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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역이 최대 격전지 ‘4·29 재보궐선거’

새누리, “지역 일꾼으로 읍소” VS 새정치, “박근혜 정권 심판”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10:39]
4·29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기존 ‘종북 심판론 VS 경제 심판론’의 구도의 선거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을 직격하면서 ‘지역 일꾼론 VS 정권심판론’으로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수세적으로 나서며 ‘읍소 전략’을 취하고 새정치연합은 공세적으로 변환해 몰아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때 ‘세월호 참사’로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가 사실상 완패한 경험이 있어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4곳 모두 박빙의 승부로 변해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게 됐다. <편집자주>



‘성완종 리스트’로 자연스럽게 ‘정권심판론’ 흘러나와
비리라는 최대 악재에 자세 낮춰 ‘읍소 전략’ 새누리
‘정권 심판론’ 꺼내졌지만 ‘경제’도 강조 나선 새정치
모든 지역이 박빙…실수 덜 하는 쪽이 승리하는 선거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여야의 4·29 재보선 전략을 전면적으로 다시 짜게 만들었다.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은 ‘지역 일꾼론’ 대신 진솔한 사과를 앞세우며 읍소하기 시작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유능한 경제정당’과 함께 부정부패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거 전략만 놓고 보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진 6·4 지방선거의 판박이라는 분석이다.
▲ 관악을에 총출동한 새누리당 지도부.     © 주간현대

재탕되는 선거전략

지난해 6·4 지방선거에는 4월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로 인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시기였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여권을 향한 ‘정권심판론’을 대대적으로 내세웠지만 6·4 지방선거에서는 사실상 패배했고, 7·30 재보궐선거에서는 11대 4라는 참패라고밖에 볼 수 없는 패배를 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월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문재인 대표 체제 이후부터는 야권의 기본적인 레퍼토리인 ‘정권심판론’을 최대한 자제하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경제’와 ‘안보’를 이번 선거전 초반까지 강조해왔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이후 야권은 ‘정권심판론’을 쓰지 않고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권발 ‘초대형 스캔들’이 터져버렸다. 무엇보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대선자금 수사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라는 보수층 일각의 반박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 사안을 피로하게 만든 측면이 있지만 성완종 파문은 집권여당 내부 비리 측면이 있어 ‘정권심판론’의 소재로 이만큼 좋은 사안을 찾기 쉽지 않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야당의 공세를 무시하며 ‘지역 일꾼론’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이후 4·29재보선에서도 동일한 전략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계획이었다. 또한 이번 재보선의 성격이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인한 선거라는 점에서 이들을 국회로 들여보낸 야권을 향한 ‘종북 심판론’까지 준비하며 역공을 펼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새누리당의 대야 공세는 사실상 브레이크가 걸려버렸다. 기존 야권분열로 인해 유리한 분위기 속에서 ‘전승’까지 조심스럽게 예측하던 자신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오히려 여야의 대결구도가 선명해 지면서 야권 지지층이 모이기 좋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번 선거 지역자체가 인천 서구을·강화을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 자체가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활동했을 정도로 진보적 색채가 강한 지역이기도 해서 ‘정권 심판론’이 타지역에 비해 잘 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권의 ‘초대형 악재’에 새누리당은 여론 악화를 막기위해 ‘읍소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 여권 실세들의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서울 관악을 선거가 특히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경기 성남 중원은 아직까지 안정적 우세이고, 인천 서구·강화을은 초박빙 우세”라며 “서울 관악을이 우세에서 접전으로 바뀌었다”고 판세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은 기간 당 차원의 지원 유세는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구·강화을에 집중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읍소전략’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큰 효과를 거뒀던 ‘지역 일꾼론’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야당이 본격적으로 꺼내들기 시작한 ‘정권심판론’에는 ‘집권 여당의 힘있는 후보’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권 심판은 내년 총선 때 꺼내들 이슈이지, 당장 재보선에서는 지역 발전이 더 시급하다는 논리다. 박대출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 주민의 삶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야지, 어떻게 하면 정치공세를 펼칠까를 고민하다 허송세월할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차단막을 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지지를 호소할 때는 ‘힘있는 여당’과 ‘읍소 전략’을 절대로 잊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4월18~19일 주말에 서울과 인천, 성남을 누비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4월18일 관악을 유세에선 이곳에서 5선을 지낸 새정치연합 이해찬 의원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은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왜 관악을 제일 못 사는 동네로 만들었는지 답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관악을 발전시키려면 집권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며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 예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 넣어 관악 주민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사태’에 대해선 거듭 고개를 숙이며 바로 ‘읍소’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여러 가지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단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연루된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비리 혐의가 사실이면 출당 조치하고 사실이 아니면 누명을 벗겨드리겠다”고 했다.

또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지난 4월19일 성남중원 지역을 방문해 오전부터 신상진 후보와 함께 장대비 속에서도 지역 내 교회와 재래시장, 지하철 역세권 상가 등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표심에 호소했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4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중 성남 중원은 두 차례 지역구 의원을 지낸 신상진 후보의 선전과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승산이 있는 지역으로 꼽고 있는 만큼 첫 주말 ‘올인 선거운동’을 통해 승기를 굳히겠다며 필승을 다지고 있는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다른 세 곳과 달리 성남 중원의 신 후보는 야권 후보들보다 안정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서 열린 상인 간담회에서 ‘성완종 파문’을 언급, “성 전 의원 사건으로 국민 모두가, 어떻게 생각하면 참 불쾌하고, 또 여러가지 걱정을 많이 끼쳐 드린 데 대해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부터 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이어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면 저희는 언제든지 특검으로 갈 수 있다고 이미 야당에 제의를 해놓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야당에서 특검 주장을 지금 안 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제든 특검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권심판’

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정말 애국심이 강하고 또 이런 면에서 철저하게 깨끗하신 분”이라면서 “대통령이 확실한 생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검찰도 이번 기회에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제대로 수사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총리 해임건의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새정치연합에 대해 “대통령도 중남미 순방 가서 안 계신데 총리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국민이 불안하지 않겠나”라면서 “일주일만 참아달라”고 호소하며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 성남 중원에 총출동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 주간현대

결국 새누리당은 ‘지역 일꾼론’만으로는 재보선을 통과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하다. “집권 여당이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 입법 등 민생 현안에 치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는 ‘읍소 전략’이 아니고서는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권 심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영향력이 적은 광주 서구을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 ‘부정부패 정권 심판’을 내걸어 표심 공략에 힘을 쏟는 상태다.
새정치연합은 공식적으로는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선거의 제1기조로 유지하면서도, 성완종 파문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악화를 의식해 점차 ‘정권 심판론’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 4월19일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이완구 국무총리 참석을 의식해 정부 주최 공식 4·19 혁명 기념식에는 불참하고, 이보다 2시간여 앞서 4·19 국립묘지를 별도 참배했다. 문 대표는 헌화 뒤 방명록에 “4·19 정신 되살려 민주주의와 부패척결 해내겠습니다”라고 적어 ‘성완종 파문’과 관련, 정권실세를 향한 비판을 담기도 했다.

이후 문 대표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우의를 챙겨입고 성남 중원을 찾아 정환석 후보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하고 모란시장 상인들을 만나는 등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이번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경선자금이나 대선자금으로 돈을 주고받은 정권 차원의 비리”라며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걸려있는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성완종 파문을 언급하며 “새누리당은 부패정당으로 차떼기당의 DNA가 흐르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확실하게 심판해줘야 부정부패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문 대표는 “꼭대기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는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는 동시에 “투표를 해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심판론이 밑바닥 정서를 자극, 애초 불리했던 수도권 판세를 반전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문 대표는 서울 관악을 선거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은 원래 낮은 투표율 때문에 야당이 이기기 어렵고, 야권이 분열되기도 해서 지금까지는 추격하는 양상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거의 따라잡거나 역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박근혜 정권 실세들의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 민심의 심판 분위기가 아주 높아져 있다”며 “우리가 노력한 것과 함께 역전을 일궈낸 동력이 됐다”고 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태를 선거와 연계하는 시도가 자칫 지나친 정쟁으로 비쳐져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면서,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공식 기조로 유지하고 있다. 문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 꼭대기에서는 썩은 내가 진동한다”며 “540조원 사내 유보금이 있는 재벌 대기업의 돈은 손도 못 대면서 서민들 지갑만 털어가는 이런 박근혜 정권, 우리가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부패 정당이 경제를 살릴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모란시장 상인들을 만나서도 문 대표는 “새누리당은 부패나 하지, 재래시장 살리겠다고 말은 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다”, “옛날에는 경제라고 하면 새누리당이었는데, 이제는 경제라고 하면 새정치연합”이라고 하는 등 ‘경제실패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앞으로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재보선 국면에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여당에 실망한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고, 여야 대립구도가 확실해질 경우 야권 후보 난립이라는 악재도 상쇄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유능한 경제정당’은 그대로 핵심 기조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세월호 정국 이후 벌어진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에만 치중하다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심판론으로만 가면 되레 여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 집단이라는 이미지만 강화할 수 있다”며 “경제에 실패한 박근혜 정부 대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곳이 격전지

이번 4·29 재보선은 선거전 초반부와 후반부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상태다. 초반에는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과 ‘종북 심판론’으로 앞서갔지만, 후반부에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후 ‘정권심판론’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면서 새정치연합에게 유리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세 곳(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이 앞서고 있는 형국이었지만 ‘성완종 파문’ 이후 새정치연합이 맹추격을 해와 사실상 박빙 상황이 됐다는데는 양당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한편, ‘성완종 파문’ 이후 여야 대결구도로 흐르는 수도권과 달리 무소속 천정배 후보와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의 야권 간 양자대결이 되어버린 광주 서을에서는 양당이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기존 ‘당선’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목표로 잡았다. 새정치연합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영향력이 적은 지역인 만큼 세부전략 조율에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imstor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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