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병철이 낙선 지시 "의원들 떨어뜨렸다"

충격비화, 삼성가 장남 이맹희씨 숨겨둔 이야기 <제1탄>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06/03/07 [15:46]

▲이맹희 씨   ©브레이크뉴스

삼성그룹 창립자였던 고 이병철 회장의 큰아들 이맹희씨는 최근 지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993년에 "묻어둔 이야기"라는 회고록을 펴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그가 그때 밝힌 이야기들이 선거철을 맞아 지금도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은 재세시 한비사건(일명 사카린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삼성을 비판하고 괴롭혔던 국회의원들의 낙선운동을 직접 지시하는 등 정치적 실력행사를 주도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병철씨는 1967년 6.8국회의원  선거 때 큰아들이 이맹희씨에게 의원 5명의 낙선운동을 하라고 지시, 4명을 낙선 시켰다는 것. 이맹희씨는 중앙일보 조직을 이용, 낙선운동을 폈다고 고백했다. 이맹희씨의 고백은 그 자체로 무게가 있으며, 그간 숨겨져 있던 삼성관련 비화, 어둠에 가려져 있었던 가족사 등을 공개,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앙일보 이용, 선거운동 뒷 조종

이맹희씨는 이 회고록에서 "1967년 두 차례 선거가 있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면서도 외부로는 일체 정치권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버지도 두 번의 선거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1967년엔 내가 중앙매스컴의 부사장도  동시에 맡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나를 불러서 이런 지시를 했다. 즉 선거에 임하는 중앙일보의 보도자세에 대한 지시였다. '맹희야, 니 말이다, 요번 선거에서는 중립을 지키라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내가 멍하게 있자, 다시 빙그레 웃으면서 똑같은 지시를 했다. '니, 중립이 뭔 말인고 모르나? 요번 선거에서 중앙일보는 한쪽 편들지 말고 중립을 지키란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당시 대부분의 매스컴은 정부 여당 편에서 기사를 썼었다. 그런 마당에 중립을 지키라는 것은 바로 야당 편을 들라는 말이었다."라고 옛 사실을 공개하면서 "나는 당장 편집국장을 불러서 1면 정치면 기사의 크기부터 논조까지 일일이 어느 편도 들지 말고 여야를 동등하게 취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선거 내내 중앙일보의 정치면은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를 같은 크기의 기사로 실었다. 그게 여당 쪽에게는 불만일 수밖에 없었겠지만 중립을 지키겠다는 데야 공식적으로 항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 실토했다.

이맹희씨는 "아버지는 나에게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라고 해서 당시의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과 김대중씨도 만나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그 동안 그들이 죽일 듯이 몰아치던 한비를 내세워 선거에서는 갖가지 자랑을 다 했다. 그들이 하는 말은 "공화당이 나서서 한비를 건설해 내년부터는 농촌이 비료걱정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한비 사건을 겪으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당시의 박정권에 대해서 퍽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 때에 나는 그것을 알 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의원 5명 꼭 낙선시키라" 지시

이어 "1967년 5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재선된 후 치러진 6월8일 국회의원 선거는 전대미문의 불법선거였다.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고 나니 공화당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던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갖가지 불법 선거운동이 자행되었다. 결과적으로 여당인 공화당이 국회의석의 80% 이상을 차지한 이 선거를 두고 야당과 재야에서는 6.8부정선거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고 전하고 "아버지는 나를 불러서 이만섭 당시 의원과 권모, 민모 등 5명은 꼭 낙선시키라고 지시했다. 나로서는 중앙일보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감시하기엔 퍽 편리했다. 나는 당시 취재, 사진 기자 1명씩을 짝 지워 지프차 한 대와 취재 경비조로 2백만원씩을 준 다음 현지에 보내서 아예 그 곳에 상주 시켰다. 그 2백만원으로 야당 선거운동도 지원하라고 했다."고 고백했다.

삼성, 돈과 방계조직으로 선거 주물러

이맹희씨는 자금과 인력을 동원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실명도 공개했다. 그는 "어두운 시절 이야기지만, 여당 국회의원인 그들은 정부와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당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회에서 너무나 한비와 삼성을 심하게 공격한 사람들이었기에 아버지로서도 가슴에 맺힌 것이 많았으리라 믿어진다. 물론 그들은 공화당 중에서도 한비 사건을 다시 물고 늘어진 김씨의 파벌에 속했다. 모두 5명을 대상으로 낙선 운동을 했는데 그 중4명은 원했던 대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고 한 명은 당선되었다. 한 명이 바로 이만섭 전국회의장이었다."고 밝혔다.

삼성이란 기업이 선거 때 뒤편에서 돈과 방계 조직으로 선거를 주물러왔던 일단을 보여는 불법 선거의 한 사례인 셈이다. <계속>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