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다. 백성은 물에 비유한다. 천심인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뒤엎기도 한다. 국민을 이기는 지도자는 없다. 손학규 대표는 절치부심하여 어렵게 바른미래당 대표에 컴백했다. 그의 정치적 결단으로 20대 국회가 끝나갈 무렵 그 어느 시점에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까? 만약 21대 총선 전에 손학규 발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외된 합리적, 개혁적 성향의 진보세력과 자유한국당의 합리적, 개혁적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노선일 것이다.
브레이크뉴스는 당 대표가 되어 빠르게 당내 통합을 주도하여 안정화 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21일 국회 본관 215호실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대 기득권 양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운신의 폭이 비교적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국민만을 보고 걸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손 대표의 정국전반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 손학규 대표는 " 이제 대한민국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고 합의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며, " 합의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사회 개혁이 수월해진다. 그 필요조건이 개헌과 선거제 개혁 즉, '제7공화국'이다"고 설파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손 대표님을 제외하면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 모두가 바른정당 출신이다. 당내 통합을 부르짖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에는 국민의당 출신인 김관영 원내대표, 김수민 청년위원장, 권은희 정책위의장도 계십니다. 현재는 황금비율의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당대표로 선출될 때 어느 한 쪽의 지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국민의당 출신 분들과 바른정당 출신 분들을 두루 만나 뵈었고, 함께 모임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당시 제 선거캠프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분들이 함께 모여 제 선거운동을 해주셨습니다. 바른미래당의 통합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간절한 의지가 저를 당대표로 선출해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대표 후보로서의 출발부터 계파와 정파를 떠나 인사를 등용하니, 당에 마음이 떠났던 분들도 다시 돌아오고 계십니다. “손학규가 됐으니 그래도 한 번 지켜보자”라고 말씀들 하십니다. 대화와 협치를 통해 민주적으로 당을 이끌어 나간다면, 당내 통합은 더욱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자독식 양당제 폐해, 민주당을 찍은 1표와
바른미래당을 찍은 1표의 가치가 2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 지역주의 정치체제 산물인 승자독식의 소위 갑질 양당체제인 선거제도 개혁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하셨다. 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고 개혁의 성공을 위해 특별한 복안은 있는지요?
▶ 승자독식 양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함께 우리 정치사의 비극만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승자독식 양당제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승자독식 양당제로 인해 거대 양당은 당리당략만을 위한 권력다툼에 혈안이 되어 민생정치를 외면했습니다. 대통령 갑질, 청와대 갑질, 여당 갑질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위한, 미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분노와 혐오만이 가득한 ‘갑질 정치’가 되었습니다.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선거제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현 선거제도는 민심의 왜곡이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민주당이 50.92%의 정당득표율로 총 110석 중 102석, 92.73%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11.48%의 정당득표율에도 0.9%인 1석밖에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을 찍은 1표와 바른미래당을 찍은 1표의 가치가 2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이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특활비 폐지도 우리당의 주도적 헌신으로 이루어 진 것처럼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적극적으로 거대 양당을 설득하고 압박하여 진정한 민생과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민심 그대로 선거제 개혁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승자독식 양당제를 극복해야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정치가 가능합니다. 바른미래당도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민주평화당·정의당과 협의해서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싣겠습니다.
![]() ▲ 손 대표는 "승자독식 양당제를 극복해야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정치가 가능하다"며, "바른미래당도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민주평화당·정의당과 협의해서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싣겠다"고 강조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 경기고 3학년 때 한일협정 반대시위,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시절 삼성 사카린밀수사건 규탄시위로 무기정학, 수도권 빈민선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운동 간사 등 노동운동으로 늘 힘없는 약자의 권익을 위해 노동운동을 지속하다 징역도 살았다. 태생적으로 보수정당과는 생리가 맞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정계에 입문했는지요?
▶ 어려서 서슬 퍼런 군부독재의 탄압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였습니다.
투쟁으로 점철된 삶을 살던 중 “이제는 머리를 채워야 겠다”고 생각하여 영국의 ‘크리스천 에이드’라는 단체의 도움으로 영국 유학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정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제가 영국 유학을 다녀와서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시기, 1993년의 일입니다. 당시 광명시 지역구 국회의원이셨던 故 윤항렬 의원께서 갑자기 작고하셔서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민자당으로부터 정치에 입문해볼 생각이 없느냐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어려서부터의 경험을 토대로 “국민들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민자당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로서 군정을 종식하고 독재군부의 잔재인 하나회를 해체하는 등 국가개혁을 위한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정치적 신념은 정계 입문 당시도, 지금도 같습니다. 저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한 국가 개혁에 제 일생을 바쳤습니다.
- 대통령 인기에 영합한 민주당과 반성은커녕 여전히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자유한국당을 한국정치의 큰 곰 두 마리로 비유했다. 이 두 수구적 거대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바른미래당의 운신의 폭은 제한적일 것 같다.
▶ 큰 곰 두 마리는 지금도 대한민국이 바른 미래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경제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데도 의원 129명 중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의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경제가 침체기인데 여당의 내분이 없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닙니까.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촛불혁명이 심판한 당사자입니다. 이에 대한 어떠한 반성과 사과 없이 지난 16일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보수정권 9년 간 실패한 경제 정책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실업수당을 받는 국민은 부끄러워 해야한다’는 막말은 덤입니다.
관성처럼 끝없이 계속되는 거대 양당제, 이제는 끝을 내야 대한민국 정치가 바뀝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거대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 수 30명의 제3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회 특활비의 경우에서 제3당의 가능성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바른미래당이 앞장서서 양당을 압박하고 설득하여 결국 국회 특활비 폐지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반전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기득권 양당에 의해 개혁이 지지부진한 사안에 대해 제3당으로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충분히 알아주시리라 생각합니다.
![]() ▲ 손 대표는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선거제 개혁 논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평화당·정의당 등과 힘을 합쳐 거대 양당을 설득하고 압박하겠다"며, "선거제 개혁을 완료한 후 권력구조 개혁을 포함한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중도통합정당 추구
- 보수정당(민주자유당, 한나라당)과 진보정당(민주당, 통합민주당)을 오가며 정치활동을 해왔다. 이번에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정당의 당대표가 되었는데 향후 진로를 설명해 주시죠.
▶ 바른미래당은 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라고 만들어주신 당입니다. 영남과 호남,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중도통합정당입니다. 이념과 지역 대립을 뛰어넘어 통합과 개혁의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분들이 함께하는 정당입니다.
저는 바른미래당의 당대표직을 수락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뜻대로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종식시키겠다고 당원 동지 여러분께 약속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헌과 선거제 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완수해야 합니다. 개헌과 선거제 개혁은 모두 정당과 국회의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긴 설득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그중 시급한 선거제 개혁 문제부터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거제 개혁은 내년 초 선거구 획정 전 논의가 마무리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선거제 개혁 논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평화당·정의당 등과 힘을 합쳐 거대 양당을 설득하고 압박하겠습니다. 선거제 개혁을 완료한 후 권력구조 개혁을 포함한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좌와 우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문제해결 중시하는 중도실용과 중도개혁 꿈꿔
- 해외에선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길을 통하여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 집권한 사례는 있지만 한국 정치사에 이철승씨를 비롯한 중도를 표방한 사람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
▶ 그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중도의 개념은 좌와 우의 중간이라는 기계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 정치는 좌와 우의 이분법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한 이분법으로 인해 희생자가 얼마나 많이 발생했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중도의 개념은, 좌와 우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문제의 해결을 우선하는 중도실용과 중도개혁의 개념입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념에 매몰된 기성 정치체제에 대한 반감은 이미 전 세계적인 경향입니다.
그러한 시각에서 중도를 본다면 3당합당을 결단하여 문민정부 집권의 기반을 마련한 YS, DJP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한 DJ 등 두 전 대통령분들께서도 모두 이념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도의 결단을 내리셨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승자독식 양당제가 공고한 한국 정치에서 좌와 우의 이분법이 계속된다면 정치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싸우기에만 바빠 국가를 개혁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중도개혁정당의 모습, 바른미래당이 보여드리겠습니다.
- 7. 18대 대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정치권과 사회적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4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의 만덕산 토굴에 칩거한 후 하산, 국민의당에 입당해 대선경선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그 결정에 후회는 없는지요?(지지자들은 그 결정에 많은 아쉬움이 교차한다)
▶ 저는 2010년 8월 15일 춘천을 떠나며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복지와 소득 분배 뿐 아니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도 함께 이루어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노동자, 농어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2012년에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은 단지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노는 시간을 늘리고 일자리 나누기나 하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생산을 늘리고 성장과 분배를 같이 이룩해서 여유가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떻습니까?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6년이 지났어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저는 그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 양당이 권력다툼에만 열을 올리다보니 국가개혁은 뒷전으로 미뤄지고 있습니다. 개혁과 혁신이 불가능합니다.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할 생각이 없습니다. 제3당만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것이고, 대선 경선후보로 출마하여 정정당당하게 승부했습니다. 이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 전남 강진의 만덕산 토굴을 하산할 때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이끌며 제7공화국을 주창했다. 여전히 유효한지요?
▶ 이제 대한민국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고 합의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합의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사회 개혁이 수월해집니다. 실제 연구결과로도 입증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부조리와 불합리를 치워내고, 국민 다수가 합의할 수 있는 개혁을 진행해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 모두가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개헌과 선거제 개혁입니다. 바로 “제7공화국”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거대 양당은 기득권을 빼앗기게 될까 두려워 개헌과 선거제 개혁에 관심이 없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양당은 담합하여 전국 기초의원 선거에서 3·4인 선거구를 없애고 1·2인 선거구를 대폭 늘렸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가 극복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국가 개혁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저 손학규와 바른미래당은 합의제 민주주의가 꽃피는 나라, “제7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손학규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중도의 개념은, 좌와 우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문제의 해결을 우선하는 중도실용과 중도개혁의 개념이다”며, “승자독식 양당제가 공고한 한국 정치에서 좌와 우의 이분법이 계속된다면 정치가 발전할 수 없기에 YS, DJ가 3당합당과 DJP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처럼 중도개혁정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 인터뷰를 마치며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정치 또한 그렇다. 손학규 대표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필자가 손 대표와의 첫 만남은 전남 강진 만덕산 자락에서 칩거하고 있을 때였다. 무작정 찾아나선 그 당시는 메이저 언론사나 야당 원내대표가 찾아가도 만나주지 않던 시절이었다.
쉽게 찾을 것으로 생각했던 백련사 뒤 어딘가에 있을 토굴을 찾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만남은 예기치 않게 쉽게 이루어졌다. 그 몇 개월 전 손학규 대표에 관한 “DJ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벤치마킹하라”는 칼럼을 썼었다. DJ와 드골의 공통점은 정계 은퇴선언 후 이를 번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하여 대통령이 된 점이다.
강진만이 내려다 보이고 풍광이 수려한 그곳에서 손 대표님과 마주 앉았다. 차담이나 하자며 손수 차를 끓여 내놓으시는 동안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시도했다. 혼자 찾아 갔기에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어 손 대표의 부인 이윤영 여사께서 직접 사진을 찍어 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강진만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노심초사하던 그 시절의 손 대표와 지금의 바른미래당 당 대표와의 간극은 넓어 보인다. 두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의 틈바구니에서 바른미래당의 정치적 좌표는 향후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위장 평화 쇼”라는 프레임으로 집권 여당을 세차게 공격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보수야당의 “위장 평화 쇼”라는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고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철퇴를 가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통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당 대표들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형식과 절차였다.
대한민국은 엄연히 대통령제하에서 삼권분립이 이뤄진 나라이다. 대통령이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과 정당 대표들을 왜 들러리를 세우려고 하는가란 시각과 절차와 의전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8천만 민족의 명운이 걸린 이 중차대한 시점에 3차 남북정상회담에 거국적으로 임하자는 청와대 시각과 충돌했다.
국제정치학에서 하위체제는 상위체제에 종속된다. 늘 한반도 문제는 강대국들의 국익에 놀아났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고 외세의 힘의 논리가 지배했다. 북핵문제 또한 그렇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북한은 변모해가고 있다.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가 다르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도 핵병진 노선에서 핵을 포기하고 중국과 베트남의 노선을 가고자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하려고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과 북녘동포들을 향하여 핵을 포기하고 핵없는 한반도, 전쟁이 없는 한반도에서 8천만 겨레가 함께 살아가자고 연설할 것을 꿈엔들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시대정신은 ‘민생’일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경제이다. 하지만 시대정신은 거대한 해일처럼 한반도에서 전 세계로 퍼져가는 ‘평화’의 메시지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다.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와 남북경협을 통하여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유럽을 향해 달리는 담대하고도 위대한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보수야당은 과거의 프레임으로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정치를 풀어가는 문법은 더 이상 어렵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은 정치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정보 독점시대는 끝났다. 종이시대의 언론 권력도 종언을 고해가고 있다. 정치권 그 누구도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치인은 생존하기 어렵다.
손학규 대표는 절치부심하여 어렵게 바른미래당 대표에 컴백했다. 그의 구상대로 거대 기득권 양당제를 타파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합리적 중도개혁 정당이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할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크다.
또한 그의 정치적 결단으로 20대 국회가 끝나갈 무렵 그 어느 시점에 손학규 발 정계개편이 이뤄질까? 손 대표가 부르짖은 정치개혁의 발판이 마련되어 제7공화국이 건설될지 궁금하다. hpf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