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학문과 예술의 재생 또는 부흥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르네상스(Renaissance)의 시기의 정의 또는 범주의 문제는 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의 창조와 전개에 의의를 두어 예술과 철학 및 사상에서부터 모든 분야에 진행되어왔던 14세기 후반에서 15세기에 이르는 이탈리아 문화예술사의 흐름이 그 중심입니다. 그러나 프랑스,독일,영국등 유럽의 나라마다 새로운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시기적 의미와 이로 인한 근대 유럽문화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르네상스 시기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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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서나 예술이나 철학 또는 사상이 변화하는 과정은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큰 변화는 일순의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인류사의 흐름입니다.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물결도 200여 년에 이르는 시대의 흐름에서 예술과 철학 그리고 인문사상에서 기술과 과학에 이르는 인류사의 종합적인 의미로 르네상스의 탄생 배경에 대한 시대적인 맥락은 세계사의 중심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르네상스에 대한 대표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이탈리아의 시인 페트라르카(Petrarca,F,1304.~1374)는 고대를 문화절정기로 중세를 인간의 창조 정신이 누락된 암흑시기로 구분하여 문명의 발전과 사회의 개선은 고전학문의 부흥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페트라르카는 몽펠리에 및 볼로냐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여 아비뇽의 교황청에서 근무하며 교황청의 방대한 장서의 탐독을 통하여 인문주의적 시야를 키워 고대의 연구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는 1337년 라틴어로 서사시『아프리카』등 여러 작품을 발표한 이후 1342년경부터 집필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칸초니에레(Canzoniere)는 이탈리아 속어로 된 서정시이자 음악적인 소네트(sonnet)이었습니다. 소네트란 14행의 운율을 중시한 정형시이며 악기의 반주를 따라 읊는 노래로 발전하기도 하였으며 우리나라의 시조의 맥락으로 파악하면 가장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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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트는 단테의 출발에서 페트라르카에 의하여 당시 유럽 전역에 크게 유행하였으며 이러한 요인이 페트라르카에 대한 르네상스의 선구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배경의 하나입니다. 고전의 이상을 토대로 휴머니즘 적인 세계관을 피력하였던 페트라르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는 단테라는 선구의 영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시대적 흐름을 관통한 시인이었음은 분명합니다.
“모든 인간은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일에 헌신할 때에만 비로소 인간다울 수 있다” 라고 주장하였던 피렌체 찬가로 잘 알려진 브루니(L,Bruni,1370~1444)의 정신과 함께 16세기 이탈리아 미술가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1511~1574) 는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을 가미하여 귀중한 사료적 가치로 인정받는『이탈리아 미술가 전기』에서 고대 세계의 몰락 이후 쇠퇴한 미술이 지오토에 의해 부활하였다며 이를재생(rinascita)이라고 표현하였던 사실에서 르네상스라는 등불의 점화과정을 그려보게 합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사상가로 우리가 그의 필명 볼테르(Voltaire)로 부르는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M,Arouet,1694~1778)는 14,15세기의 이탈리아 문예사의 흐름을 학문과 예술의 부활로 평가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사학자 미슐레(Michelet,J,1798~1874)는 그의 역사서인 프랑스사에서 16세기의 유럽을 문화적으로 새로운 시대로 정의하며 미술 또는 한정된 범주의 개념이 아닌 고전 고대 문화 전체의 부흥을 뜻하여 르네상스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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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역사가이자 미술사가였던 부르크하르(Burckhardt,J,1818~1897)는 독일의 사학자 랑케(Ranke,L,1795~1886)의 제자입니다. 랑케는 1824년 객관주의 사관으로 그의 첫 저서인『라틴 및 게르만 제(諸)민족의 역사,1494~1514』를 펴낸 이후 실증적 자료에 근거하여 사실성을 기술하는 객관주의 역사학의 지평을 열어 오늘날 근대역사학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부르크하르트는 역사학에서 이탈리아 미술 연구에 주력하여 미술사가가 되었으며 스위스 바젤대학의 미술사 교수로 재직하면서 1860년『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르네상스라는 역사적 개념의 정리에 대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내용으로 평가받았으며 그 핵심은 서술의 대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가정과 임의적인 해석을 배제한 객관적인 사관의 전개에 있다 할 것입니다.
예술과 철학 및 역사관을 복합적으로 헤아려 정신문화의 가치와 관점에서부터 시대사적 의의를 명확히 정리한 문화사(文化史)의 근대적 출발과 완성은 ‘브르크하르트’로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 칼럼은 16. 『르네상스 를 걷다』 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