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글(書)과 그림(畵)은 그 바탕이 같다는 정신성을 일깨워온 동양의 서화동원론(書畵同原論)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며 황금비의 가장 대표적인 문자를 예술로 이끌어온 서예(書藝)의 미학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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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서예 예술은 붓이라는 특별한 필기구로 면(面)이라는 공간에 점과 선이 가지는 비례의 미학으로 이루어지는 결정체입니다.
서예는 점과 선(획劃)으로 면(面)에 붓을 대는 과정인 기필(起筆)에서부터 붓을 거슬러 대는 방법인 역입(逆入)이 가지는 의미는 붓끝을 감추어 선(획劃)의 기운을 담기 위한 장봉(藏鋒)과 같은 의미로 서예의 시작은 단순성의 황금비가 아닌 입체적이고 정신적인 비례의 미학으로부터 그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나의 선(획劃)들은 전체의 조형을 위한 비례의 법칙인 필순(筆順)이라는 순서를 따릅니다. 여기에는 선(획,劃)을 그어가며 붓을 누르는 힘의 강약이 필압(筆壓)으로 정리되어 그 속도를 중시하는 필속(筆速)과 만나게 되고 선(획劃)의 굵고 가는 정도를 결정하는 비수(肥瘦)와 선(획劃)의 길이가 결정되는 장단(長短)에서 비로소 시각적인 비례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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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선(획劃)의 강하고 약함을 담는 강약(强弱)과 가볍고 무거움을 분배하는 경중(經重)을 거쳐 선의 예리하고 둔함에 담긴 예둔(銳鈍)으로 정신성의 비례를 더하여 선(확,劃)의 직선과 곡선에 담긴 선율을 조율하는 곡직(曲直)은 점(點)과 선(획,劃)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담당하는 간가(間架) 와 교감하여 점(點),선 (획,劃)의 마무리 과정인 수필(收筆)에 이르고 나서야 한 글자의 서예(書藝)가 빚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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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의 서예(書藝)를 빚어내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비례의 미학에서 서예 예술은 가장 으뜸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 입체파를 창시한 대표 작가인 피카소나 현대 추상회화의 지평을 열었던 추상회화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칸딘스키와 추상표현주의 선구자인 잭슨 폴록과 같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특징을 가지는 세계적 작가들이 깊은 관심을 가졌던 서예(書藝)가 정작 서예 작가들에 의하여 세계무대에 예술적인 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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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라는 문자에 접근하기 어려운 난해함은 그 종주국인 중국과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원형을 간체자(簡體字)로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지만, 문자의 의미가 아닌 예술과 문화라는 관점에서 종주국인 중국마저도 버린 원형을 유일하게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이제 그 주인 되는 가짐으로 서예 예술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인 문화와 예술의 새로운 발전을 향한 모색은 또 다른 기회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을 바탕으로 하는 한글 서예의 창의적인 작업들을 통하여 세계무대에서 문자의 예술혼으로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는 서예의 예술혼이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음 칼럼은 11.『비례의 미술 지도(地圖)』입니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