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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 담배 사재기로 부당이익 챙긴 내막

재고담배 사며 비싼 세금 내…소비자들 “분통”

임수진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10:46]
최근 편의점 업계가 담뱃값 인상 전에 반출량을 급격히 늘린 사실이 밝혀져 사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담뱃값 인상 직전에는 편의점마다 재고가 없다며 소비자들에게 구매 개수를 제한하기도 했지만 반출된 수많은 담배들의 행방은 묘연했다. 특히 담뱃값 인상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31일 편의점 3사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이 확보한 담배 재고물량은 총 3500만 갑으로, 가격 인상 후 한 갑당 1773원의 세금이 붙는것을 감안하면 편의점 업계가 부당으로 취득한 금액은 약 6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편집자주>

담뱃값 오르자 슬그머니 재고 푸는 편의점 업체
정부는 비싼 세금 걷고 편의점은 부당이익 챙겨


[주간현대=임수진 기자] 지난해 9월 정부의 ‘금연 종합대책’으로 담뱃값 2000원 인상이 결정되자 편의점 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섰다. 담배제조회사에 대량으로 발주를 하면서 일선 편의점에서는 재고가 부족해 소비자에게 판매개수를 제한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또한 정부는 담뱃값을 인상한 뒤 반출량이 줄어 판매량도 어느 정도 줄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편의점에서 판매량 감소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만 치이는 담뱃값 인상

▲ 편의점 업체들이 담뱃값 인상 전에 반출량을 늘려 재고를 쌓아두었다가 인상 이후에 판매해 부당이익을 챙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주간현대
지난해 담배 제조사들과 편의점 3사가 담배 사재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담배 반출량은 총 6억 갑으로 집계됐는데, 담배 반출량이란 정부가 담배제조회사 및 수입회사에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과를 위해 신고된 기준이다. 담배 반출량이 급증한 지난해 9월은 정부가 담뱃값 인상안을 발표한 시점이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뱃세 50% 인상을 촉구했다’고 발표하고, 7월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세 인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 이야기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편의점 업체들이 일제히 반출량을 늘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 3억7000만갑이었던 반출량이 한 달 사이 4억2000만갑으로 5000만 갑이나 늘어났다.

그리고 그해 9월 정부가 담배 1갑당 가격을 2000원씩 올리는 내용의 ‘금연 종합대책’을 내놓았고 9월 반출량이 6억 갑으로 수직 상승했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일선 편의점에 입고된 일부 담배의 제조일자가 지난해 9월경인 것으로 나타났고, 제조 이후 6개월 만에 유통된 것을 확인한 일선 편의점 점주들은 민원과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언론을 통해 “담배 가격 인상 발표 시점인 9월11일을 전후한 재고물량을 확인한 결과 의도적으로 평가차익을 노리고 재고물량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CU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담배가격 인상 전 230억원의 물량을 하루에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GS25의 경우 9월 말 재고가 약 2800만 갑으로 전월 재고 1539만 갑에 비해 82% 늘었고 CU는 9월 말 재고가 1623만 갑으로 전월 대비 347%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금연 종합대책이 발표 다음날 제조업자와 수입판매업자, 도매업자, 소매인 등이 가격인상으로 인한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담배 매점매석행위에 관한 고시’를 발표했다. 매달 담배 반출량을 1~8월 평균의 104% 이하인 3억 7300만 갑으로 규정하고 기준을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9월 반출량이 정부가 정한 반출 기준보다 2억 2700만 갑이나 많은 6억 갑이 되도록 어떤 제조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미 담배 제조사들이 발 빠르게 반출을 늘린 뒤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편의점업계 담배 공급체계를 살펴보면 일선 편의점들이 편의점 본사에 물량을 요청하고 본사는 이를 집계해 담배제조사에 발주한다. 또 담배제조사들은 본사에 물량을 공급하고 일선편의점들은 본사를 통해 물량을 분배받는다. 담뱃세는 공장 출하 시점에 붙기 때문에 정부의 가격인상 조치 전에 담배가 반출되면 세금은 예전대로 절반만 내면서 도·소매 유통 때는 오른 가격에 팔 수 있어 편의점 업체들이 반출량 늘리기에 힘을 쓴 것아니냐는 분석.

특히 담뱃값 인상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31일, 편의점 업체들이 확보한 담배 재고물량은 CU가 1500만 갑으로 가장 많았으며 GS25 1300만 갑, 세븐일레븐 600만 갑에 달했다. 가격 인상안이 적용된 이후 1773원의 세금이 붙는 것을 감안하면 편의점 업계가 부당 취득한 금액은 약 6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편의점 3사 외에 대형마트와 슈퍼들의 재고물량까지 합친다면 유통업계는 천억원대의 이익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담뱃값이 인상되기 전에는 편의점과 소매점의 담배 진열대가 텅텅 비어있기 일쑤였고, 재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 사람당 구매할 수 있는 담배 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당시의 반출량은 급증했는데 재고가 부족해 판매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처사였다. 업계 안팎에선 본사가 반출된 담배를 일선 편의점에 분배하지 않고 부당이익을 챙기려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담배 제조사들은 지난해 6월부터 서서히 발주량이 늘다가 9월 초에는 물량을 못 대는 상황이었으며 수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출량을 늘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정부는 세금을 더 걷고 담배회사와 편의점은 사재기로 돈을 버는데 소비자들은 재고 담배를 피우며 비싼 세금만 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담배소비 진짜 줄었을까?

지난 4월19일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 등 금연정책 추진에 따라 1분기 기준 담배 반출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44.2%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반출량은 5억190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3000만갑에 비해 4억1100만갑이 감소했다. 복지부는 담배 반출량과 실제 판매량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판매를 위해 반출한 것이기 때문에 판매량과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반출량이 방증하듯 편의점 본사가 재고를 쌓아두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기간 편의점의 실제 담배 판매 감소율은 20~25%로 반출량 감소율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jjin23@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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