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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고 한다. 2차대전 때는 적국이었던 일본에 중국의 위협에 맞서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방위계획대강'의 개정을 미국이 지지한단다. 결국 동아시아 지역에 군사적 긴장이 오는가? 도대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미국과 한중일 역사를 보면 답이 나온다.
미국이 동아시아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1848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의 여러 주들을 강제 합병하면서 태평양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후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일본을 개항시켰고, 1856년 영국,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2차 아편전쟁에서 청나라를 반식민화했고, 1871년 강화도 내침으로 조선의 개항을 실현시키려 했지만, 영, 프, 러와 달리 미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토확장 야욕은 없었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고, 1895년 동아시아의 전통적 맹주였던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조선에서의 종주권을 무력화시키고, 대만과 펑후열도를 식민지로 만들고, 만주 요동반도의 이권을 확보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의 지배적인 질서로 부상했다. 이 시기에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조계무역에 만족했고, 일본에 대해서는 러일전쟁에서 장기전을 치르기가 어려웠던 일본의 편에서 평화회담의 중재자로 나섰고, 대한제국에 대해서는 카쓰라테프트 밀약을 통해 일본의 지배를 인정했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적극적인 개입을 하게 되고, 마침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종전 후 승전국 미국은 일본과 한국에 대해 각각 7년과 3년의 군정을 실시하면서 지배권을 강화했다. 한편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중국 국민당은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대만으로 폐퇴하여 중국 본토에는 공산정권이 들어서고, 북한에도 소련의 지도 하에 공산정권이 들어섰다. 미국의 영향권으로 일본과 한국이, 소련의 영향권으로 중국과 북한이 들어가면서 동아시아는 전후에 도래한 미소 냉전질서의 축소판이 되었다.
![]() ▲ 김정기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2018년 오늘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은 미일동맹, 한미동맹 체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북핵의 공포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종전 후 미국은 일본을 3류 농업국가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지만 국공내전 승리로 중국에 공산당 정권이 들어서자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일본을 선택했다. 맥아더도 7년간 군정통치를 하면서 일본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노력을 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후방 보급기지 역할을 하면서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물론 흑선으로 일본을 개방시킨 부모로서 최소한의 애정도 있었을 거다.
어쨌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군사적으로 한국이 일본과 협력하기를 바라지만, 양국관계가 녹록치 않다.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면서 온갖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독일이 했던 것처럼 진정성 있는 회개와 반성을 통해 신뢰를 획득하는 노력을 해야만 역사적 화해를 통한 단합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미국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마음도 착잡하기만 하다.
*필자/ 김정기 석좌교수
* 법학박사
* 제8대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
* 숭실사이버대학교 초대 총장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특임교수
* 한남대학교 경제학부 예우교수
* 법무법인 대륙아주 중국총괄 미국변호사
*저서 :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 외 2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