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비례의 조화로 파악해온 역사가 수학과 음악의 동행이었다면 미술과 수학의 동행은 황금분할과 도형을 통한 비례의 균형에서 파악하는 것이 적합하다 할 것입니다.
모든 물체의 구성을 이루는 위치, 모양, 크기, 빛깔, 무게 등에서 위치와 모양, 크기를 구하는 수학적 방법이 기하학이며 이를 주어진 조건으로 형태화하는 것이 도형입니다. 도형은 주어진 조건을 통하여 무한한 추상적 형태를 추구하지만, 그 형태를 실체화하여 그려내는 그림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이상적인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발전과정이 마침내 과학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도형의 구체적인 발전은 땅이라는 면(面)과 우주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점과 선으로 이루어지는 측량에서 시작되었을 개연성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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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모든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이 가지는 중요성과 농경사회의 가장 근본인 양질의 토지가 존재하는 까닭입니다. 인류사의 대표적인 4대 문명은 중국의 황하 강 중류에서 황하 문명이 발생하였고 중동의 시리아와 이라크를 흐르는 유프라테스 강과 터키와 이라크를 흐르는 티그리스 강 유역에서 메소포타미아문명이 열렸습니다. 아울러 인도 북서부를 흐르는 인더스 강에서 인더스 문명이 발원되었으며 나일 강 유역에서 이집트 문명이 펼쳐졌습니다. 인류사의 대표적인 문명의 발생지가 대체로 강의 하류인 삼각주 또는 그 유역에서 시작되었던 이유는 지형의 형성이 강이나 바다로 흐르는물 내림의 속도가 약해지면서 하천의 곳곳에서 운반해 온 흙들이 모여 이뤄지는 지형으로 그 양편에 자연제방이 이루어지면서 이른바 배후 습지라 불리는 드넓은 땅이 열리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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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지형학의 가장 원천적인 삼각주의 원리입니다. 바로 자연이 제공하는 천혜의 터전을 헤아려 그곳에 주거지를 이루게 되어 모든 문명이 강에서 시작되었던 배경입니다. 그러나 잦은 재해로 인한 강물의 범람은 소유의 분쟁을 가져오게 되고 이에 따른 명확한 측정이 요구되어 지형의 관계를 구하고 그 위치를 정하는 측량술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유로 측량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의 지형에 담긴 거리와 크기 형태를 측정하여 절대적 비례로 그려내는 점에서 가장 구체적인 그림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더욱 지도(地圖)가 측량에서 얻게 되는 구체적 사실을 옮긴 그림이라는 관점에서 측량으로 정립한 과학적인 도형의 발전 과정을 따라 미술사의 변화 과정이 놀라울 만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점도 깊게 헤아려 볼 일입니다.
측량은 지구 표면의 서로 다른 물체의 상대적인 위치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물체 사이의 수평 거리를 측정하여 사실적인 도형을 작성합니다. 현대적 개념으로는 지형상의 한 점 또는 여러 점의 높이와 거리를 X와 Y의 좌표로 결정하여 지도화하는 논리입니다.
고대의 측량법은 매듭을 엮은 밧줄을 이용하여 '3:4:5'로 삼각형을 만들면 정확히 직각이 되는 『피타고라스의 수』와 같은 페그 (peg)와 로프 기하학 (rope geometry)의 원리를 활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측량법으로 고대 수메르에서부터 피라미드를 비롯한 신전 건축 등 불가사의한 모든 건축물을 조성하는 소중한 원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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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량의 변천사를 역사에서 헤아려보면 고대의 재래적 방법에 의한 측량에서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인 탈레스(Thales,BC624?~BC 546?)가 이집트에서 수학과 천문학을 배워 최초의 기하학을 확립하며 제시한 도형에 관한 여러 가지 정리(定理)인원(圓)은 지름에 의해서 2등분 된다,2등변 삼각형의 두 밑각의 크기는 같다‘.두 직선이 교차할 때 그 맞꼭지각의 크기는 같다등으로 정리한 삼각법 원리가 바탕이 되어 엄밀한 측량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이후 그리스의 수학에 큰 변화가 일어나 고대 수학이 측량에서 학문으로 넘어서는 전환점을 갖게 되며 지리학에서의 측지(測地)와 천문학의 측정(測定)이라는 범주에서 천문학과 깊게 교감하여 과학적인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 져 왔습니다.
또한, 동양에서는 후한 시대에 주비산경(周髀算經)의 구고현법에서 삼각형의 원리를 설명하였으며 위나라 수학자 유휘(劉徽 Liú Huī)는 중국 최초의 수학서 구장산술을 주석한 책에서 현대 수학의 무한등비급수와 같은 계산법으로 아르키메데스의 논리보다 정연한 원주율을 계산하였습니다. 나아가 해도산경(海島算經)에서는 직접 측정할 수 없는 섬의 거리와 높이를 계산 하는 방법을 정리하여 멀리 떨어진 물체를 측정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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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 이전 건축물의 발굴 자료에서 정확한 측량술에 대한 흔적이 보고되어 왔으며 기록으로는 삼국유사에 고려 시대 측량사를 의미하는 양전사(量田使)기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어 1441년 세종 시대에 거리를 측정한 기구인 기리고차(記里鼓車)와 여러 계산법들이 영조시대 홍대용의 ‘주해수용(籌解需用)에 전해오고 있습니다. 다음 칼럼은 13. 『측량술이 낳은 과학』 입니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