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지식인 700여명의 작전통제권 환수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전시(戰時) 작전통제권 단독 행사 반대 지식인 선언’에서는 보수쪽지식인들이 왜 작통권환수를 반대하는 가의 내용을 담을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 성명에서는 "북한이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어 역대 국방부 장관들과 안보전문가 그룹을 위시한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국민적 논의와 합의에 기초해서 신중하게 처리되어야 할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대 사안이 정치 우선적으로 졸속처리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이어 "이 땅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막는 최선이자 최후의 보루는 우리의 전쟁억지력을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다. 휴전 이후 지난 50여년간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사체제는 대북 전쟁억지력의 가장 확실한 근간이었다. 아직까지 남조선혁명과 이른바 선군기치를 앞세우면서 핵무장과 ‘비대칭적 무력’증강을 시도하는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면서 ‘자주’의 깃발만을 치켜드는 것은 위험한 모험주의가 아닐 수 없다."등은 5개항 입장을 천명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북한이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어 역대 국방부 장관들과 안보전문가 그룹을 위시한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 국민적 논의와 합의에 기초해서 신중하게 처리되어야 할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대 사안이 정치 우선적으로 졸속 처리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언젠가 우리가 단독으로 행사하여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우리 많은 지식인들도 지난날의 불평등한 한미동맹구조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고 작전통제권 환수 주장을 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시작전통제권을 이미 환수했고, 이제 한미관계는 상호존중의 대등한 파트너십에 기반하고 있으며 한미연합사의 전쟁억지능력에 근거한 최적의 안보협업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작전통제권 문제를 안보효율성이 아닌 ‘주권’ 혹은 ‘자주’라는 정치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안보 전문영역을 정치문제화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은 노무현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크게 악화된 한미 관계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 맹방 관계하에서도 극히 신중해야 할 전시작전통제권 논의가 ‘지금이라도 가져와도 된다’는 한국의 무모한 ‘배짱’과 ‘2012년까지 기다릴 것 없이 2009년에 가져가라’는 미국의 ‘감정적인 반응’에서 보듯이 내심은 극도로 꼬여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과 그 반대 입장 간의 소모적 논쟁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고, 향후 심각한 안보 공백과 국론분열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를 향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이 땅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막는 최선이자 최후의 보루는 우리의 전쟁 억지력을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다. 휴전 이후 지난 50여년간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사체제는 대북 전쟁 억지력의 가장 확실한 근간이었다. 아직까지 남조선혁명과 이른바 선군기치를 앞세우면서 핵무장과 ‘비대칭적 무력’증강을 시도하는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면서 ‘자주’의 깃발만을 치켜드는 것은 위험한 모험주의가 아닐 수 없다.
2. 한반도의 안보는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직결되고, 세계의 안보와도 연결된다. 더욱이 미일연합사가 창설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것은 한반도를 미국의 방위선에서 제외시켜 한국전쟁을 야기한 외교적 유인이 되었던 애치슨라인처럼 한국 안보를 다시 약화시키고 군사적으로 미일 양국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한미동맹과 한미연합사체제는 동북아 속의 한국 안보를 지키는 보루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안정적인 국제안보질서가 형성될 때까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3. 우리가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구가할 수 있고, 시장경제체제를 발전시키고 선진국 대열로의 진입을 내다볼 수 있게 된 것도 그간의 공고한 한미방위동맹과 한미연합사 체제 같은 안보우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우리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위해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의 ‘자주국방건설비’를 투입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가구당 5천400만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그러나 이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과연 전쟁을 억지할 수 있는 국방력 확보가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이 정도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이후에 추진해도 결코 늦지 않다.
4. 자주는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힘’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주’로는 나라를 빼앗김과 분단 어느 것도 막아낼 수 없음을 지난 세기 우리의 역사가 증명한다. 세계화시대는 국가 간의 협력과 공조 그리고 동맹의 시대이지, 의지만 앞세우는 자주의 시대가 아니다. 동맹의 효율을 부정하는 자주는 허구이고, 자강 없는 자주는 환상이다. 반미, 반동맹에 자주라는 외피를 입혀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하자는 시도는 진정한 자주국방의 길이 아니다.
5. 언젠가는 전시작전통제권이 단독으로 행사되어야 하나 지금은 작전통제권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 적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정책으로 나와 남북 간의 평화체제 구축의지를 분명히 할 때 이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한미동맹관계를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반대로 한미동맹관계의 미래와 자주방위력 증강에 대한 아전인수식 낙관론에 근거하여 시한을 정한 전시 작전통제권환수를 추진할 경우 그 누구도 미래의 한국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책임질 수 없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작전권 단독행사를 감당할 충분한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정치적 의도에서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도 옳지 않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와 추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