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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석방! "8.15 특별사면 촉구, 20일차 촛불집회"

YS때 10여일 만에 석방했고, 노태우는 재판하던 사람들까지 석방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08/06 [17:46]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대통령은 8.15 특사 결단하라!’

 

지난 8월5일 청와대 앞길 개방 후 최초로 열린 촛불집회에서 ‘8.15 특사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양심수 가족들의 모임이 있었다. 

 

▲ 정진우 목사는 “그 엄혹했던 박정희 유신 시절에도 수시로 양심수들을 풀어주는 관행이 있었다. 그래서 종교, 시민, 사회 양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구명위원회를 만들면 몇 분이라도 의례적으로 석방시키고 했다. 그것이 광복절이고, 석가탄신일이고 우리의 경험이었다. 국민의 80% 이상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8.15를 그냥 지나가지는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앞줄 가운데 정진우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이날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주말 오후 5시 광화문광장에는 촛불집회에 모였던 연인원 1700만 촛불시민보다는 적은 비록 200여 명의 시민들이 청와대 순례에 함께 하기 위해 모였지만 그 열정은 폭염주의보의 열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펼치는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은 이날로 20일째를 맞았다. 양심수 가족을 비롯한 민가협 어머니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각계의 시민들과 청년들이 이날 순례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방송차를 선두로 하여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대통령은 8.15 특사 결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개 차로를 점령하며 질서정연하게 행진했다.

 

19시경 청와대 100m 앞에서 촛불이 하나둘 불이 켜졌다. 청와대 앞길 개방 후 촛불집회가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양심수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 촛불 ’동행문화제‘는 촛불 사회자로 알려진 윤희숙(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사무국장)씨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사전행사로는 국정원 댓글 여론 조작을 꼬집으며 양심수 전원 석방을 주장하는 청년들의 퍼포먼스가 무대에 올랐다. 문화제의 모두발언은 정진우 목사(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 NCCK 인권센터 소장)가 열었다. 

 

박정희 유신 시절에도 수시로 양심수들을 풀어주는 관행이 있었다.

 

정진우 목사는 “2017년 올해 광복절은 지난 71번 맞았던 그 광복절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을 일삼았던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출범시키고 맞는 첫번째 광복절이기 때문입니다. 서른 세 분의 양심수들을 감옥에 놔두고 그날을 맞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고 자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인사들이 양심수의 경험을 가졌던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그 엄혹했던 박정희 유신 시절에도 수시로 양심수들을 풀어주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종교, 시민, 사회 양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구명위원회를 만들면 몇 분이라도 의례적으로 석방시키고 했습니다. 그것이 광복절이고, 석가탄신일이고 우리의 경험이었습니다. 국민의 80% 이상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8.15를 그냥 지나가지는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 시간 정도면 넉넉히 옥석을 가릴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삼일이면 넉넉하지 않습니까? 삼일 후에는 광복절을 일주일 앞에 놓은 그 날에는 양심수들이 모두 석방되고, 올해 광복절은 이 땅의 모든 민중들이 해방의 기쁨, 광복의 기쁨, 석방의 기쁨을 맞자는 청와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15 그날 진정한 광복절, 촛불혁명의 광복절을 뜻 깊은 광복절로 함께 맞이하자”고 역설했다.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양심수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촛불 동행' 문화제 도중, 정지영 씨(양심수 김홍열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님 역시 양심수였고, 지금 청와대에 있는 분들이 양심수였다.

 

민가협 어머니를 대표하여 이영 운영위원은 “저희 아이가 여름에 교도소생활을 했거든요. 그 때 면회를 갔더니 얼굴이 너무 핼쓱히 빠졌더라구요. 어디 아프냐고 물으니 ‘아프진 않았는데 너무 더우니까 밥맛이 떨어졌다’고 해요.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속상해서 울었습니다. 오늘 너무 더우니까 그 날이 생각나요. 이 더운 날, 양심수들이 0.75평에 갇혀있는 걸 생각할 때 가슴이 아파다”고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 됐습니까?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서, 1년을 앞당겨서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만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역시 양심수였고, 지금 청와대에 있는 분들이 양심수였을 겁니다. 옛날에. 그런 분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데도 815 특별사면이 없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 운영위원은 “김영삼 대통령 때는 더 빠른, 열 며칠 만에 석방했고 노태우는 재판을 하던 사람들까지 석방을 시켰습니다. 근데 문재인 대통령님이 사면이 없다고 하니 너무 실망스러워요. 국민들이 대통령께 드린 특별 사면권을 행사하셔서 모든 양심수를 815 안에 석방시키기 바랍니다.”고 촉구했다.

 

YS때, 십여일 만에 석방했고, 노태우는 재판을 하던 사람들까지 석방!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나서 가석방된 세월호 구속 노동자도 마이크를 잡았다.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다가 2년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양심수 강광철씨(49, 비정규노동자)는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던 날 가석방되었다.

 

양심수 강광철씨는 "저는 원래 1심에서 집행유예로 나왔습니다. 2015년에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았는데 선고일을 얼마 앞두고 민중총궐기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박근혜가 국무회의에서 그 유명한 복면 시위 테러리스트 발언으로 공안 분위기가 연출되어 그 며칠 뒤 선고에서 2년 실형으로 법정구속이 되었습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으러 갔다가 갑자기 법정구속되니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너무 황당했습니다. 그리고 감옥 안에서 촛불항쟁을 보았습니다. 마침내 3월 30일 감옥문이 열려 여러분의 힘으로 제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익환 목사님이 열사들의 이름을 부르시던 그 연설이 87년 이한열 열사 추모제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며칠 전에 문 목사님은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시지 못했다면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노태우 6.29 항복 선언이 있고 딱 열흘 만에 감옥문이 열린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익환 목사님의 뜻을 잇겠다고 평소에 이야기했습니다. 10일이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대통령에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였다. 양심수 가족을 대표하여 안소희씨(파주시의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구속자 이영춘의 아내)가 낭독했다. 

 

안소희씨는 "양심수 이영춘의 아내 안소희입니다. 저는 파주에서 주민들이 뽑아주신 시의원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대규모 댓글부대로 대선에 개입했다던 의혹이 한참이던 2013년 8월 그 무시무시한 내란음모사건을 국정원이 터뜨렸습니다. 새벽 6시, 국정원이 느닷없이 들이닥친 그 날 이후 우리 가족은 쑥대밭이 되었다.“고 소개하며 "국정원은 남편과 저를 내란범으로 낙인찍었습니다. 남편은 내란범이니 제가 남편의 말과 생각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남편의 생각에 반대하는지 두가지 선택지를 저에게 강요했습니다. 한 사람의 인간도, 아내도 아닌 채 그들의 편견 속에서 저의 인권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되고 저는 내란범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금기와 배제의 대상으로 살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양심수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촛불 동행’ 문화제 순서로, 안소희 씨(양심수 이영춘의 아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사진, 양심수 석방추진위 제공)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그는 "저를 비롯한 구속자 아내들은 긴 시간 동안 침묵으로 억눌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도 존엄도 무너지고 병까지 얻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 사회가 수없이 멍들게 한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자신의 일처럼 양심수를 도우며 손을 잡아주신 국민들과 민가협 어머님,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우리를 망가뜨렸지만 피해를 받은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붙잡고 함께 살자'며 손을 내밀어 주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님. 정권교체가 되던 날부터 지금까지 8.15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소희씨는 "대통령님. 정권교체가 되던 날부터 지금까지 오직 8.15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심수 석방은 대통령의 헌법적 권리이며 촛불의 힘으로 열린 문재인 정부에서 오늘이라도 당장 결심하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어둠 속 민주주의의 빛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들에게 이제 그만 자유를 안겨주십시오. 감옥 문을 열어 양심수들을 끌어안아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 날 문화제에는 예술인들도 함께 했다. 가야금 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 가수 정민아씨는 "오늘 이 자리에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골랐다"며 '울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선사했다. 노래패 노래마을 출신인 가수 손병휘씨는 "90년대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부터 무대에 섰다"며 "20년도 더 지나서, 그것도 청와대 앞에 와서 양심수 석방을 노래해야 하는 현실이 기막히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외친 구호는 '양심수는 죄가 없다! 815에 석방하라!'였다. 양심수 석방 행사 참가자들이 청와대 앞 도로에 촛불로 '석방' 글씨를 만드는 상징의식으로 이날 문화제는 마무리됐다. hpf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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