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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서 組織的 政策的 접근을’

<사이버 양극화 포럼> 박희경 기자, ‘자살로 내모는 사회’

박희경 기자 | 기사입력 2006/10/17 [10:04]

 
 
노무현 대통령이 1월 18일 올해 국정운영 방향의 구상과 계획을 밝힌 신년특별 연설에서 메인 화두는 우리 한국 사회를 전반에 두루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에 초점 맞추어졌습니다.

물론 양극화 심화가 한국만의 특수 상황은 아니라고는 하나,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총괄적 모색과 광범위한 타개책이 적극 개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브레이크뉴스에서는 본보 칼럼니스트를 위시 外部 필진까지 총망라하여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양극화의 현실성을 심층 투시할 지면을 긴급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책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건만 실제 지방의 열악성과 낙후성은 괄목할 호전 현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런 흐름들을 엄격 정밀 조망하면서 양극화의 현실과 진단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할 사이버 포럼에 讀者 諸賢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 백척간두 폭풍전야 ‘자살폭증’

▲ 박희경 기자 
한 개인의 자살은 가족을 비롯 멀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정신적 충격과 혼돈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국가 사회적으로 큰 경제적 손실을 입힌다. 또한 자살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할 윤리와 도덕 규범에 지대한 훼손을 가져옴은 물론 삶의 가치를 과소평가 또는 무의미하게 전락시켜 사회통합의 저해 원인으로 민감하게 작용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4년 9월 10일 세계 ‘자살방지의 날’을 맞아 “매년 1천만 명에서 2천만 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 대책 마련을 다각도로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who는 자살이 교통사고와 각종 재난 및 질병에 이어 13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사인에 속한다며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자살 방지에 사활적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다면 오는 2020년에는 매년 자살자가 1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충격적 실상과 그 사례들을 적나라하게 예시했다.

최근 우리 한국에서도 부동의 1위였던 교통사고 사망보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어 삶과 작별을 고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하루하루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목매는 취업 재수생, 카드빚에 시달리는 직장인, 성적을 비관한 수험생들, 뇌물을 받았거나 명예가 크게 손상됐다고 생각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사지(死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질주 상태 고령화로  노인인구 자살률이 30%에 육박하고, 20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우리 사회의 생존조건이 척박해지고 생명경시풍조가 만연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9월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 원인 통계결과'는 자살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05년 전체 사망자 24만5천511명 중 자살에 의한 사망이 1만2천47명으로 6만5천479명의 암, 3만1천297명의 뇌혈관질환, 1만9천288명의 심장질환에 이어 아찔하게도 4위에 랭크됐다. 지난 95년 사망 순위 9위였던 자살 인구가 10년 만에 5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 한국에서 지난해 자살은 사망원인 4위이다. 
2005년 우리나라 자살인구는 인구 10만 명에 26.1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고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3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이에 덧붙여 자살 미수에 그친 사람들이 5~25배에 해당한다는 통계를 볼 때 우리 국민들이 자살 또는 자살 기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심적, 물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처럼, 비정상적 자살인구의 폭증은 우리 사회에 어떤 적색경고를 울리고 있는 것일까. 이에 본 글에서는 전 세계에서도 왜 유독 한국이 가파른 자살 급증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가에 심층적 분석과 진단을 내릴 것이다.

자살이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절대 그렇질 않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힘겹게 수반하게 할뿐 아니라 자살을 부추기는 부정적 간접 여파 역시 엄청난 재앙이라 할 수 있기에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이 큰  효과를 거든 것처럼, 이제 ‘자살 줄이기 캠페인’에 적극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 멈추질 않는 ‘도미노 행렬’

자살의 원인과 배경을 한 마디로 딱 잘라 단정 지을 수 없다. 저마다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배경을 소유하고 있어서이다. 그러나 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 강자와 일류만이 중심축이 되는 사회환경에서 개인의 삶은 벅차기만 하다.  결국 낙오자 신세에서 최종 불합리한 선택이 바로 자살이다.
전통적 가치관이 사라지고 이혼, 별거 등으로 가족관계가 해체되면서 생존방어 체계가 극도로 축소됐다. 과거에는 가족  친구  동료가 든든한 조력자였는데 현재로선 그 안전망이 행방불명 되어 실종 신고를 내리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설이자 현실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지식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사회 시스템은 더욱 고도화 되면서 한국 사회는 냉정하고 혹독한 경쟁체제하에 강자와 일류만이 중심축이 되는 사회 환경으로 급선회하게 되었다.

이런 급변의 사회 체제 속에서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지면서 개인주의 심화, 물질주의 만연 풍조에 개개인들은 자력으로 타개할 수 없는 상황에 매우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이러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분 상승을 위해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 거기서 오는 절망감, 실망감, 자괴감, 무능력, 명예손상 등이 삶을 포기하도록 스스로를 옥죄는 것이다.

이와 연관해 다음의 엄연한 현실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근래까지만 해도 가정과 직장생활과 관련하여 중장년층의 자살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노인의 자살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제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을 상실하고 가족해체에 따른 고립감 호소에 무반응인 사회에 싸늘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2003년 한 해 목숨을 끊은 65세 이상 노인이 2천760명으로, 10만 명당 71명꼴이었다. 이 수치는 10만 명당 10명대인 미국이나 호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자살률이 높은 일본의 10만 명당 32명의 비해서도 2배 이상이나 높은 수치다.

자살의 다양한 원인과 시각에도 불구하고 설득력 있는 답변들은 한결같이 경제적 요인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경제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좌절과 분노, 포기에 따른 최종 선택적 귀결이라 할 때, 사회안전망 확보에 정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려야 할 것인지를 재차 절박하게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 자살급증 ‘획기적 특단을’

자살은 자살 시도자의 치료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손실뿐 아니라, 자살로 인하여 사망하는 사람들의 노동력 손실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까지 유발한다. 또한 자살 당사자의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에게까지 이러한 어려움이 연쇄 파급된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 자살  관련 사회 경제적 손실은 무려 5조원에 이른다.
1년에 자살 기도 인구는 30만 명에 이른다. 중소도시 1곳의 인구 전체가 자살을 기도한다고 보면 된다. 한 사람의 사망에 직접 피해권에 드는 사람은 평균 6명 선이다. 다시 말해 매년 1만2천 명이 죽으면 7만여 명이 심한 죄책감과 우울감 등 후유증을 겪으며 정상적 가정생활과 사회활동에 지대한 역반응을 초래하게 된다.

국립서울병원과 이화여대가 지난 9월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자살의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자살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은 연간 3조856억 원, 자살을 유발하는 우울증의 사회  경제적 비용은 연간 2조153억 원으로 추산 집계했다. 자살과 우울증으로 무려 5조원의 손실을 우리 사회가 떠맡게 된 셈이다.

자살의 문제가 우리사회의 통합을 침몰시키는 절체절명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자살에 대한 국가적 대응전략이 부재한 것은 너무 어이가 없는 일이다.
국가 차원의 관련법이나 기구가 없다는 게 우리 자살예방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전문가 양성도 여전히 뒷전이고 대학에 관련학과도 설치돼 있지 않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여 조직적이고 효율적 자살예방 정책을 세워 나가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 사회도 자살을 개인의 정신병리 문제라는 인식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사회적 현상임을 직시해야 한다.

▲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국 노인의 가파른 자살율은 사회 안정망 확보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배우자 유무별, 직업별, 가족 유형 등으로 종합 분석한 뒤 단행본 분량으로 제작하여 일반에 공개한다. 어찌되었건 일본의 노인 자살률은 우리나라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정부는 더 이상 자살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할 여유가 없는 처지에 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자살 예방정책을 수립하는데 전문적 지원을 하고 정책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고강도, 조직화된 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

가족, 사회, 나아가 국가적 차원의 공공성 문제로 접근하여 미연의 조처는 물론 자살로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피해자들에게 보다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2005년 9월 30일 ‘자살예방 대책 5개년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2010년까지 자살률을 18.2명 선까지 낮추고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과 시민교육을 통해 자살 예방에 대한 인식을 높여 나갈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저소득층 노인들의 우울증 무료 상담 및 치료 등 노인자살 예방 프로그램만이라도 즉각 시행돼야 한다.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시기인 청소년들은 부모의 파경이나 가정불화,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매우 극단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살의 원인이 대체적으로 정형화 된 중ㆍ장년층과 달리 가정문제, 학업 부적응, 학교폭력, 왕따 등  학교와 가정생활에서 파생된 각양각색의 원인들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삶’ 가치의 재회복과 함께  절망과 우울의 흑구름을 걷어내면서 희망과 낙관의 복된 소식 구축에 모두가 전력투구해야 한다. 


이제 개인과 정부는 물론 교육계와 시민과 사회단체가 중지를 모아 ‘자살 예방 네트워크’ 구축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자살 고위험자 조기 발견을 통해 자살 경로를 미연에 차단해 나가는 한편, 자살의 체계적 연구와 예방전문가의 육성사업을 시급 현안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아동과 청소년, 중년층과 노인 등 생애 주기별 자살예방대책, 우울증 예방, 다매체를 이용한 자살 예방 홍보체계 구축, 자살 위험자와 시도자 발견 치료 및 사후관리, 자살감시체계 구축, 자살예방 연구지원 등 분업화된 전문 영역 등을 포괄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삶’ 가치의 재회복과 함께 생명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캠페인 역시 다각도로 전개돼야 한다. 절망과 우울의 흑구름을 걷어내면서 희망과 낙관의 복된 소식 구축에 모두가 전력투구해야 한다. 지체할 여유가 없다.

 
▽ 박희경 프로필

내일신문 기자
브레이크뉴스 기자
現 브레이크뉴스 경북-대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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