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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선택과 천하인재 모으기 '제3지대론'

대통령과 책임총리의 런닝 메이트!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6/09/29 [11:15]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브레이크뉴스

제3의 길(The Third Way)이란 좌ㆍ우의 이념을 초월하는 실용주의적 중도좌파 노선을 일컫는 말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정책 브레인으로 잘 알려진 앤서니 기든스가 ‘좌우를 넘어서’에서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이념 모델로 제시한 데서 출발한다. 앤서니 기든스는 ‘제3의 길’이란 그의 저서에서 신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모두 반대하고 '제3의 길'로 불리는 새로운 사회발전 모델을 주창했다. 즉, 제3의 길은 기본적으로 전후 세계정치를 주도해 왔던 전통적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권에서 부상하고 있는 '제3지대론'은 그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기존 정치권의 여당이나 야당의 잠룡들로는 각자의 결정적 한계를 안고 있어 국민들의 눈높이에 흡족하지 않고 특히 야권에서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더민주의 문재인 전 대표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시각에서 출발한 것 같다.

 

줄탁동기라고 강진에서 자의적 정치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의 입지와 맞아 떨어져 제3지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1일자 본보 “손학규의 선택!”을 쓴 봐 있다. 그 칼럼의 핵심은 외부환경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지 말고 프랑스 드골 대통령과 DJ의 정계복귀 시나리오를 벤치마킹해 니체의 ‘권력의 의지’를 갖고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을 주문했었다.

 

지지자 뿐 아니고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 조언을 했을 것이다. 정치9단의 박지원 대표를 위시하여 김종인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도 만나 의견을 나누어 나름의 길을 찾고 방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손 전 대표의 선택은 간단하다. 잘 알다시피 경우의 수는 더민주나 국민의당을 선택하는 것과 제3지대론! 문제는 더민주에는 이미 문전대표가 70%이상의 강고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어 거기에 들어가서는 전혀 승산이 없어 강진토굴에서 갈고 닦은 대한민국 대개조와 비전을 실현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조금 느슨한 국민의당에서는 약간의 희망이라도 남아 있지만 여전히 안 전대표의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제3지대론이다.

 

그렇다면 제3지대론이 과연 손학규를 중심으로 비박의 아웃 사이더들과 손학규의 영향력 아래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이 움직일까? 회의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당을 초월해서 지원할 수 있는 후보들을 지원하여 대거 당선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 봐 있다. 권력이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못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 전 대표가 제3지대론의 멍석을 깔아 놓아도 자기의 정치생명을 걸고 당을 박차고 나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선거의 3대요소는 조직·자금·홍보라고 하는데 과연 손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지지 세력 중에 과거 DJ를 대통령 만드는데 온갖 권력의 감시 속에서 자금을 담당한 권노갑 고문이나 노무현을 대통령만드는데 앞장선 염동연 전의원이나 안희정,이광재 같은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조직도 자금도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비하여 열세인 손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새판을 짜서 정치판에 혁명적인 변화를 꾀하려고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상으로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누구나 쉽게 상정해볼 수 있는 가정이 더민주의 선택인데 친노와 친문세력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형성되어 있어 운신의 폭이 쉽지 않다. 국민의당 또한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손 전대표가 후보로 가는 길은 이 두 경우를 상정해 볼 때 낙타가 바늘귀 구멍으로 통과한 것으로 비견된다.

 

제3지대론을 주장하고 편승한 입장에선 자가발전을 하고 싶겠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는 동력을 과연 지속시킬 수 있을까? 선거의 3요소에서 홍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SNS를 통한 홍보전략으로 조직·자금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직, 자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손 전 대표의 제3지대론은 일응 듣기 좋은 대안으로 제시할 수는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단언컨대 매우 낮다고 본다. 그 이유는 기득권 세력의 “분할하여 통치하라(Divide and Rule)라는 격언은 고대 로마제국 때부터 있어왔다. 어쩌면 지배세력이 보수언론과 야당의 분열을 통해 권력을 연장하려는 지배이데올로기로서 나오는 것과 일맥상통한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더민주에서 국민의당까지 분열되어 나왔는데 또다시 제3지대론이 형성되어 출현한다면 집권여당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물론 친노, 친문세력이 꿩 먹고 알도 먹는 전략으로 당 대표도 하고 대통령 후보도 장악하겠다는 문 전대표의 욕심 때문에 국민의당이 탄생되어 국민의 황금분할로 제3당인 국민의당이 출현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래서 부정적이다.

 

제3지대론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전 의원, 동반성장론의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모여 새로운 정치 지형에서 독자 세력화를 모색한다는 그림을 그려보지만 이념적으로도 그렇고 자금이 뒷받침되지 않은 조직은 사상누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단기필마로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것이 아니라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전·현직 의원들을 대거 대오를 형성해 입당을 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 그리고 희망의 가능성을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이찬열의원을 비롯한 더민주의 10여명의 측근세력과 신학용 전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의 우호세력은 언제든지 손 전 대표를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대의명분이 만들어져야 운신의 폭이 커지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들이 손학규 호에 몸을 싣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손학규 호가 침몰하는 배가 아니겠구나. 둘은 탈당의 대의명분 조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누구도 못한다. 오직 손학규만이 그들을 설득하고 품어 안아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난 23일 '국민주권회의' 출범식에는 여야 원외 인사 150여명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더민주 김부겸 의원 등 여야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비박, 비문 인사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개헌이 정치권에서 확산되는 '제3지대론'의 핵심 요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단순히 개헌이 제3지대론의 여건 조성을 하는데 촉매제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무신불입(無信不立)이라고 했다. 진정성, 신뢰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내딛을 수 없다. 손학규와 안철수가 신탁동맹을 맺는 것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날 때 맨 몸으로 나왔듯이 모든 거추장스런 허울과 지위를 내려놓고 유서 깊은 목욕탕에서 자연으로 돌아가 국가와 민족의 대업을 위해 신사협정을 맺는 것이다.

 

 대통령과 책임총리의 런닝 메이트!


영국에서 시작된 새도우 캐비넷(Shadow Cabinet)제도는 우리 정치사에 한 번도 도입되지 않은 시스템이다. 내가 대통령되면 예비내각을 구성, 이런 사람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형님먼저 아우먼저! 이 부분에서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 평소 존경하는 박찬종 전 의원이 양김 시대는 갔다고 판단하여 너무 빨리 자기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 서울시장과 대권에 도전하였지만 그 웅혼(雄渾)한 꿈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안타깝게 정치권에서 은퇴하였다.  만약 그 당시 양김 시대를 인정하고 자기의 시대를 만들어 갔다면 박찬종시대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손 전대표 입장에서 대권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에 들어가 심판을 받는 것이 제3지대론 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조직과 자금, 그리고 홍보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구나 손 대표는 강진에서 2년 동안이나 묵언수행(黙言修行)하며 다산의 정신과 호남의 밥을 먹고 살았기에 호남의 지지를 받아내는데 있어 정서적으로도 그렇고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제3지대론은 자생력을 갖추기도 어렵고 현실 정치권의 국회의원들이 제3지대론에 몸을 실을 모험을 하지 않는다. 또한 지배세력과 보수언론의 시나리오에 놀아나는 우를 범할 수 있기에 그런 선택을 하여 시간과 정력을 투입하려면 차라리 국민의당에 들어가 안철수 전 대표와 당당히 겨뤄 살아남는 도전을 과감히 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 대안이라고 여겨진다.

 

정치권이 표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떠내려가는 현재의 정치상황이 손 전 대표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 아니면 강진 백련사 토굴에서 준비하고 갈고 닦은 청사진을 펼치지도 못하고 제3지대론과 빅 텐트가 공상으로 끝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준비 안 된 지도자가 나라를 이끈 것은 개인도 비극이지만 국가나 국민에게도 비극이다. 손학규 전 대표의 제3지대론과 기존 정당에의 경선 참여! 천하의 인재들을 텐트 안에 모여들게 하는 것과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여 가능성이 높은 국민의당에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을 바꿀 것인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손 대표의 결단!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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