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력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으로도 교육이라고 생각하며, 국가경쟁력이 되는 교육의 핵심은 과학기술이 되어야 한다. 변죽만 울려대는 이공계 우대정책. 과학 기술자는 말하고 외친다. 우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이공계를 우대하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평생을 토목건설과 함께 했고 현대라는 신화의 주인공으로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선 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부터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졌다. 과학기술부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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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높이거나 단체행동을 하지 않는 과학기술계까지 성명서를 내는 등 반발을 거세게 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드러난 이공계 기피현상이 오늘의 우리 경제 어려움의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벤처와 인턴
이공계를 우대하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없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행부장으로 대통령을 모시고 해외에 나가면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우리나라를 가장 부러워했던 것이 정보통신 분야였다.
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재임 시에 하신 일 가운데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내게는 `IMF 사태` 극복이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국격을 높인 것보다. `IT 강국`이 훗날 더 큰 업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생각했다. `IMF` 사태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가운데 수많은 실직자들이 생겨났다. 또 사회에 갓 나온 젊은 대학졸업생들은 이력서 한 장 내밀 곳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이렇게 꽉 막혀 있는 출구를 돌파한 것이 `벤처이다` 당시 정부에서는 젊은 벤처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면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을 썼다.
그 결과 수많은 `벤처스타` 기업들이 탄생했고, 벤처기업들은 엄청난 성장률을 보였다. 물론 거품 성장도 있었다. 또 도덕적 해이로 벤처기업인들의 비리도 많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당시 벤처 산업은 고용창출에 엄청난 기여를 했고,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되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이명박 정권은 청년 실업의 타개책으로 인턴제를 내놓았다. 아무런 대책마련을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났었겠지만,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벤처에 비하면 인턴은 남는 게 없는 것이었다. `벤처`가 거품이라고 비난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인턴은 거품도 일으키지 못하고 사라졌다. 인턴제를 도입하기 위해 역시 예산이 투입됐고, 덕분에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인턴제를 실시했지만, 인턴제도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못하고 끝이 났다. 수습기간 동안 관공서나 기업에서 저임금을 받으면서 전화 받기, 복사하기, 허드레 일을 하고는 끝이었다. 수많은 인턴들이 양산됐지만, 정작 취업하는 데 인턴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인 역시 수없이 양산됐고 셀 수 없을 만큼 망했다. 그러나 조직의 눈치 보며 허드레 일을 하는 것과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주인의식을 갖고 무엇을 만들어 내기위해 일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다. 실패라는 것은 같더라도 실패의 내용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필자는 경제에 문외한 사람이지만, 우리경제가 심각성을 넘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규제와 세법을 고쳐 개발붐을 일으키고 거래를 활성화시켜 내수시장에 돈이 돌게 하려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미래 신 성장 동력과 국제 경쟁력을 만드는 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요즘 청년 실업률이 최악의 상태다. 청년 실업문제도 거품이 빠진 벤처로 돌파해 나간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국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은 사람에 대한 투자뿐이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투자는 과학과 기술이 키워드 (key word)가 되어야 한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과학의 중요성을 알고 과학기술부를 만들어 과학중흥을 이끌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통신부를 앞세워 IT강국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두 부처를 없애 버렸다. posone01@naver.com
*필자/김정기. 김대중 전 대통령시 청와대 수행부장. 한국정치사회숲 이사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