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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위하여-(9)_문자(文字)의 미학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1/31 [11:14]

상형문자(象形文字)에서 선형문자(線形文字)와 설형(楔形)문자를 통하여 오늘의 문자에 이르는 인류사의 오랜 역사를 헤아릴 때 문자의 사용을 독립된 예술로 승화시켜온 동양의 서예 예술은 가장 으뜸가는 문자의 미학이라 할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종이의 보급 이전에 파피루스 및 양피지를 사용한 오랜 필기생활에서 빚어진 개인적인 독특한 서체 및 시대적으로 유행한 선호의 서체가 존재하였습니다. 이는 문자의 배열과 조형의 구성을 예술적인 미감으로 추구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는 회화적 장르이기도 합니다.

 

▲     © 브레이크뉴스

 

이러한 캘리그라피는 중세 유럽에서 종교 서적에 레드리드(red lead)라는 공기 중에 노출하면 빛에 의하여 자갈색(紫褐色)에서 회색으로 변하는 붉은 색감의 안료를 사용하여 의식적이며 상징적인 시각을 나타내었던 작품에 영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 작은 모형으로 통용되는 미니어처의 뜻을 가진 미니아튀르(miniature)라는 세밀화는 이슬람 미술에서 아라비아 문자의 배열과 구성을 통하여 얻게 되는 조형미의 장식성을 중시한 장르로 캘리그라피는 심미적 추구에서 이러한 영향도 함께 수용했던 것입니다.

 

요약하면 캘리그라피는 중세 유럽에서 문서와 서적의 집필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필경사들이 서적과 문서의 장식적인 그림이나 서체의 심미적인 추구를 통하여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쇠퇴하였던 것입니다.

 

▲ 헤르만 자프(Herman Zapf) 디자인 글꼴     © 브레이크뉴스

 

이후 인쇄술의 발달과정에서 생겨난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즉 서체 디자인으로 발전하여 오늘날 활자에서 컴퓨터 그래픽은 물론 레이저 프린팅에 이르기 까지 인쇄 디자인 서체의 모든 영역에서 전설로 남은 독일 출신의 헤르만 자프(Herman Zapf)로 그 시대적 맥락을 발전시켜 온 것입니다. 헤르만 자프의 서체 디자인 작품에 담긴 그리스어 대문자의 기하학적인 구조를 해석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묘사와 드로잉, 그리고 각도기에 의해 창조된 선, 부피, 평면, 직선, 또는 원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석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헤르만 자프의 작품 중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1960년 4개의 언어로 작성된 "유엔 헌장의 서문" 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노벨평화상 상장이 노르웨이 출신의 망누스(Inger Magnus)라는 캘리그라피 작가의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합니다.      
 
 

▲ 망누스(Inger Magnus)손글씨 작품 김대중 전대통령 노벨평화상 상장     © 브레이크뉴스

 

'아름답다'와 '글쓰기'를 의미하는 두 개의 그리스어 단어에서 유래되어온 서양의 캘리그라피는 그 정신성과 회화적인 면에서 동양의 서예 예술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서예 예술은 일반적인 필기의 사용에서 시작되었지만 작업의 시작이 정신성에 바탕을 두어 예술적이고 심미적인 조형을 바탕으로 분명한 법칙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 (좌)오현진 캘리그라프 작품 (우) 이민재 서예 작품     © 브레이크뉴스

 

이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현대에 이르러 동양과 서양에서 문자의 추상적이고 비구상적인 회화를 전개하였던 과정과 다양한 디자인 분야로의 발전은 문자에 담긴 역사와 조형의 의식을 헤아린 점에서 깊은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다음 칼럼은 10. 『문자의 예술혼 서예』 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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