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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부터 ‘인사트라우마’에 시달린 박근혜 대통령이 재차 딜레마에 빠졌다. 오는 27일 중남미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 이완구 후속카드를 제시해야 되는 탓이다. 한계를 보인 인재 풀 및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부실문제 등이 재차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후속 인선구도가 주목된다.
중차대한 집권3년차 위기국면에서 고육지책으로 내 놓은 ‘이완구 카드’가 63일의 최단명 총리란 불명예를 기록하면서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은 한층 커졌다. 여기에 해외순방 중 총리유고란 초유의 사태에도 직면했다.
세월 호 참사-정윤회 문건파동 등에 이어 국정이 갈수록 꼬이면서 좀체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딜레마다. 자신의 측근 친朴실세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를 직시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 제반을 엄습한 초 위기국면이다.
절차상 검찰수사가 남았지만 수사방향이 지난 18대 대선 박근혜 캠프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확대될 경우 정권의 도덕성에도 치명상이 갈 개연성도 배제 못 할 상황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현재 ‘돌파구’가 절실한 비상상황에 직면했다.
블랙홀 마냥 국정 제반을 강타한 ‘성완종 리스트’ 그림자를 조속한 시일 내 투명하게 털어내지 못할 경우 극한 민심이반에 직면하게 된다. 더불어 국정성과를 낼 사실상 마지막 시기인 올 상반기를 손 놔야한다. 올 후반기부터 정치권이 내년 20대 총선 정국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사뭇 긴박하게 됐다. 신속한 국면전환에 임하지 않을 경우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제반 국정이 블랙홀 마냥 빨려들 상황이다. 이 총리 사의를 접한 박 대통령이 해외서 재빠른 메시지를 던진 게 무관치 않은 배경들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국정과 민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 총리 사의표명으로 국정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검찰에 촉구한데 이어 정치권에 경제 살리기를 위한 조속한 민생법안처리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순방 귀국 직후 곧바로 이 총리 후임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민심이반 기류 속에 속전속결을 통해 흐트러진 국정을 바로잡고 여론을 되돌려야 하는 절박감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엔 이미 ‘김용준-안대희-문창극-이완구’란 기존 총리인선 ‘트라우마’가 팽배하다. 정홍원 전 총리를 제외한 4명이 임명 전 중도 또는 임명 후 자진사퇴란 수난사가 연출된 탓이다.
혹여 재빠른 인선에 나서도 국회인사청문회란 거대 벽을 또 뚫어야하는 부담이 상존한다. 이 전 총리 경우도 국회인사청문회 과정서부터 갖은 문제점이 돌출됐지만 밀어붙인 결과 작금의 사태에 까지 이런 탓이다.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중남미순방 출국 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긴급독대를 가진 시점부터 이미 후임카드를 염두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 전 총리 거취와 관련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 했지만 이미 지난 문창극 총리후보자 사퇴상황이 오버랩 됐었다. 여론추이와 검찰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는 뉘앙스였으나 이미 사퇴에 무게를 뒀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귀국 후 이 총리 사의수용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재빠른 후속 총리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출국 전부터 후속총리인선 얘기가 이미 나돈 가운데 20대 총선불출마를 선언한 경제통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현재 박 대통령 의중에 있는 ‘김용준-안대희-문창극-이완구’ 다음 ‘카드(?)’에 제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