법상 몰수제도는 크게 형법상 몰수와 특별법상 몰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리 형법 제49조는 “몰수는 타형에 부과하여 과한다. 단,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아니할 때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는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고 하여 형법상 몰수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몰수는 범인에 대한 유죄판결에 기하여 부가적으로 부과되는 형벌로서 범죄행위에 제공된 물건과 범죄로 인하여 발생한 물건에 대한 몰수를 원칙으로 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는 범인에게 가액을 추징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소위 몰수·추징 제도).
하지만 몰수·추징 제도 하에서는 범인이 범죄수익을 제3자에게 빼돌릴 경우 범인에게는 물건이 남아 있지 않아서 몰수할 수 없고, 또, 추징을 하려 해도 범인에게 경제적 자력이 없어서 추징할 수 없게 되어 범인을 포함한 자들이 범죄로 인하여 향유하는 이익을 환수할 수 없다는 결과에 이른다.
따라서 형법이 아닌 특별법에서는 일정한 범죄수익이 제3자에게로 넘어간 경우 그에게서도 그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결국 형법상 몰수는 몰수와 추징을 기본으로 하는 제도이고, 특별법상 몰수는 범죄수익의 제3자로부터의 환수를 기본으로 하는 제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형법상 몰수와 특별법상 몰수(또는 수익환수) 모두 범인이 유죄판결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부가적’으로 선고되는 형벌이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범인이 사망하거나 공소 제기가 되지 않거나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추가적인 수익이 발견된 경우에는 형법상 몰수든 특별법상 몰수든 작동할 여지가 없어 범죄수익이 그대로 범인 주위에 남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에 관해서는 종래 형법 제49조 단서, 즉,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아니할 때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는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넓게 해석하여 유죄의 재판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고 읽고, 이를 독립몰수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우리 판례는 형법 제49조 단서, 그리고 형법 제8조에 따라 특별법상 몰수에 적용되는 이 단서 규정을 좁게 해석해서 범인에게 선고유예의 판결을 하는 경우로 한정한다고 판시하여, 형법상·특별법상 몰수의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대법원은 “우리 법제상 공소의 제기 없이 별도의 몰수나 추징만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49조 단서에 근거하여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몰수나 추징의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형법상 몰수 및 특별법상 몰수 양자 모두에 있어서 독립몰수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면, 검사의 공소제기 없이도 독립몰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는 형법 제49조 단서 규정을 근거로 대륙에서 주로 채택하고 독립몰수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유죄판결 없는 몰수(non-conv iction based assetforfeiture)‘, 약어로 NCB 몰수를 입법화하자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고, 이는 유엔 등 국제기구가 각국에 권고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다만, 독립몰수 역시 ‘독립된 형사’ 몰수로서 민사몰수와 같은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안은 몰수 대신 특정재산 범죄수익의 ‘환수’라고 하면서 ‘환수청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한다(법률안 제12조 제4항)’고 하여 형사몰수 대신 민사몰수에 입각한 제도를 기획하고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민사몰수 제도
민사몰수는 범인의 처벌과 독립된 절차다. 범인이 죽었거나 도망갔거나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물건만 몰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행정몰수와는 달리 법원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남용의 우려가 적고, 법원이 그 정당성 여부를 심사할 기회를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민사몰수는 입증책임이 경감된다. 민사몰수라고 해서 범죄 관련성이 요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관련성 여부를 형사에서처럼 합리적 의심 없는 정도로 증명할 필요는 없다.
대신 △민사몰수의 대상자 측에서 범죄와의 관련성 없음을 입증하는 방안 △검찰 측에서 입증하되 입증책임을 증거의 우월로 하는 방안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입증으로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 중에서도 첫 번째는 민사몰수개혁법으로 미국에서 금지된 바 있고, 두 번째 방안 혹은 세 번째 방안이 같이 쓰이고 있으나 재산권 보호의 측면에서는 세 번째 방안이 우월한 걸로 보인다.
민사몰수는 범죄자의 재산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형사몰수에서는 범죄자의 특정 범죄와 관련된 물건만을 몰수 대상으로 하지만 민사몰수는 범죄자의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고, 여러 거래에 관련된 물건이라도 상관없다. 따라서 범죄자를 쫓아다닐 필요 없이 물건만 쫓아다니면 되는 장점이 있다.
민사몰수는 ‘범죄와 관련된 범죄 수익(proceeds) 및 범죄도구(instrumentality)의 회복(recover)’을 목적으로 한다. 즉, 일정한 범죄를 규정해 놓고 그 범죄로부터 발생한 범죄수익이나 그 범죄에 이용되는 범죄도구로서의 동산, 부동산이 있을 경우 범죄자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물건에 대해서 행사되는 몰수제도를 말한다.
민사몰수의 가장 큰 장점은 형사가 아니라 민사이기 때문에, 범죄자의 특정 없이 바로 물건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그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처음 압수·수색을 할 당시부터 입증책임의 부담이 크지 않고, 집행·보전이 용이하며, 법원의 결정을 받는 과정에서도 까다로운 증거 판단이나 배심재판 없이 범죄에 사용된 물건 및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대상 물건이 누구의 소유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와 관련되어 있는지 특정하지 않고 바로 집행할 수 있고, 범죄의 바탕이 되는 인프라 전체에 대해서 몰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 예방책으로 효율적이다.
종래 행정몰수가 몰수 사실을 관계인에게 고지하고 관계인의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바로 국고에 귀속되는 식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 물건의 소유자에 대한 재산권 침해의 역효과가 컸던 데 반해, 민사몰수는 절차 시작 단계부터 법원이 개입하여 물건에 대한 제3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범죄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제도이다.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민사몰수에 대해서는 도입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어 왔고,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 민사몰수 개혁법안이 통과되어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그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첫째, 입증책임의 문제다. 형사에서의 입증책임은 ‘합리적 의심 없는 정도의 증명’임에 반하여 민사몰수에서는 ‘증거의 우월’로 족하다는 주가 많아서 물건의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법집행기관을 이기기가 힘들다.
따라서 최근에는 입증책임을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의 수준으로 높이는 주들이 나타나고 있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월26일 국회에서 열린 불법이익환수법 공청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건의내막
둘째, 사물관할의 문제다. 민사몰수는 사람에 대한 관할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관할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물이 있는 곳이면 그 장소가 범죄와의 관련성이 없어도 민사몰수를 시도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이 아닌 물건이 죄를 짓고 물건이 처벌을 받는다는 발상 자체가 원시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셋째, 적법절차의 흠결이다. 형사에서는 민사와는 달리 미국헌법 수정 제5조 및 제6조의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배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적법절차 규정은 민사몰수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넷째, 법집행기관의 과욕이다. 법집행기관의 입장에서는 잡기 쉽고 이기기 쉬운 방법이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면 써 먹을 곳이 많아서 민사몰수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특히 힘들게 증거를 찾아서 범죄자에게 징역형을 물리는 것보다는 물건을 잡아서 예산을 잡는 게 훨씬 더 수월해 보인다. 그래서 심지어 민사몰수에 주력하는 검찰 및 경찰은 ‘고속도로 강도(highwayrobbery)’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섯째, 균형 배분(equal sharing)의 이득이다. 주와 연방이 서로 다른 쪽 민사몰수를 대신해 주고 이익을 나누는 게 미국 전역에 걸쳐서 횡행하고 있다. 심지어 민사몰수를 인정하지 않는 주도 일단 범죄수익을 몰수해서 연방에 인계하고 수고비만 받아 챙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미국 내에서 벌어들이는 민사몰수 수익이 이미 수십 조 원을 넘었다는 통계가 있다.
민사몰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높지만 민사몰수가 현실적으로 발휘하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민사몰수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비판자들의 의견을 조목조목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있다.
첫째, 입증책임의 문제는 유무죄와 몰수의 입증책임을 혼동한 결과라고 한다. 형사사건에서 유죄에 대한 입증책임은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이지만 유죄판결을 받은 범인이 소지한 이익을 몰수할 것인가는 그보다 낮은 ‘증거의 우월’이나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인 경우가 많다. 즉, 민사몰수의 결정 기준에 관한 한 형사와 민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
둘째, 사물관할의 형사정책적 의의다. 대인관할에서 독립된 사물관할은 형사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특히 효과가 있다. 범인이 도망갔다든가 죽었다든가 누군지 모른다든가 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범인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호명할 필요 없이 물건을 빼앗음으로써 범죄 억지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주인은 똑같고 쓰는 사람만 계속 바뀌는 물건 같은 경우는 사람을 잡아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경우는 사물관할이 오히려 적절한 관할일 수 있다.
셋째, 적법절차는 보완하면 된다. 가령, 배심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민사몰수의 당사자에게도 확대하는 주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주지는 못하지만 민사몰수에서 승소한 경우에는 대상 물건의 권리자에게 발생한 변호사 비용을 보전해 주는 제도도 생기고 있다. 따라서 민사몰수라고 적법절차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넷째, 법집행기관의 남용 가능성은 고지제도와 청문제도를 통해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또, 중립적인 법원의 개입을 통해서 얼마든지 몰수 대상자의 재산권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민사몰수는 몰수 대상자가 법정에 안 나타나는 게 문제지 권리 보장이 안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몰수 대상자에 대한 권리 보장이 안 된다는 비판은 이러한 실무에 대해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다섯째, 균형 배분으로 인한 폐해는 감독권을 강화하고, 민사몰수의 관리체계를 개선함으로써 해결할 문제이지 민사몰수 자체를 못하게 함으로써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또, 흑인들의 물건만 몰수하는 경향(racial profiling)이 있다고 해서 몰수를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오늘날은 몰수가 아니면 범죄 대응이 어려운 범죄가 더욱 더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안의 의의
민사몰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충분히 경청할 만한 하지만, 민사몰수 제도 자체를 가장껄끄러워 하는 범죄자들이 실제로 아주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사몰수는 그런 범죄자들의 ‘생활양식’을 파괴함으로써 범죄의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민사몰수는 충분히 존재 이유가 있다. 다만, 민사몰수를 이용해서 주머니를 채우는 데 혈안이 된 몇몇 정부기관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통제와 감독이 가해져야 함은 물론이다.
불법이익환수법에서는 종래 형사몰수와는 성격이 다른 민사몰수에 관한 규정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령, △몰수라는 용어가 아니라 ‘환수’라는 용어를 쓴 점(법 제1조)과 △제5조 제2항에서 ‘환수청구는 특정재산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하지 아니하거나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 요건을 갖추었을 때는 할 수 있다’고 하여 환수 청구와 형사 처벌의 분리 가능성을 규정한 점 △제5조 제3항에서 ‘환수청구는 환수대상 재산이 범인 외의 자에게 귀속(歸屬)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범인 외의 자가 범죄 후 그 정황을 알면서 그 환수대상재산을 취득한 경우’도 환수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 △제10조에서 ‘이해관계인이 환수청구에 참가한 경우 법무부 장관은 해당 재산이 환수대상 재산에 해당함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고 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한 점 △제12조에서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을 준용한 점 등은 민사몰수의 주요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상희 “사실상 치외법권에 머물러 있는 경제 부정의 제대로 교정을”
김상겸 “정의실현 중요하지만 법적 신뢰 붕괴하면 더 큰 손실 올 수도”
전원책 “삼성 일가라는 특정인 응징하기 위한 법…원시적이고 야만적”


▲ 불법이익환수법 공청회 기조발제를 맡은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건의내막

◆특정재산범죄수익 환수법안 찬성(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실제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공화주의적 원리에 의거할 때 이학수법안과 같은 정의회복적 조치는 거의 필수적인 것이 된다. 개인적 탐욕을 위해 공동체의 합의된 규율을 저버린 채 일정한 재산을 취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제의 골격을 훼손하는 행위는 어떻게 보아도 공화적 권리나 인권의 개념에 해당되지 않으며, 따라서 공동체에 대하여 그러한 것에 대한 보호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행위와 그 행위의 결과로서의 현재의 재산상태는 공동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 되어 축출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행위와 상태가 자유주의 관점에서는 인정될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 행위는 이미 다른 사람-이학수 사건의 경우에는 회사와 그 관계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했으며(그래서 이는 해악의 원리에 입각한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경제질서를 교란하면서 사회적 정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그래서 이는 공익의 원리에 입각한 규제대상이 된다). 나아가 탈법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치외법권을 구성함으로써 평등의 원리를 침해했다.
여기서 우리가 합헌·위헌이라는 형식적 법논리에 이 문제를 환원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도 편협한 행위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헌법이 제시하고 있는 국가이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런 법상황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해결책의 모색이다.
물론, 이학수법안도 입법학적 관점에서는 그리 완결적이지는 못하다. 실제 부패재산몰수법은 그 집행기간이 공소시효와 겹친다. 하지만 이학수법은 법무부 장관이 언제까지 환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법문언상으로는 범죄행위가 발생하기만 하면, 무한한 기간동안 법무부 장관이 원하기만 하면, 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듯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재산범죄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법관이 직권으로 환수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도 절차의 간이함을 도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형사재판 과정에 법무부장관이 환수청구를 하여 양자를 병합하여 심리하는 방식도 고려가능하다(물론 이 경우 자칫하면 법무부 장관이 개별사건의 형사재판에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되어 개별사건 개입금지라는 법무부 장관의 직무한계를 사실상 넘어설 우려도 있다).
수사검사 혹은 공판검사가 법무부 장관에 대하여 환수청구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별도로 규정하는 것도 이 법안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들은 위헌론과 마찬가지로 모두 지엽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친일재산환수법이나 5·18특별법을 심판하면서 토로했던 사명감-왜곡된 한국 반세기 헌정사의 흐름을 바로잡아야 하는 시대적 당위성과 과거사 청산의 정당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가치 등-을 다시금 복원하는 일이다. 이학수법안이 향후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어 아직은 사실상의 치외법권에 머물러 있는 경제 부정의들을 제대로 교정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특정재산범죄수익 환수법안에 관한 헌법적 검토(김상겸·동국대 법학과 교수)
특정재산범죄수익 환수법안은 일종의 형사특별법적 성격을 가진 법률이면서 민사절차적 환수제도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대상과 특정사안을 중심으로 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개별사건법률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개별사건법률의 경우 그 자체가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입법이 가능하지만 범죄수익과 관련하여 횡령·배임죄에 대해서만 특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개별사건법률금지원칙에도 반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이 법률안은 횡령·배임범죄의 범죄수익을 환수하여 경제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그 방법이나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고 기존 법질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지 못하면서 법적 안정성을 해하여 적법절차원칙과 법치국가 원리에 반하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이 법률안의 부칙은 과거 사실관계가 종료되었거나 이미 법적 책임을 물은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함으로써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반국가적·반사회적·반인륜적 범죄로부터 발생하는 범죄수익을 적극적으로 환수하는 것이 경제정의 내지 사회정의에 합치된다면 차라리 범죄수익 환수에 관한 일반법적 성격의 법을 제정하는 것이 법치국가 원리에 합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원책 변호사 반대토론
이날 반대 토론자로 나온 전원책 변호사는 “나는 대기업집단이나 재계를 대변하기 위해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면서 “오늘 반대의견 진술은 순수한 법리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특히 “누군가 권력을 잡았을 때 반대자를 처벌하기 위해 소급적용을 무시하는 법안을 만들어 탄압한다면, 그리고 대중이 박수친다면 어쩔 셈인가”라며 소급입법을 우려했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법이 위험하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나아가 이 법안이 삼성 일가라는 특정인을 응징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입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편법상속 문제는 이미 끝난 사건이다. 물론 몰수가 아니라 환수라고는 하지만 눈 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몰수를 못하니 환수라는 이름으로 가하는 형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내가 1000억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치자. 근데 국가가 500억을 뜯어가 버린다면 편법상속을 고려하고 싶지 않겠나”라고 지적한 뒤 “상속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고 불법이익을 환수하는 법을 만들어야 정의는 바로선다”면서 재벌의 편법상속을 막기 위해 상속세를 낮춰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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