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최초의 활판인쇄를 발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G.L.Gutenberg,1398~1468)는 1398년 독일 라인강과 마인강이 합류하는 지점 맞은편 도시 마인츠(Mainz)에서 태어났습니다. 마인츠는 로마 시대부터 상업 도시로 존재하였던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구텐베르크는 금 세공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1408년 독일 헤센주에 있는 엘트빌(Eltville)로 이주하여 1418년 에르푸르트 대학(University of Erfurt)에서 공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독일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도 1501년 이 대학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여기서 구텐베르크와 마틴 루터의 100년 차이가 나는 대학 동문의 이야기 하나 짚어 봅니다. 구텐베르크가 처음 활판인쇄에 성공하고 나서 가장 수익성이 좋았던 인쇄물이 면벌부 인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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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벌부(indulgence)란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면죄부의 바른 명칭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고해성사라는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외면한(성찰)을 통하여 죄를 지은 자신을 스스로 아파하는(통회)후에 사제에게 죄를(고백)하여 죄를 용서받지만, 벌은 기도와 삶의 행동(보속)으로 갚아간다는 성사에서 착안하여 죄가 사면되었음을 증명하는 교황의 증명서와 같은 황당한 증서가 당시에 존재하였습니다. 이는 11세기 남부 프랑스에서 교황청 재정이 어려워지자 헌금의 수단으로 처음 면죄부를 발행하여 212대 교황 식스토 4세(1414~1484)는 지옥에 있는 자도 면벌부가 유효하다고 선포하여 면벌부 발행이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이때 면벌부를 필경사가 제작하게 되면 증서마다 달라져서 진짜와 가짜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는 구텐베르크의 인쇄물 면벌부가 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증서의 발행에 따른 문제가 제기되면서 특히 1517년 성베드로대성당을 건립 당시 마틴 루터가 면벌부 발행의 폐단을 지적하는 ‘95개 조 의견서’를 발표하면서 종교개혁의 첫 단추가 끼워졌던 것입니다. 대학 동문 선후배 간의 묘한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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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는 대학 졸업 이후 프랑스 동북부 독일 국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로 이주하여 1440년경 까지 거주하였습니다. 스트라스부르는 라인강과 론(Rhône)강 그리고 마른강(Marne)을 흐르는 물이 합류하는 지형을 가진 해로를 따라 육상교통과 만나게 되는 거점 도시로 예로부터 주요한 도시입니다.
BC 15년 로마 시대에 아르겐토라툼이라는 군 병영지로 출발하여 455년 훈족의 침략으로 도시가 온통 파괴되었으며 그 후 큰길로 가는 뜻을 가진 스트라테부르굼에서 오늘날 스트라스부르가 된 것입니다. 구텐베르크가 스트라스부르에 이주하여 어떤 일을 하였는지는 명확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지만, 결혼과 이혼신청의 법원 기록 등 이 도시의 연관성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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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환경조건을 가진 와인의 도시 콜마르와 인접한 알자스평원과 맞닿은 곳입니다. 작은 프랑스라는 의미의 쁘띠 프랑스(Petite France)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도시로 옛 모습이 잘 보존된 시가지가 있습니다. 시내 복판을 흐르는 수로를 따라 멀리 나일강에서부터 상품을 실은 배들이 시내까지 들어올 수 있는 특별한 지형으로 예부터 매우 상업이 발달한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이 지역을 배경으로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1840~1897)가 1873년 발표한 감동적인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가 바로 이곳입니다. 마지막 수업에서의 시대 배경은 이곳 알자스와 로렌을 두고 독일과 프랑스가 프로이센-프랑스전쟁(1870~1871)을 벌였던 때입니다. 이 전쟁은 독일의 철혈재상으로 잘 알려진 비스마르크가 통일 독일을 추구한 야심으로 이에 맞선 프랑스 나폴레옹 3세와 일어난 전쟁입니다.
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이 지역 알자스 소년이 모국어를 빼앗긴 슬픈 마음을 담은 1인칭 소설이 주는 감동만큼 아름다운 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구텐베르크는 서양 최초의 활판인쇄 발명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구상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텐베르크가 서양 최초의 활판인쇄를 발명하게 된 계기가 역사에서 이루어진 사실을 이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칼럼은 (39)『 역사에서 길을 찾은 구텐베르크』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