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수학의 오랜 동행을 우주의 울림으로 정의 할 수 있다면 미술과 수학의 동행은 헤아림의 실체인 수(數)와 그림의 동행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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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點)에서 선(線)을 지나 면(面)을 세우면서 공간이 이루어지고 그 공간마다 길고 짧음을 구하는 수의 학문이 수학입니다. 이러한 네모지고 둥근 형태가 각기 다른 공간에 담긴 의식을 그려내는 구성의 표현이 미술입니다. 이처럼 미술과 수학은 동행의 필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그림으로의 조형적 구성에서 출발하는 수학은 논리와 추상이라는 두 화면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대표적인 사유(思惟)의 학문이라는 사실에서 동행의 논지는 더욱 분명 합니다.
우주를 헤아리는 논리도 그림이 먼저 그려지고 논리를 증명하는 실체도 그림으로 존재합니다. 수학이 인류사에 모든 분야의 주춧돌이듯 미술 또한 문자의 원형에서부터 모든 분야의 밑그림으로 균형과 조화라는 수학적 논리에서 존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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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이해를 돕는 동행의 의미가 아닌 교감과 반응으로 함께 한 미술과 수학은 흐름과 균형이 같았습니다. 수학사에서 기하학이 갖는 근원적인 중요성이 현대 과학사에 끝없이 빛나는 점도 기하학이 미술사에 미친 오랜 영향에서 뚜렷하며 수학사(數學史)에서 공간이라는 오랜 탐구에서 시간과 빛이라는 현대적 과학의 논리를 풀어갈 때 미술사 또한 추상미술이라는 시대의 물결을 출렁인 사실을 우리는 깊게 인식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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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수학 그 동행의 역사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최초의 수학 교과서라 할 수 있는 기록에서부터 동행의 사유를 명확하게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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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수학서 중 하나인『구장산술,九章算術』의 서문은 '옛날에 팔괘(八卦)를 그리고 만물을 다스리는 신통력을 얻고 삼라만상의 변화를 깨닫고 구구의 셈법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양에서 가장 오랜 수학 기록인 이집트의『아메스 파피루스,Ahmes papyrus』첫 페이지에는 '모든 대상에 숨어 있는 사실-모든 비밀을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여러 가지 지침'이라는 기록과 함께 산술, 대수(代數), 기하 등의 기록과지름이 9, 높이가 10의 원통형 사일로의 용적을 구하는 문제와 해답에서 이를 풀이한 도형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미술의 근원적인 맥락을 헤아릴 때 미술과 수학의 동행에 대한 의미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나아가 현대 추상미술의 바탕이 이러한 논지를 바탕으로 발전한 위상 수학적 맥락에서 그려진 사실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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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문명을 열어온 가장 핵심적인 학문인 수학이 그림이라는 이해의 대상이 없고서는 그 발전을 이룰 수 없었던 사실과, 문명의 바탕인 모든 문자의 원형이 그림이라는 점에서 역사와 함께해온 미술과 수학의 동행을 깊게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칼럼은 (8)『문자와 미술』입니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