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은 어버이 날이었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검찰로 출두하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낀다. 1993년 홍 지사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제6공화국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해 일약 스타검사로 부상되기도 했다.
사정(司正)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늘 미미한 한국의 정치, 대통령이 성역 없는 정치개혁을 한다고 했지만,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정도에서 머물고, 나머지 수사는 특검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이 낀 8인의 명단에 대부분 친박 실세들인데 검찰이 수사한다는 자체가 무리일 것 같다.
홍준표 지사는 과거 6공의 황태자를 구속하면서 이 사건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었다. 그 후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홍 지사는 검찰조직에 순응하지 않는 검사로 낙인찍혀 한직을 전전하다 결국 1995년 사직했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부메랑의 원리는 던지는 사람에게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의 속성에서 ‘부메랑 효과’라는 말이 나왔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가 바로 부메랑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박근혜 정부의 사정작업이 애초에는 전 정권(MB)을 겨냥했으나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오히려 친박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그렇게 국무총리에 연연하던 이완구 전 총리는 불과 30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았다는 성완종 메모로 국무총리를 내려놓는 비운을 맞았다. 이완구 전 총리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말’이 문제였다. 처음부터 거짓말로 일관된 이 전 총리는 국민과 언론의 분노를 사서 부패와의 전쟁에 손도 대보지 못하고 부메랑이 되어 총리 낙마라는 불명예를 남기고 말았다.
부메랑의 원리는 과거사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김영삼 정부 시절의 한보사건이다. YS는 집권 5년차인 1997년 전 정권의 비호를 받았다는 한보그룹이 거액의 부채를 안고 부도를 내자 검찰에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여론은 YS의 차남 현철씨를 한보의 배후로 지목했고, YS는 가장 사랑하던 아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불행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했다. 사람들의 사이에 벽이 생기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신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뉴스를 보면 무슨 ‘리스트’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뇌물성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면 무조건 “돈을 받은 일이 없다” “그런 사람 만난 일이 없다” “돈을 받았으면 생명을 내놓겠다.”라고 발뺌을 하기 일쑤다.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그 밤을 보내기 전에 진상이 드러나고 만다. 그들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거짓말을 한다. 그러다가 결국은 시인을 하고 만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리들이다. 우리 서민들이 평생 만져보지 못한 엄청난 거액이 오가고 결국 사법 처리되는 예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감옥을 가도 그리 오래 살지 않는다.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감형이 되고 사면복권이 되는 사람들이 다시 금배지 달고 또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른 능구렁이 같은 정치인들은 보통 시중 언어로 ‘철판’을 깐 사람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윗물들은 대개 맑지 않다고 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거짓말이나 욕설을 거침없이 한다. 그 거짓말을 누구에게 배웠겠는가. 윗물이 저 모양인데 아이들까지 몹쓸 거짓말을 하고 눈을 속이는 방법부터 배우는데 이게 누구 탓인가. 10억을 주면 감옥이라도 가겠다는 청소년들, 누구한테 배웠겠는가? 누차 얘기하지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는데 언제 맑아질 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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