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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위하여-(14)-투시하는 눈빛 원근법(遠近法)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2/05 [11:26]

자연의 지형과 위상을 절대적인 비례로 그려 가는 문명의 헤아림이라 할 수 있는 측량에서 원근의 법칙은 명확하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이라는 조건에서 원근과 명암에 대한 논리가 가장 근접하였던 측량에서 빛에 대한 연구가 빛의 반사와 스펙트럼에 연관된 연구로 발전한 사실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수학자와 미술가의 끝없는 교감을 통하여 결국 르네상스시대에 과학을 탐구한 화가들에 의해 그 완성이 이루어진 점에서 회화예술에서 과학적 탐구가 가지는 의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원근법(遠近法,Perspective)은 그 자체가 시각적인 상징의 수단으로 회화예술에서 완성된 이론입니다. 회화적인 기법이전에 투시(透視)라는 조형적이고 건축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그 역사의 기원은 감각적 비례라는 시대 상황으로 거슬러 오르게 됩니다.

 

▲ 라파엘 작품과  브루넬리스키 원리     ©브레이크뉴스


원근의 이론은 “시야의 거리감과 시각의 방향성에 의하여 조형이 이루어지며 조형의 위상에서 무한 거리에 있는 점(點)의 투시는 소실점과 같고 시각의 위치에 따라 설정된 위상에 존재한다”. 로 정리되는 법칙으로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기초로 원근법이 성립된 것은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이지만 감각의 비례로부터 발전해온 그 역사의 행로는 오랜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기원전 6세기경 고대 그리스 화가인 폴리그노토스(Polygnotos,BC500?~BC440?)에 의하여 그림자의 미학이라 할 수 있는 원근법의 씨앗이 발아되었습니다. 이후 기원전 5세기 그림자의 화가(陰影畵家,스키어그래피스)로 불린 그리스 화가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BC430?~BC400?)를 거쳐 피렌체의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브루넬레스키(Brunelleschi,F,1377~1446)가 고대 로마 건축물들을 실제로 측량하여 일정한 비례를 찾으려 노력하였던 바탕에서 2차원의 종이 위에 3차원을 표현할 수 있는 투시도법(透視圖法)이 정립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에 잠재적으로 투시 원근법이 사용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화조각의 선구자 기베르티(Ghiberti,Lorenzo,1378~1455)와 그의 영향을 받은 우첼로(Uccello,Paolo,1397~1475)의 체계화된 원근표현법을 거쳐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하여 대기원근법으로 발전합니다. 이는 뉴욕타임스가 천 년 전의 최고의 아이디어로 평가한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큰 변화의 주역인 원근법의 발전사입니다.

 

▲ 동양 삼원법 산수화     ©브레이크뉴스

 

이는 동양의 미술사에서 중국에 이성(李成919~967?)의 평원산수법이 임천고치집(林泉高致集) 저자로 잘 알려진 곽희(郭熙,1020?~1090?)에 의하여 삼원법(三遠法)으로 정리되어 한졸(韓拙)의 육원법(六遠法)으로 발전해간 사실이 서양의 투시 원근에서 대기원근으로 발달해간 사실과 같은 과정으로 문명의 혜안은 동, 서의 구분이 없었음을 살피게 합니다.

 

평면의 공간에 예술가의 심미적 행위로 표현하여 드러나는 그림이 미술이라면 문명이라는 측면에서 그 구성적인 원리로 그려지는 밑그림을 도형이라고 정의합니다. 기본적인 원리로 그려지는 평면도형에서 투시라는 입체적인 도형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이러한 도형이 가지는 각도 또는 크기의 문제가 아닌 도형의 투영과 절단의 반복적인 과정에서도 변함이 없는 원리를 정리한 학문적 정의를 사영기하학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데자르그(Desargue,1591~1661)는 건축가로 일하며 축적된 실용적인 이론을 토대로 기하학연구에 전념하였습니다. 투시도법에서 각 직선 위에 무한원점의 사용과 같은 데자르그의 정리는 사영적(射影的)인 기하학의 체계적인 출발이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정립된『투시화법론,1636』및『원추곡선론1636』파스칼(Pascal,B,1623~ 1662)에 의하여 원뿔곡선 연구의 기본이며 사영기하학에 핵심 중 하나인『파스칼의 정리』를 탄생하게 하였습니다.

       

▲ 사영기하학(projective geometry) 원리     © 브레이크뉴스

 

이와 함께 공간구성의 원리를 그림으로 평면에 옮기려는 노력은 고대 신전 및 성당 건축의 필요에서 탄생된 석공술(石工術)과 축성술(築城術)이 바탕이 되어 오랜 역사를 담아오면서 프랑스 수학자인 몽즈(Monge,G.1746~1818)에 의하여 입체적인 공간을 평면으로 옮겨내는 화법기하학(畵法幾何學)이 생겨났습니다. 이는 건축 및 기계공학의 이론적인 기초를 정리한 의미로 기계공학의 토대가 되었음은 제자 퐁슬레(J.Poncelet,1788~1867)에 의하여 확인되었습니다.

 

퐁슬레는 점과 직선과 평면을 이루는 원소의 집합이 도형이라는 사영기하학의 연구를 통하여 그 이론적인 완성을 이루었고 몽즈의 화법기하학을 바탕으로 기계공학의 학문적인 사야를 열어 수차(水車)와 같은 동력적인 기계개발에 주력하여 현대문명의 견인차인 터빈(turbine)의 이론적 기초인『기계에 이용한 역학,1826』을 발표하였던 것입니다.

 

▲ 퐁슬레 역학 이론에 의하여 제작된 기계     ©브레이크뉴스


이렇듯 문명의 역사를 헤아리면 학문의 독립된 경계가 아닌 접목과 교감을 통한 비례의 정신이 문명의 시야를 열어왔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구의 면을 구하고 우주의 공간을 헤아린 수학의 역사에 담긴 정신은 미술의 화폭(캔버스,canvas)에서 빛났습니다. 황금비율로 함축되는 나눔의 미학은 모든 예술의 바탕이 되어 오늘을 열어왔으며 동과 서를 막론하고 인류사의 기원을 담아온 문화와 예술의 실체에는 이와 같은 오랜 헤아림의 흔적들이 숨결로 남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살펴보면 그 완성적인 시기가 인류의 문예사(文藝史)에서 가장 큰 전환의 시기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Renaissance)시대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다음 칼럼은 (15)『인류사의 등불 르네상스(Renaissance)』입니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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