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게 있어. 제대로 된 것 맞아? 여론이 뭐 이리 죽 끓듯 하노. 어디까지 믿어야 하노.”
2일, 각 언론사마다 경쟁적으로 쏟아낸 총선 여론조사 본 후보캠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 언로사발 여론조사에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막상 결과를 보고나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고민만 깊어진다.
이렇듯 최근 실시되는 각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지역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져있다. 이런식의 여론조사를 할 바에는 차라리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판이다. 민심의 척도를 제대로 읽어내 올바로 전달해야 할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그러나 최근 들어 특정후보 띄워주기, 특정 정당 편들어주기‘라는 오명을 안으면서 점점 권력 속에 숨어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구설수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각 후보캠프는 물론 국민들 스스로도 이제는 한두 군데의 여론만을 가지고 판단을 하기보다는 여러 개의 조사 결과를 모두 합산, 평균을 근거로 나름대로 분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과 해당 언론사를 믿을 수 없다는 유권자들의 최후 방어선인 셈이다.
지역에서는 화약고로 불리는 대구 달서 갑과 을, 그리고 서구의 여론조사가 최대의 논란이되고 있다. 원래 여론조사는 몇 시에, 어느 층을 상대로, 몇 명의 샘플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들쭉날쭉한다. 연령대와 성별, 직업적인 이유 등으로 응답하는 이들이 확연히 갈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메이저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같은 시각, 비슷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라 하더라도 후보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결과가 180도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결과가 단순히 오차 범위 내에서만 다르다면 이해가 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최근 이들 지역을 상대로 실시된 여론조사결과는 시민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경험이 있는 a씨는 “조사는 누가 어떻게 의뢰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조작은 언제든 어떻게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번 총선에서 몇몇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보면 어떤 장난이 있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있다. 여론조사 말그대로 참고용이지 절대 믿을 만한 것은 못된다"고 고백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을 가지고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보도를 예를 들어 살펴보면 이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 , 이렇게 다르다
지난달 22일 sbs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 실시한 대구 서구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당시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강재섭 대표는 43.6%, 홍사덕 후보는 24.8%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강 대표가 막 사퇴하고 난 후, 전혀 정치권에 얼굴을 보이지 않던 경북대 출신 이종현 교수가 후보가 되자마자 지역의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종현 31.1%, 홍사덕 38.4%라는 이해 못할 결과가 나왔다. 출마한 지 하루만에, 그것도 정치 문턱을 처음 밟은 사람이 30%가 넘었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상식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각 언론사마다 그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 선거전략용으로 사용, 유권자들조차도 이 같은 조사 내용을 신뢰할 수 없도록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28일 ytn이 한국리서치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앞전의 결과는 물론, 뒤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이전까지 12~7%내외로 우위를 지키고 있던 홍사덕 후보는 단번에 2.4%가 뒤지는,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지지도가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희한한 것은 그 뒤 어느 언론사에서도 홍 후보가 이만큼의 격차로 뒤지는 일은 없었다는 점이다. 이종현 후보가 출마하고 나서 열심히 추격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반응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같은 보도가 있은 이후 여론은 오히려 홍 후보가 더 큰 수치로 앞서나갔다. 29일 대구일보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16.4%를 이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고, 31일 매일신문과 안동m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역시 홍 후보가 5.4% 우위를 지켰다. 더욱이 같은날 sbs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오히려 그 폭이 11.9%로 늘어났다.
그런데 같은 날 한 시간 터울을 갖고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홍사덕 후보가 0.4%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간 동안 12.3%의 지지층이 이탈한 것이다. 여론조사가 정말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은 이후 바로 밝혀졌다. 이날 sbs와 조선일보, 그리고 kbs말고도 이 지역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곳은 대구mbc( 에이스리서치)가 또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kbs 조사와 같은 시각에 이뤄졌음에도, 이 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이종현 후보를 5.5% 또 앞섰다. 대략 18%가 같은 시각에 움직인 것이다.
이 같은 여론은 그 뒤에도 쭉 이어졌다. 바로 뒷날인 이달 1일 mbc는 이종현 후보가 홍사덕 후보를 0.4% 앞선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그리고 같은 날 지역의 매일신문은 홍사덕 후보가 이종현 후보를 또 5.4% 앞선다는 결과를 보도한다. 그리고 4월 2일, 이같은 현상은 또다시 발생했다. 중앙일보가 ytn과 공동으로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은 이종현 후보의 0.4% 리드, 그리고 같은 날 지역의 영남일보와 tbc, 그리고 ytn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는 홍사덕 후보의 1.4% 우위였다. 도무지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인지 분간할 수 현상이없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달서갑의 경우도 서구의 사정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언론이 현재까지 홍지만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실시된 결과를 보면 간격이 좁혀지거나 박종근 후보가 앞서는 경우도 나왔다. 그러나 누가 앞서고 누가 추격하는가는 사실 둘째 문제다. 짚고 넘어가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사의 보도 행태가 과연 정당하냐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해 정가에서는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순 참고용 일 뿐이지 맹신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주민들과의 살을 맞대는 선거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와함께 “여론조사기관에 대한 기준과 법령도 반드시 재검토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식의 여론조사는 여론을 호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여론을 호도하다보면 국민을 바보로 만들뿐더러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바꿔놓는 아주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남구의 모 후보 캠프 관계자도 “언론사들 진짜 언론 맞나? 눈을 씻고 봐도 언론다운 언론이 없더라. 내가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 언론인들 몽땅 bbc로 연수 보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얼마만큼 우리 언론이 정치권에 휘둘리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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