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답은 하나다. 목전에 닥친 ‘공무원연금개혁’도 중요하고 ‘노동시장개혁’도 중요하다. 또한 경제회생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정치개혁(政治改革)’이 가장 우선적이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은 정관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부정과 부패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고 성완종 회장의 타계가 여야의 모든 정치권을 흔들어 놓고 떠났다. 이완구 총리가 여론에 밀려 사의를 표하고 낙마하고 말았다. 성 회장의 메모에서 보면 거의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실세들의 비리가 메모 한 장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물론 검찰의 수사결과가 말해주겠지만 어찌 실세들이란 말인가. 그래서 대통령의 ‘인사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었던 곳이다.
그렇다. 대통령은 내 수첩에 있는 사람, 나와 가까운 사람들만 골라 내각과 청와대에 배치하다 보니, 거의 쓴 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었다. 거의 예스맨들이다. 그들은 가급적이면 대통령 지시에 필기만 하지, 국정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 못했다. 만약 지적했다가는 자리를 보전할 자신이 없기 때문인데 누가 감히 대통령 말에 거역을 할 것인가.
어린아이가 또래 친구로부터 똑똑하다는 말을 들으면 큰 감흥을 못 느낀다. 하지만 선생님이나 부모로 부터 그런 말을 들으면 용기를 얻는다. 운동선수는 아버지보다는 코치나 트레이너의 칭찬을 갈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아이들 앞에서 남편을 무시하는 아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맞이하는 운명은 스스로의 침몰이다.
정치인들이 일단 당선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그를 당선시킨 사람들에게 칭찬은커녕 군림하려는 것이 문제다. 적어도 자신을 당선시킨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권력자, 정치가, 사업가들의 주변을 둘러보면 별로 뛰어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보좌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왜,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을 쓰지 않고 조금 덜 떨어진 사람에게 중대한 임무를 맡기는 것일까,
그들은 권력자들 앞에서 늘 공손하고 눈치 빠르고, 깍듯이 복종하고 항시 ‘예’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들은 아주 불쾌한 업무를 맡겨도 능숙하게 처리하므로 그들이 없으면 권력자들은 불안감마저 느낀다. 그들은 목숨을 바쳐 충성한 사람에게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칭찬을 할 줄 모른다. 또한 권력자들은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에 대해 생태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또한 권력자는 권위적이어서 남에게 지적받는 것을 싫어한다. 오직 칭찬과 찬사만을 듣고 싶어 한다. 권력자 주변에 아첨꾼들이 득실거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아첨꾼들은 세상에 해를 끼치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알량한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자가 잘못을 저질러도 늘 ‘예’라고 해서, 크게는 국가와 사회, 작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와 손실을 주게 된다.
그저 돈과 권력에 매달려 한 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지도층이고,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이다. 이 나라가 이 지경으로 가는 것은 옳은 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예스맨’으로 눈치나 보는 사람들이 국정을 잘못된 곳으로 가게 만들어 간 것이다. 아직도 부패의 뿌리는 정관계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을 도려내지 않고는 절대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수많은 부정과 비리가 정치권에 시작되어 정치권으로 끝나는 것이 우리나라 실정이다. 산업사회에서 과거에서부터 흘러내려온 내력을 보면 정권마다 부정과 비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대개는 ‘꼬리 자르기’로 끝나는 부분이 많았고, 우리가 흔히 들어온 ‘보여주기’ 식의 처벌이었다. ‘적당히’라는 단어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그 뿌리는 다시 싹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박 대통령은 ‘신의 한수’로 과거 정부에서 하지 못했던 ‘정치개혁’을 확실히 한다면, 모든 국민에게 박수를 받을 것이다. 작년 세월호 침몰사고 때도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사회구조를 개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났지만 개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치개혁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대통령의 극약처방만이 대한민국을 살리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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