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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추적/ 늪에 빠진 한화 군자지구 개발

한화·시흥시 수상한 계약? 경기도 종합감사 파문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3/31 [10:11]
최근 ‘안양 초등생 살해 사건’의 사체 유기장소로 세간의 눈길이 쏠려있는 시흥시 정왕동 '군자매립지’에 지자체와 개발업체 간의 이해할 수 없는 계약으로 인해 이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는 3월 초 시흥시가 한화건설과 맺은 군자매립지 매매계약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시흥시에 한화와의 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관련 공무원 4명을 중징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합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군자매립지는 한화(옛 한국화약)가 총포화약 성능시험장으로 사용하다가 2005년 폐쇄됐으며, 그 뒤 개발예정지로 분류되어왔다.
 
시흥시 측은 ‘감사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있으면서도 경기도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지 2주일이 지나도록 이의신청 등 향후 대응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
 
<사건의내막>은 경기도와 시흥시, 한화, 지역 시민단체, 지역 언론 등을 통해 군자매립지 논란 관련 정보를 입수, 경기도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이 무엇이고,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는지 입체적으로 짚어보았다.
 
경기도 “담당자 중징계 및 한화와 계약 변경 실시해라”
한화 “적법하게 진행”·시의회는 경기도 지적 ‘의도’ 의심
 
난감한 시흥시 “가능한 계약 유지…소송 벌어질 수도”
 
시민단체 ‘군자매립지 개발사업’ 특혜 의혹 제기
“한화에 택지 20만평 주고 세금은 시흥시가 부담”
 
‘군자매립지 개발 의혹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3월19일 시흥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흥시가 한화와 체결한 군자매립지 매매계약으로 총 524억7800여만원의 예산 낭비 및 세수누락을 가져오게 됐다며, 계약 원천무효화와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군자매립지 매매계약 원천 무효화 △전문가로 구성된 군자매립지 실무위원회 다시 구성 △한화건설에 보낸 재협의 요구서 공개 △군자매립지 계약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처벌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선포하는 한편 8개 항의 공개질의서도 발표했다.
 
대책위 기자회견에 앞서 시흥환경운동연합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시흥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18일 긴급 제안을 통해 군자매립지 개발 관련 제반 사안에 대해 시민들의 연서로 시정정책토론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계약 다시 체결해라"
 
경기도는 3월3일 ‘「군자매립지 매매계약」관련 시흥시 종합감사 결과'를 시흥시에 통보, 한화와 맺은 토지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한편,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담당공무원 4명에 대한 중징계 및 기타 3명에 대한 훈계처분을 지시했다.
 
경기도 감사 결과의 핵심 골자는 “2006년 6월 시흥시가 한화건설로부터 시흥시 정왕동 군자매립지를 매입하면서 아파트용지 66만여㎡를 한화건설에 우선공급하기로 약정한 것은 도시개발법과 토지보상법 등에 위배되는 것으로,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경기도는 특히 토지매매계약이 체결된 2006년 당시에는 사업추진의 기본전제가 되는 ‘2020 시흥시 도시기본계획'이 승인되기도 전이라며, 도지사가 2007년 11월 승인한 '도시기본계획'에도 군자지구의 인구계획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계별 개발계획이 2011년에나 조정될 예정인 가운데 도가 정한 군자지구 개발의 기본 방향은 주거기능 면적을 최소화하는 것이어서, 수자원공사의 시화mtv 사업(2016년 준공) 추진여부 및 건교부와의 협의결과에 따라 ‘아파트용지'의 공급 여부 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흥시가 한화건설과 체결한 계약에서는 군자매립지 매매에 대한 잔금 5184억원에 대한 원리금 지급기한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 6개월 뒤인 2008년 12월로 정해놓고 있어 시흥시는 2016년까지 지연손해금 1764억원을 한화에 지급해야하는 처지다.
 
그뿐이 아니다. 군자매립지 소유권이 시흥시로 등기이전(2006.9.22) 된 이듬해인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한화로부터 받을 수 있었지만 받지 못하게 된 종합부동산세 및 토지분 재산세 최소 3480억여원(2007년 부과액×10)의 세수손실을 안게 됐다고 경기도는 지적했다.
 
경기도는 시흥시가 성급하게 계약을 체결한 후 토지소유권을 이전한 것은 한화에 대해 “국세 등을 면제해 주기 위해”라고 적시하고, 아파트용지를 우선공급하지 못하는 책임이 시흥시장 잘못으로 확정되는 경우 계약금 700억원도 되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잔금원리금의 지급기한을 ‘2020 시흥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인구배분 계획이 건교부와 협의된 시점으로 변경하고, 계약이 해지될 경우 계약금 700억원과 국세·지방세를 부과 징수하는 한편 계약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을 시흥시에 요청했다.
 
한화 “적법하게 진행됐다”
 
한화 관계자는 1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의 신청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다만 경기도 감사결과나 시민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군자매립지에 대한 매매계약은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에 근거해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가 지적한 ‘도시개발법' 등 “법률 제도의 취지를 볼 때” 토지의 원 소유자가 개발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공공기관인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토지의 전부를 양도한 경우, 그 반대급부로써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법률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화 측의 주장.
 
한화는 수도권 소재 대규모 토지인 131만 평을 협상 당시 공시지가의 71% 수준인 5600억원에 계약하면서 계약금 700억원만 수령하고, 시흥시 재정을 고려해 잔금 4900억은 향후 2년 6개월 뒤(최장 3년 6개월) 잔금에 해당하는 감정가격의 아파트용지로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고, 잔금가격이 20만평에 미달 시 추가로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한화 측은 이러한 계약이 자신들로서는 수용키 어려운 가격과 조건이었으나 민간의 대규모 직접개발에 대한 특혜시비를 없애는 동시에, 공익사업을 통한 시흥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계약 상호간에 이해관계를 고려한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소유권의 경우 시흥시 입장에서는 상승하는 토지가격으로 인한 향후 있을 수 있는 계약이행 차질을 사전에 막고자 했고, 한화로서도 개발완료 시점이 정해지지 않고 직접개발을 못하는 상황에서 보유 부담만 되는 측면을 고려, 협의를 통해 이전하게 됐다고 한화 측은 밝혔다.
 
난처한 시흥시
 
경기도가 통보한 감사결과에 대해 3월20일 현재 시흥시 공보책임자가 언론에 밝히고 있는 공식입장은 ‘노코멘트'였다. 하지만 18일 있었던 시흥시의회 보고내용을 보면 시흥시가 안고 있는 고민이 엿보인다.
 
군자매립지 개발 관련 논란에 대해 추적보도하고 있는 인터넷 <시흥시민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8일 시의회보고에서 시흥시 관계자는 계약조건이나 내용이 변경되더라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흥시 관계자는 시 고문변호사의 법률자문과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아 이 문제를 처리할 예정이지만,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경기도 감사내용과 일치할 경우 시와 한화 사이에 소송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시흥시민뉴스>에 따르면 이날 보고에서 시흥시 의원들은 경기도의 감사지적에서 일부 인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경기도의 감사 지적 '의도'에 대해서는 불순한 부분이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던졌고, 향후 도지사 항의방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시흥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토지매매계약서에 행정절차, 감사, 민원 등 계약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할 경우 계약 이전의 상태로 '환원'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감사에서 지적된 것처럼 계약금 7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할 우려는 없다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상급기관의 처분에 대해 시 차원에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공시지가의 70% 수준에 계약한 점을 보면 당시 일을 처리했던 담당자들이 '소신'을 갖고 일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계약 당시 시흥시 공무원 내부서도 논란
정경유착 의혹…국민의 공복으로서 통탄
 
김혜남 전 소장 “가만히 있어도 개발이익 27% 들어오고 연간 100억 이상, 10년이면 수 천억 세수증대를 얻을 수 있음에도 굳이 매입하려는 의도가 뭔지 도저히 납득 안 돼”
 
시흥시와 한화 사이에 체결된 의문의 토지매매계약을 전후로 시흥시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는 물론 시흥시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논란이 분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 차량사업소에 근무하다 2007년 퇴직한 김혜남 전 시흥시차량등록사업소장은 시흥시가 한화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2개월 전인 2006년 4월 발간한 저서 <역사 속 시흥을 깨우다>에서 군자매립지 사업에 대해 강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책에서 김 전소장은 “현 시점에서 매입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의문시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시흥시가 추진 중인 목감·장현·장곡지구 개발과 인근의 1400만 평 송도신도시 개발(시흥시 10배)에 따른 군자지구의 가치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전 소장은 특히 “송도개발용지 매입비용이 (평당) 25만원인 반면 우리시의 군자매립지 매입비용은 45만원이나 한다”며, “한화건설은 금년부터 개발부담금 30퍼센트 부담과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실정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전 소장은 “시흥시는 가만히 앉아있어도 개발이익이 27퍼센트 굴러 들어오게 되어있고 연간 100억 이상의 세수가, 10년 개발기간이면 수천억 세수증대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매입하려는 의도가 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개발능력 부재, 공무원 능력 한계, 개발연계의 한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정경유착 의혹의 부담을 안아가며 군자매립지의 매입을 강행하려는 시흥시에 대해 국민의 공복인 한 사람으로서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소장은 “위의 사례 외에도 부당성이 많다고 생각되나 이하 생략하고 책 발간 일정에 이만 줄이고 군자매립지 매입이 관철되지 않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의 발간의미가 더욱 커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로 관련 글을 마쳤다.
 
한편 김 전 소장은 지난해 퇴임 며칠 전 시흥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퇴임인사에서도 중국 고사를 인용하면서 “양신(좋은 신하)이 되는데는 한 가지 원칙이면 족하다. 위로 군주를 편하게 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행복하게 한다는 믿음 말이다. 그러려면 훌륭한 군주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주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이끌어야 한다”고 쓴 소리를 남겼다.
 



 
시흥시장 연쇄 비리 사건?
민선 시장 4명 모두 사법심판 불명예
 
이연수 시흥시장 군자매립지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중
퇴임직전 한화와 계약 체결한 정 전시장도 재임중 '직무정지'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해 12월12일 각종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수뢰)로 이연수 시흥시장(한나라당)을 구속 기소했다.
 
이 시장은 군자매립지 내 아웃렛 건축 관련 5000만원, 납골당 사용승인과 관련한 인·허가 협조 부탁으로 시흥시 모 사찰 주지로부터 5000만원 등 총 1억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 시장 본인은 '빌린 돈'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검찰은 이연수 시장이 아웃렛 사업을 추진한 황아무개(56·도주) 등에게 5000만원을 받은 다음날 해당 업체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하고 기반시설조성비를 시가 지불하는 등의 특혜를 주는 양해각서를 몰래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번 구속에 앞서 지난해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선거법위반 혐의로 받은 8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은 바 있고, 이와는 별도의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올해 1월25일 무죄판결을 받은 후 검찰의 항소로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시장 구속으로 시흥시는 역대 민선시장 4명이 모두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대기록(?)을 남기게 됐는데, 민선 1기 정언양 시장은 임기를 마친 뒤 재임 중 수뢰가 드러나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고 2기 백청수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에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3기 시장으로서, 퇴임 직전 한화 측과 군자매립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정종흔 전 시장의 경우 대규모 그린벨트 훼손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벌금 3000만원과 추징금 302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정 전 시장은 특히 이 사건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20만원을 선고받아 2심 선고 전까지 5개월 동안 직무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한편 이연수 시장에 대한 1심 공판은 현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형사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4월23일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연수 시장을 구속한 검찰은 이 시장과 함께 이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 등 7명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해외로 달아난 임호상 비서실장 등 3명을 기소중지했다.
 
검찰이 밝힌 이들의 수뢰액은 총 8억원으로, 검찰은 “압수한 이연수 시장의 선거활동비 내역을 보면 7억원을 빌린 것으로 되어 있다”며 “측근들에게 시 산하 특정 보직을 주기 어렵게 되자 선거비 변제를 위해 비리를 묵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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