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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형제간의 ‘불편한 동거’ 집중해부

형제 간 갈등 지루한 소모전 양상…“헤어질 방법 있는데…”

손성은 기자 | 기사입력 2015/04/10 [17:33]

심각한 형제간 갈등으로 이목을 끌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불평한 동거가 한동안 지속되게 됐다. 최근 대법원이 금호석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 금호석화의 금호산업·금호타이어에 대한 계열 분리 시도는 사실 지난 2009년 불거진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 형제 갈등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두 형제의 불편한 관계는 각종 소송으로 이어지며, 소모전 양상을 띠고 있는 상황. 주목할 만한점은 이 같은 관계를 끝낼 수 있는 키를 금호석화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는 사연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금호석화, 금호산업·타이어 계열사 분리 소송서 패소
형제 갈등 점입가경…불편한 관계 한동안 지속 전망


▲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 제외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불편한 동거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 주간현대
[주간현대=손성은 기자] 금호家 형제간의 불평한 동거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지난 2009년 불거진 형제간 갈등으로 수차례 구설에 오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불편한 관계가 한동안 계속되게 됐다.

과거 박찬구 회장이 공정위를 상대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의 계열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시켜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3부는 지난달 20일 금호석유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4월5일 밝혔다.

계열 분리 시도 패소

재판부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의 명예회장,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로서 사실상 주요 의사 결정 및 업무 집행, 사업 내용에 관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등도 박 회장이 지배하고 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2011년 금호석화는 금호산업·금호타이어 등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 제외해달라고 공정위에 신청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개시 이후 박삼구 회장이 해당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지배권을 상실했기에 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 2011년 6월 계열 제외 신청 대상 회사들이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요건을 충족한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 지난 2012년 4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25개 회사를 박삼구 회장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로 지정, 통지했다. 이에 금호석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던 것.

이에 대해 2심인 서울고법은 “계열제외 사유는 기업집단 지정 이후 생긴 사유로 한정된다고 봐야 한다”며 “금호석유화학이 주장하는 계열 제외 사유는 지난 2010년 1월 공동관리절차 개시에 따른 주주변동으로 공정위가 지난 2011년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 이전에 생긴 것”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주주변동 등 계열 제외 사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에 생겼다”며 “공정거래법상 계열제외 신청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며 원고 패소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사실 금호석화의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의 계열 분리 시도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형제간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박삼구, 박찬구 회장 형제는 지난 2009년 당시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서 심각한 갈등 상황을 연출했다. 형제 간 갈등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폭발했다. 당시 박삼구 회장이 그룹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에 나서자 박찬구 당시 석유화학 부문 회장이 반대를 표했으나 이것이 묵살됐던 것. 이를 기점으로 그룹 경영을 놓고 이견이 발생했다.

박찬구 회장은 업계 불황 등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지난 2009년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 금호석화 지분을 대폭 늘리며 계열 분리를 시도했다. 이에 박삼구 회장은 같은 해 7월 ‘지분 공동 보유’ 규칙을 깬 박찬구 회장을 해임, 본인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아시아나, 금호석화 두 개로 쪼개졌다. 

문제는 이 같은 파국이 완전 결별이 아니었다는 점과 이후 형제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소모적인 감정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는 점이다.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42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는 부친의 호를 따 만든 ‘금호’라는 상표 소유권을 놓고 상표권 소송 등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완전 결별을 위한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분리 등 갈등 국면이 심화된 상황이다.

관계 청산은 먼 훗날?

이번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인해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게 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금호석화가 사실상 이 같은 계열 분리 전쟁의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상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연을 끊느냐가 금호석화 측에 달려있는 것. 금호석화가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12%를 3% 미만으로 줄이면, 모든 관계가 청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업계 일각에선 금호석화의 행보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 각종 소송으로 소모전을 벌이기보다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정리하고 관계를 청산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금호석화 측은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석화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초로 소송을 제기한 시점에서 약 4년이 경과했다”면서 “상황이 그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 보니 계열 분리가 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동안 금호가 형제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금호석화 측이 관계 정리를 위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정리를 카드가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 단순히 금호가 형제간 갈등이 감정 싸움 때문만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 외에도 회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양측의 갈등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on25@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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