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밤을 시끌벅적하게 하는 개구리 울음소리도 한마디로 말하자면 짝짓기를 위한 한바탕 소동에 불과하다. 알을 낳고 올챙이가 나올 즈음이면 개구리 울음소리는 신기하게도 사라진다. 포도송이 같은 알 덩어리에 수컷이 정액을 뿌려 수정시키고 나면 암수 어미 개구리들은 자리를 떠나버리는 매정함을 보인다. 이에 반하여 잉어부부는 다르다. 오월 팔당댐 상류에 가보면 안다. 물이 뜨거워지면 강가 수초 사이로 암컷이 알을 낳고 사라지면 수컷들이 몰려와 정액을 싸고 또 싼 나머지 기진맥진하여 죽어간다. 이때 춘궁기를 보내던 노련한 농부들은 산에 올라가 나무를 베어 긴 작대기를 만들고, 그 끝에 못을 박아 머리를 펜치로 잘라내고 삼지창을 만든다. 그리고 죽기 직전의 수컷을 향해 작살질을 하여 수컷 잉어들을 거둔다. 우선 잉어 배를 가르고 황기 대추 생강을 넣고 푹 고으면 뽀얀 국물이 사골보다도 더 진하게 나온다. 거기에 소금 간을 하여 밥을 말아먹으면 봄철 춘궁기의 에너지원이 된다. 현명한 농부들은 남은 잉어들 채반에 널어 말려 두고두고 식구들 보양식 재료로 비축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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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팔월 땡볕에 이웃이 일사병으로 쓰러져 가면 팔당댐 강변에 사는 이웃들은 말린 잉어를 고와 담 너머로 보낸다. 소가 쓰러지면 낙지를 먹고 일어난다지만, 사람이 스러지면 한반도에 지천인 강이나 저수지변 사람들은 병-의원보다도 먼저 잉어탕으로 이웃을 살린다. 아궁이 위 시렁에 올려두면 자연 훈제가 되어 사시장철 보관할 수도 있다. 먹다가 남은 음식은 통에 담아 우물 안에 줄을 달아내려 놓으면 콜라겐이 응고하여 청포묵처럼 야들야들하여 간장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풍미를 자아낸다.
◆6,25 전쟁 후 인민군에 부역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산골이나 저수지 강변에 뗏장 집을 짓고 어로잡이로 생계를 유지했다.
내 고향에도 선친과 친구분이셨던 윤상철이란 분이 계셨다. 한평생 곤궁하게 살면서도 한평생 술병을 입에 달고 사셨다. 어린 나는 이제 지천명을 지나 그 까닭을 알아차렸다. 일곱 살에 선친이 소천하고 ‘에비 없는 후레자식’이란 소릴 안들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쩌다 친구와 다투다 상처를 내면 그 어미들은 저녁에 몰려와 돌아가신 선친을 비아냥거리듯 ‘애비 없는 후레자식’이란 악담과 저주를 퍼부으며 집단적 왕따와 화풀이를 어린 내 어께와 가슴을 짓눌렀다. 나보다 거의 매일 ‘큰 보 빨갱이 새끼’를 들으면서 술로 견디다가 외롭게 돌아가신 상철이 아저씨가 생각난다. 그분은 남몰래 하굣길의 나를 삼거리 주막집에서 조용히 불러 세워 눈알만한 알사탕을 넌지시 손에 쥐어줬다. “래권아, 니 아버지는 소화 왜정 때도 소핵교에서 반장을 한 분잉게 너도 나중에 훌륭허게 되어야 한다. 니 집안을 일으켜세울 사람은 네가 봐도 너 뿐이여. 남들이 후레자식이라고 놀려도 꾹 참고 의젓허게 사내대장부의 길을 가야 한다. 청상과부니 어머니 말씀 잘 듣고 남 때리지 말고 차라리 맞고 살어라. 사람이 때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 어서 집에 가서 어머니 일손을 거들어라.” 그분은 내가 군을 마치고 돌아오자 주막집에서 인공 부역자 두 분과 CIC 방첩대 활동을 하셨던 동네 유지 한분과 과거를 애기하며,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자욱~~~~”이란 금지곡을 서로 합창하며 술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상경했고, 다시는 그분들을 보지 못했다. 다 돌아가신 것이다. 일장춘몽 초로인생이란 말이 요즘 나이 들어 새삼 느껴진다. 다 먹고 살자고, 한편에선 자유롭고 능력 있게 자수성가하라고, 다른 한편에선 국가가 평등하게 인간답게 살게 해줄 터이니 무작정 충성과 애국심으로 따라오라고... 그 달콤하고 잔인한 대립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선 배급체제가 무너져 300만이 굶어죽고, 다른 한쪽에선 연탄불로 사사오오 황천길 동무삼고 세상을 등지고....
고단하고 허기지며 지난했던 과거 역시 버릴 수 없는 기억이다. 저수지나 강 주변 사람들은 붕어나 가물치 잉어등을 말려두고 있다가 보리쌀로 바꿔먹기도 했다. 가끔씩 큰 보 강가에서 말린 물고기를 들고 삼거리 주막집으로 와 막걸리와 바꿔먹고 보리쌀을 챙겨 돌아가던 상철이 아저씨를 통해 나는 기억이 없는 선친과 조부에 대한 품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돈으로 살수 없는 선생님이다.
◆정동영은 나보다 더 지독한 산골짜기 빈민가 태생
순창의 산골자기 빈민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등록금이 없어 친척들이 십시일반으로 겨우 학비를 댔다. 요즘 세간이 뒤숭숭한 정경유착으로 집권당이 최대위기에 빠졌다.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는 정치인생 중 정치자금으로 민심을 배반한 적이 없다. 나는 세례도 받고 산에서 불도도 닦았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의 것임이라. 애통해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또한 저의 것임이라.”. 가난 속에서도 소금처럼 부패와 대항했던 정동영 이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이 있지 않을까?
맛없고 가짓수만 득실거리는 종로 계동의 25000원짜리 한정식 같은 새정련의 나 또한 한정식집은 중산층이 찾지 않는다. 또한 애기 돐축하 가족모임 하기에도 비싸기만하고 밍밍한 맛으로는 국민들의 다양한 맛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개구리 반찬이다. 오뉴월 땡볕에 쫓겨난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수십 명의 쌍용 해고자 가장들이 자살을 선택했을 때 누가 진정으로 같이 했던가?
말로는 통일통일 외치면서도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정책을 낸 인물은 없다. 힘과 경쟁의 논리로 미일을 끌어들여 핵전쟁의 참화를 모르고 날뛰는 흡수통일론자들은 탈북자들보다도 전문성이 결여된 벽창호들이다. 탈북자들은 노동현장이나 식당에서 180만원~250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은 자유를 얻고서도 남북관계 경색을 대북전단 심리전으로 북한체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허망하고 극히 위험스런 돌출분자적 행동을 일삼고 있다. 대다수 탈북민들은 북한 가족에게 화교나 무역상을 통하여 가끔씩 1000$을 보내면 구전 400$을 떼고 600$, 즉 한화로 60만원을 보낸다 한다. 이 돈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급료보다도 많은 돈이다. 보위부원들이 대북 전복자금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오히려 남한에 탈북민을 둔 반동분자들에게 아부를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카터가 가까스로 막은 핵전쟁 참화위기 이후로 여야 공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안을 누가 내놓았는가? 정동영 민주당 전 대표가 그런 일을 했다.
월급 74$=한화로 칠만 오천 원 정도. 막말로 십만 원을 월급을 올려줘도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을 개성공단에 재 입주시키면 남북 공히 윈윈 할 수 있다. 또한 일국가이체제로 중립국가를 표명하고, 미군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한반도는 G5안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 가능성을 최초로 연 사람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다. 개성공단을 통하여 서부전선의 북한군 2개 사단을 뒤로 물린 공로가 있는 것이다. 물론 미사일과 핵으로 무장한 현 시점에선 큰 의미가 없지만, 당시로선 획기적인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사람이 전 통일부장관 정동영이다. 통진당과 야합해서 종북몰이의 주홍글씨를 박히게 한 친노의 분열적 협잡은 이제, 차후로 총-대선에서 마지막 마타도어 구호로 작용할 것이다. 개성공단 남북공동 개발과 탈북자 식당 아주머니들이 보내는 대북 가족돕기 1000$은 북한을 개방과 소통으로 이끄는 구체적인 공훈이다.
◆막말로 국회의원이 적어서 이 나라가 이 꼴인가? 157석 거대여당과 130석 거대야당에 네 석 더 준다고 정치권이 맑아지나? 여권은 이미 작고하신 노무현 대통령과 가신들 중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번제삼아 재보선 총선 대선의 풍랑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치졸하고 자가당착적인 부관참시의 시도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영남 장기집권의 구 역사 정치자금 똥뚜껑을 열어 부메랑을 자초하고 있다.
이쯤해서 전 정권 잡으려다 새 정권 발등 찍은 새누리당은 야당과 협의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시한 각종 개혁입법들을 야당과 협의해서 통과시켜야 한다. 새정련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자살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자중자애하고 차제에 명경지수(明鏡止水)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내적으론 식물정권화하고 대외적으론 부패한 코리아로 세계인을 향해서 집안상황을 선전하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대외 이미지와 신뢰에 심대한 타격을 줘서 기업적 생산물마저 짝퉁 부실로 만들어진 제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 ‘더티 프라덕츠’로 인식될 매국적 상황을 여야가 정쟁의 꽹과리로 울리고 있다. 부패는 검찰의 칼날에 맡기고 조용히 지켜보면 현명한 국민들이 차후 선거에서 표로 심판할 것이다. 이를 근거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정책개발로 진보와 보수의 건전한 정쟁과 균형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원리이다.
◆다시 살지(殺地)에 나와 황우가 된 정동영
개성공단으로 민족대결을 화해시키고, 쌍용자동차 수십 명 자살하신 가장들의 염원과 함께한 정동영 전 의원이야말로 반부패 통일대안 세력의 지도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130석에 4석 더 보태야 된다고 무책임한 한여름밤의 개구리 소리가 한창이다. 저 살겠다고 낳아만 놓고 도망가버리는 개구리들이 집단적 이기심과 무책임한 열정주의자들이다.
역사와 민중을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하려는 잉어와 같은 정치인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소금기 없는 새정련에 맛과 채찍을 가할 혁신적 상황이 내년 총선에서 추동력을 얻으려면 친노 쇄당적 마인드를 풀고 열어야 한다. 스스로는 못 여니 유권자가 냉정한 표심으로 친노와 정동영 중에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덩치 큰 반죽에 소금이 없는 당이 새정련이다. 자신을 잉어와 같이 버리고, 새정련에 진보혁신의 소금을 자청한 정치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역사와 미래를 보는 유권자의 판단이다.
개구리들 날뛰는 봄에, 나는 20여 년 전 팔당댐에서 봤던 잉어의 부성애을 다시금 생각한다. samsohun@hanmail.net
*필자/삼소헌 이래권. 작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