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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휴대폰왕국 붕괴 위기①

상반기 한국 휴대폰 업계 최악 실적 충격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8/29 [09:17]
세계 속에 한국을 자랑스럽게 하던 휴대전화 산업이 불안하다. 국내외 언론과 시장조사기관들은 잇달아 경고음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이른바 빅3는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중소업체의 마지막 자존심이던 vk도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빅3 업체들은 지금의 상황이 위기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불필요한 위기의식을 조장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증권업계나 시장조사기관들은 현재의 위기가 구조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본지는 현재 국내 휴대폰 업계가 맞닥뜨린 상황이 정말 '위기'가 맞는지, 위기가 맞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며 과연 해결책은 없는지 앞으로 3회에 걸쳐 분석 보도할 예정이다.
 
- 기획연재 : 휴대폰왕국 붕괴 위기 -

1. 상반기 휴대폰 최악 실적 충격
2. 외국업체의 반격과 메가트렌드
3. vk 부도사태로 본 진단&대안

 
삼성·lg, 미 소비자 신뢰도 최하위 기록
sa “삼성·lg에 남겨진 기회 별로 없다”

▲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발표한 울트라 에디션 시리즈. 미국 소비자들은 삼성 휴대폰을 갖고 싶은 브랜드 두번째로 꼽았지만 동시에 가장 믿지 않는 브랜드로 지목했다.
미국의 it관련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가 지난 8월 15일 발표한 미국 휴대전화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인 삼성이 소비자 의식조사 중 신뢰도 부문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포레스터 발표를 인용한 미국 최대 전국지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이동통신 업체인 스프린트(sprint)와 함께 유일하게 신뢰지수 'd-'를 받았으며, lg전자도 'c-'로 삼성전자에 이어 단말기 브랜드 부문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조사를 진행한 포레스터의 찰스 고빈은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통신업체에게 더 박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물론 메이저브랜드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지만) 삼성과 lg가 신뢰도 부문 최저 점수를 받은 것이다.

포레스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pda브랜드로만 알려진 팜(palm)이 5점 만점에 4.3(b+)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모토롤라 4.2(b), 노키아 4.1(c)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은 4.0에 'd-'로 최하점을 받았고, lg는 같은 4.0점에 'c-'로 삼성의 뒤를 이었다.
 
삼성·lg, 세계 시장에서 유일한 역성장?!!
국내업체들, 세계 메가트렌드 놓쳤나?
gsm 시장 최대 '붐' 속수무책 지켜봐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이하 sa)가 지난 7월 21일 발표한 2006년도 2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동향에서는 메이저 5개 브랜드(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lg, 소니에릭슨) 중에서 삼성과 lg만이 전분기 대비 감소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세계 휴대전화 운송량을 토대로 분석한 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년 동기대비 운송량은 5대 브랜드가 모두 증가한 반면 전분기 대비의 경우 나머지 3개 브랜드는 물론, '기타' 부문까지 증가한 가운데 삼성과 lg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2분기 1억8천7백20만대, 올 1분기 2억2천5백70만대였던 휴대전화 단말기 운송량이 올 2분기에 2억3천5백30만대를 기록해,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에서는 업계 선두인 노키아가 33.3%로 전년 2분기 대비 0.8% 증가한 1분기와 동일한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올 상반기 레이저(razr)폰으로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던 모토로라가 22.1%를 기록했다.

모토로라의 시잠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18.1%는 물론 올 1분기 20.4%에 비해서도 엄청나게 증가한 것으로, 그동안 점차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혀 들어오던 삼성(11.2%)을 두 배 차이로 벌려놓은 것이기도 하다.

업계 3위인 삼성은 지난해 2분기 13.0%를 기록하던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11.1%로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추세를 가는가 하더니, 올 2분기에는 1분기 점유율 12.8%보다 1.6%나 떨어진 11.2%에 그쳐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 2위와 격차 2배 넘게 벌어지고
lg,  소니에릭슨에 4위 자리 뺏기고

 
sa 보고서는 특히 2분기 성적은 삼성과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이 1999년 이래로 가장 많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는 삼성이 gsm방식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붐을 계속 놓쳐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a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분석을 맡고 있는 닐 모스톤 연구원은 최근 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이 신흥시장의 휴대폰 붐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gsm제품군의 포트폴리오가 모토로라와 노키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삼성이 소비자 만족도 1위를 계속 지켜가고 있다고 한다... 
모스톤 연구원은 상반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던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폰이나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니에릭슨의 '모바일 워크맨'처럼 선진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블록버스터 모델이 삼성전자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삼성과 모토로라의 격차가 두 배로 벌어졌다는 것만큼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있는데, 바로 세계시장 4위를 달리던 lg가 소니에릭슨에 결국 역전을 당하고 만 것이다.

지난 2001년 일본의 국민기업 소니와 스웨덴의 에릭슨이 합병해 설립한 소니에릭슨은 지난해 4분기에 6.6%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lg와 동률을 기록한 이후 다시 점유율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0.8% 증가한 6.7%를 기록하면서 마침내 4위 자리를 차지했다.

모스톤 연구원은 lg전자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신흥시장을 공략할 gsm 상품군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lg전자의 경우는 서유럽에서 몇 명의 사업자들과만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등 상품유통채널이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스톤 연구원은 삼성과 lg가 특히 gsm 시장에서 일어난 초슬림폰과 스마트폰(다기능 휴대전화)의 붐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등 메가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실패했다며, 새로운 메가트렌드의 진원지가 될 gsm 시장의 흐름을 더 이상 놓쳐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한투증권 "한국 휴대폰 구조적 위기"
 
한국 휴대폰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은 이보다 몇 개월 앞선 지난 5월에도 이미 제기된 것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이 5월 24일자 산업보고서에서 한국 휴대폰 산업이 물량정체와 이익 급감의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 보고서는 저가 휴대폰 수요 증가로 해당 제품을 보유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출하량이 정체되고 이익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 휴대폰 산업은 구조적 위기로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한투는 "06년 세계 휴대폰 시장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저가폰 수요 확대와 유럽과 북미 시장의 카메라폰 대체수요 발생에 힘입어 당초 전망(전년비 10% 성장)을 크게 웃도는 9억6천대(전년디 19.3% 성장)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투는 "저가폰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는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물량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량정체와 이익 감소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저가폰 라인업이 없는 삼성은 처음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투는 ⑴베이스밴드칩 미확보, ⑵저가폰 라인업 부족 ⑶낮은 외주 비중 ⑷과대한 개발비 부담 ⑸취약한 부품구매력 등 구조적 문제점이 동시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휴대폰 산업이 현재 직면한 문제점은 일시적인 성장통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가·기술선도 전략 그대로 간다"
저가 라인업 추가 계획 없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략을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시장의 트렌드가 개발도상국 등 초기 시장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프리미엄'을 기본으로 한 지금의 정책 방향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히트제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엔트리부문(초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이라는 컨셉을 유지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2분기 영업 이익률 9.7%에서 환율영향을 배제하면 실제 12%를 넘어서는 것으로, 금액으로는 1조원에 가까운 세계최고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 어떤 휴대폰 업체보다 뛰어난 내부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은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한 '울트라 에디션'을 통해 전세계에서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삼성 휴대폰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울트라에디션(the ultra edition)'은 삼성전자 휴대폰의 첨단 기술과 디자인 철학이 결합해 탄생한 차세대 프리미엄 휴대폰 라인업의 명칭으로, '울트라에디션6.9(바형)', '9.9(폴더형)', '12.9(슬라이드형)' 3종이 지난 5월 해외에서 공개된 바 있으며 최근 국내 공급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제 1차 '울트라 에디션' 제품 3종을 발표한 바 있는데 폴더, 바, 슬라이드형 디자인 휴대폰 중 세계 최박형 슬림 트리오는 초박형이면서도 슬림폰에서 구현하기 힘들었던 최첨단 기능을 모두 담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2분기 휴대폰 부문에서 전분기대비 9% 하락한 2천6백30만대를 팔면서, 전분기대비 8% 하락한 4조4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면에서는 통신사업 전체에서 전분기 대비 12.8%, 전년대비 23.6% 하락한 4천1백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4일 세계 최정상급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와 공동으로 디자인한 프리미엄 패션 휴대폰 '베르수스'를 공개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 내막]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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