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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9조원, 현대판 '노예무역' 충격실태!

[세계는 지금] 인신매매, 마약·무기 다음 큰 암시장‥노예 1인당 순수익만 1만달러 이상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11/07 [18:53]
▲1998년 브라질의 금광 노예들 사진 ©sebastiao salgado 

 
국제 '노예무역' 충격 실태‥인신매매, 마약·무기 다음 큰 암시장

최근 몇 년 사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잇달아 적발되면서, 현대판 노예무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인신매매는 마약과 무기 매매에 이어 가장 많은 자금이 오가는 불법적 거래로, 매년 60만에서 80만명 정도의 사람(남·녀, 어린이 포함)이 국제적으로 '유통'되며, 시장규모는 연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국제사회 특히 미국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핵심점인 역할을 해야하는 나라들 대부분이 이 문제에 무관심하고, 제재조치를 받아야할 나라중 상당수가 미국의 국익에 중요한 나라들이라는 점이 문제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노예 1인당 순수익만 1만달러 이상‥거래 증가 추세
 
▲"인신매매는 현대판 노예제도입니다"  플로리다자유협력에서 배포한 포스터. 이 단체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지원하는 곳으로 미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2006년 11/12월호에는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에단 캡스타인 교수가 기고한 '신 국제 노예무역'(the new global slave trade)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 캡스타인 교수는 "사람들은 '노예제도'를 19세기 이전에 이미 사라진 일로 생각하지만, 불행히도 이는 사실과 다르다. 노예제도와 국제 노예무역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의 사람이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1세기 현재 노예들은 전세계적으로 1천2백만명에 달하고 노예무역 시장은 연간 1백억달러(약 9조4천4백60억원)에 달한다. 노예생활을 하는 사람의 80%가 여성이고 50%는 18세 미만이다.
 
이들은 127개국에서 인신매매 되며, 137개국에서 착취당하는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출신이 대부분이며, 그중에서도 알바니아, 벨로루시, 중국, 루마니아, 러시아, 태국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예들이 가장 많이 팔려 가는 곳은 아시아, 서유럽, 북미, 중동 순으로, 전체의 43%가 성(性)노예로, 대부분 성매매에 투입되며, 32%는 보수도 없이 하인, 가정부, 건설 노동자, 낙타 경주 기수(중동지역)로 활용된다.
 
▲'현대판 노예제도'란 제목의 홍보 동영상 캡쳐사진.

유엔(un)에 따르면 노예 1명의 평균 가격은 1만2천5백달러 수준으로, 남북전쟁 전 미국에서 거래되던 흑인노예보다도 싼 것이다.
 
이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수송비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라는데, 가짜 서류작업 등 제반 경비를 빼도 1인당 1만달러 가량이 떨어진다.
 
국제정치의 문제 함축
 
캡스타인 교수는 "노예무역은 수많은 국제적 상거래 품목 중에 끼어든 예외적인 얼룩이라기보다 오히려 국제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정치적, 기술적, 경제적 압력과 동일한 힘의 결과물이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구조로는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 그리고 노예제 금지와 관련한 법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는 너무 많은 이득을 안겨주는 반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캡스타인 교수는 지적했다.
 
국제적 인신매매 업자들은 "다른 나라로 가서 합법적인 직업을 얻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함으로써,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인 후 현지에 도착하면 막대한 이자의 빚을 지게 하는 방식으로 강제노역에 투입시킨다.
 
"외국서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피해자 속이고
감당 안 되는 고이자 부채 떠안기는 수법 사용

 

캡스타인 교수는 "현재의 전형적인 노예제도는 '폭력'과 '빈곤'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여성과 어린이들을 노예상태로 몰아넣고 있다"며, "하지만 산업화된 국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충분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로, 최선의 해결책은 선진국가들의 손에 쥐어져있으며, 각 국가의 지도자들이 이를 사용하려는 용기를 갖고 있다면, 세계 노예무역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캡스타인 교수는 주장했다.
 
캡스타인 교수는 특히 "노예제도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주체의 자발적인 동참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강제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서구사회가 이러한 악습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 국제개발협력처(usaid) 관계자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인신매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는 것으로, 이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이슈중 하나"라며, "부자 나라들의 성매매와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막대한 수요가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인신매매와의 싸움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제개발협력처가 올해 3월 발표한 인신매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이래로 미국은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각 나라의 상황에 적합한 맞춤 프로그램을 가지고 반 인신매매 활동을 지원해왔다.
 
2005년에 미국은 반 인신매매 활동에 213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 자금은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피해자들이 사회에 재정착 및 새로운 직업을 얻도록 할 수 있도록 돕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보고서는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뉴올리언즈에서는 '2006 인신매매 내셔널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행사에 참석한 알베르토 곤잘레스 미 법무부 장관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10개의 태스크포스를 위해 8백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예제도 근원적 근절 어려움
 
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노예의 수요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공급을 억제해야 한다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수요측면에서 네덜란드는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방식으로, 스웨덴은 성매매를 범죄화하는 정반대 해법으로 수요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양쪽다 효과는 별로 없어서 네덜란드는 노예 성매매가 합법 성매매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7능해졌고, 스웨덴은 성매매가 지하경제화 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저성장국들의 경제가 발전하면 노예를 팔 필요가 없어질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러한 기대는 오일머니로 돈방석에 앉은 중동 국가들에서 어린 낙타 기수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아동 인신매매가 늘어나면서 깨어졌다.
 
이와 관련 캡스타인 박사는 수요공급을 건드리는 방식보다 "노예 무역을 방조하는 국가에 망신을 주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국가의 명성과 위신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예 수출국의 상당수가 '테러와의 전쟁'에 필요한 동맹국(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이거나 '월드 파워'들(중국·러시아·인도)인 탓에 '직언'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캡스타인 박사는 지적했다.
kt@breaknews.com
[시사주간지: 사건의 내막]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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