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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앞 '갈색거탑'…팔자도 주인 닮나?

대우맨 '자부심'에서 'IMF 상징'까지‥대우센터빌딩 흥망성쇠 따라잡기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07/04/26 [19:11]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며 지구촌을 누비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분신처럼 여기던 남대문 대우센터빌딩이 또다시 새 주인을 맞을 운명에 처했다.   ©브레이크뉴스

기업주가 망하면 빌딩의 운명도 주인처럼 기구해지는 걸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며 지구촌을 누비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분신처럼 여기던 남대문 대우센터빌딩이 또다시 새 주인을 맞을 운명에 처했다. imf 직격탄을 맞고 대우그룹이 몰락한 이후 10여 년 동안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게 생긴 것이다. 한때 한국경제의 압축성장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대우맨'들의 자부심으로 통하던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이 곡절 많은 건물로 전락한 이유는 대체 뭘까. 1976년 청년 실업가 김우중과 함께 하려하게 데뷔한 대우센터빌딩 30여 년의 흥망성쇠를 따라가봤다.

70년대 김우중 전 회장과 함께 화려한 데뷔…대우 몰락 그후 빌딩운명 파란만장
한때 대한민국 상징이자 대우맨 자부심…imf 이후 10여년간 주인 4번째 바뀔판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 지하 2층, 지상 23층. 연면적 4만1백평. 대지면적 3천2백평. 장부가격 2천3백91억원. 하지만 이 거대한 '갈색 거탑'에는 숫자로만 말할 수 없는 뭔가 특별한 게 있었다. 서울역 바로 앞에 우뚝 솟아 있어 80~90년대에는 한국경제 압축성장의 상징으로 통했고, 가장 먼저 불이 켜지고 가장 늦게 꺼지는 건물로 부지런한 '대우맨'들의 자부심과도 같은 역할을 했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상징을 간직하고 있는 대우센터빌딩이 사연 많은 건물이 되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30여 년간 달고 있던 'daewoo' ci를 떼고 간판을 금호아시아나의 상징인 빨간색 ‘날개’로 바꿔 단 지 넉달 만에 새 주인을 맞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대우센터빌딩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이 모두 모여 일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는 소망으로 1977년 6월에 준공한 대우그룹의 첫 번째 건물. 그런 만큼 대우맨들에게는 사옥 이상의 상징성을 띠고 있었다. 대우센터빌딩은 대우그룹 세계경영의 본산으로 통했고, 세계로 뛰는 대우맨들에게는 전초기지와도 같은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집무실도 바로 이 건물 25층에 30여 년간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대우센터빌딩의 본래 용도는 ‘교통관리공단’이었다. 서울역 앞 사창가를 허물고 대한민국의 교통을 집약하고 총괄한다는 야심찬 플랜 아래 박정희 정권이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이 건물이 애초의 설립 목적과는 다르게 1975년 김 전 회장에게 불하되었고, 청년 실업가의 화려한 야망과 함께 대우센터빌딩이 탄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은 전국 각지의 상경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서울의 상징 건물로 떠올랐고, 대우그룹도 건물처럼 승승장구하면서 대한민국 상징 그룹으로 급속히 성장한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면서 이 건물의 '얄궂은 운명'도 시작된다.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따라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대우센터빌딩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손으로 넘어갔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다시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28일에는 대우센터빌딩 건물에 붙어 있던 트레이드 마크였던 ‘daewoo’ ci가 내려지고 금호아시아나의 상징인 빨간색 ‘날개’로 간판이 바뀌기에 이른다.

daewoo→캠코→금호아시아나…다음은 국민은행?
'서울의 심장부' 대우센터빌딩 매각 소식에 설 분분
1년만에 수천억 챙기고 되파는 아시아나 장삿속 눈총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브레이크뉴스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넘어가면서, 대우센터빌딩의 주인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바뀌었다. 김 전 회장의 집무실로 사용되던 25층도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차지가 됐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최근 대우센터빌딩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은행이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대우빌딩에 또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센터빌딩 인수자로는 이미 매입의사를 밝힌 국민은행이 유력하며, 매각대금은 8000억~1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4월12일 "당초 내년 말 그룹 제2사옥 완공 시점에 맞춰 대우빌딩 매각을 검토했지만 국민은행과 외국계 투자회사 등 적절한 원매자가 나와 매각키로 방침을 바꿨다"며 "대우빌딩을 보유하는 것보다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게 대우건설에 더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에 따라 jp모건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공개입찰 과정을 거쳐 이르면 8월 말께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빌딩 매각 이유로 △비(非)핵심 자산 매각으로 핵심사업 역량 집중 △대우건설 이익 소각 등 자본금 축소 재원 마련 등을 들었다.

대우센터빌딩 인수에 적극적인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본점 이전 후보지로 대우빌딩을 보고 있다"며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 사옥 매각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면 공개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우센터빌딩의 실제 자산가치는 얼마나 될까.

금감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센터빌딩 장부가격은 2천3백91억(토지 포함)이다. 그러나 대우센터빌딩이 서울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고, 최근 이 일대 건물 값이 치솟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최소 5000억원, 많으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센터빌딩 매각에 성공할 경우 가만히 앉아서 수천억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아닌게아니라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센터빌딩을 인수한 지 넉달 만에 다시 팔려는 것은 효용가치를 앞세운 지나친 장삿속 아니냐는 눈총도 있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 인수 당시 건물 장부가가 2천7백7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금호아시아나는 1년도 채 안돼 수천억원의 매매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쪽은 "건물을 매각한 자금으로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인수 부담을 만회하려 한다는 일부 시장의 우려가 있으나,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등 전적으로 대우건설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enfree@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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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 2007/04/26 [23:15] 수정 | 삭제
  • 미국이 대우가 세계 제조업을 다 먹는다고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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