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광토건이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라는 지난 과거의 아픔(?)을 잊어내기도 전, 이번엔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4일 남광토건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대한전선과 2대 주주인 차종철 남광토건 회장이 각각 ‘경영권 확보’와 ‘방어’를 위해 슬며시 지분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 이들의 지분확보 움직임에 남광토건 주식까지 급등하면서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아픔 많은 남광토건…2005년 이후 '공동경영' 체제로 안정화
광복 직후인 1947년 7월7일 부산에서 ‘남광토건사’란 이름으로 창립한 남광토건은 재계에서도 보기 드문 장수기업이다. 남광토건은 역사가 긴 만큼 아픔도 많았다.
1986년 남광토건은 정부의 산업합리화조치에 따라 쌍용그룹에 편입 되기도 했다. 또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남광토건은 기업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과정을 겪었다.
이후 남광토건은 토목 분야의 경쟁력과 주택분양 사업의 성공이 수익으로 이어져 2002년 4월, 워크아웃을 간신히 졸업할 수 있었다. 당시 남광토건은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수차례 받기도 했으나, 알덱스와 에스네트가 각각 29.7%와 23.8%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이를 벗어날 수 있었다.
남광토건은 2005년 1월부터 최대주주인 알덱스와 에스네트가 우호적 공동경영 체제로 이끌어왔다. 이들은 힘의 균형을 위해 에스네트측의 차종철씨가 회장을 맡고 부회장은 알덱스측의 김성균씨가 맡았다. 또한 에스네트와 알덱스는 등기임원 수까지 똑같이 배분했다. 그러나 남광토건은 29.7%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알덱스의 계열회사로 편입된다.
먹성 좋은 대한전선…군침 삼키는 소리 들린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는 대한전선은 지난달 4일, 알덱스의 지분 22.84%를 793억원에 사들인다. 당시 대한전선이 극동건설 인수에 쓴잔을 마셨던 것을 감안한다면 대한전선의 알덱스 인수는 곧 남광토건 인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알덱스는 남광토건 지분 25.79%를 보유한 대주주였기 때문.
대한전선은 알덱스를 인수함으로써 6600억원에 달했던 극동건설(시공능력 33위) 대신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시공능력 40위의 남광토건을 인수할 수 있었다. 당시 약 1500억원을 들여 우회적으로 남광토건을 인수했던 대한전선의 ‘독특한 m&a 방식’은 세간에 화제를 낳기도 했다.
사실 대한전선이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소문은 남광토건을 인수한 시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대한전선측 역시 ‘남광토건’을 인수함으로써 토목과 일반 건축공사는 물론 플랜트 등의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남광토건은 대한전선에 피인수 된 이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것. 이에 남광토건은 대한전선의 피인수가 결정된 지난달 4일, 최대주주가 된 대한전선과 기존 경영자인 차 회장이 ‘공동경영’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소문을 잠재우려 했다.
증권가 역시 당분간 대한전선과 차 회장이 큰 불협화음 없이 협업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대세를 이뤘다. 게다가 대한전선과 남광토건의 최고임원진이 지난달 18일 ‘공동경영’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남광토건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그러나 이들이 회동 전후로 조금씩 남광토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라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남광토건 ‘경영권’ 왜 탐내나
차 회장과 대한전선은 모두 현재 '남광토건'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 이에 남광토건의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한전선은 2002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정책을 펼쳐왔으며, 2008년 들어 관광레저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전선은 한국과 북미를 잇는 클로벌 레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또한 대한전선은 2006년 무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사업자로 선정됐고, 올해 4분기에 무주기업도시 사업의 실시계획 승인 및 사업착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시행할 건설사가 필요하다.
물론 대한전선은 tec건설(전 명지건설)과 영조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전선그룹 보유의 유휴토지 외에 무주 리조트, 무주 기업도시 등 총 사업비가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선 시공능력 40위의 ‘남광토건’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광토건을 대한전선이 필요한 용도로 쓰기 위해선 당연히 ‘경영권’이 확보돼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남광토건은 주택사업의 확대, 개성공단 철구공장의 본격 가동(2008년 5월), 경북 군위 및 봉화에 1200억원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앙골라에서 시공 중인 호텔 및 컨벤션센터, 동남아 시장의 신규 진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남광토건 차 회장…충북에선 알아주는 기업가
남광토건 차종철 회장은 충북 충주 출신으로 충북을 근간으로 사업을 재개해왔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차 회장은 1997년 설립된 충북지역 케이블 tv 사업자 씨씨에스의 주식을 매입,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력이 있다.
차 회장은 이후 씨씨에스에 부동산 사업 및 임대사업 등의 업종을 추가해 경영했고, 차 회장이 47.62%의 지분을 보유한 에스네트 역시 정보통신공사업, 전기공사업, 토목건축공사업, 전문건설업(기계설비공사) 등을 주업종으로 하고 있다. 차 회장은 현재 (주)동우건설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건설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던 차 회장은 이후 2005년 남광토건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건설업에 대한 영역을 넓혔다. 차 회장이 이렇듯 건설업에 남다른 애정(?)을 과시해 왔기 때문에 대한전선의 경영권 위협을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지분경쟁'으로 번질까 관련 업계 긴장
한 업계 관계자는 “차 회장이 회동을 통해 예전처럼 협업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한전선측과 협의를 이루지 못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양측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대한전선과 차 회장의 경영권 경쟁이 지분경쟁으로 번질 경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전선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11계단이나 상승한 36위를 기록하며 재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차 회장은 충북지역에서 알아주는 기업가로 통한다. 차 회장은 남광토건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자신이 대표로 있던 씨씨에스의 주식을 2005년 현대백화점 계열 관악방송에 매각, 876억6542만원의 매매 대금을 챙겼다. 대한전선이 그를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4월25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남광토건 지분 1.8%를, 차 회장측은 1.3%를 각각 늘렸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의 지분은 현재 대한전선측이 31.7%, 차 회장측이 30.4%를 보유하고 있다.
| |
| ▲4월 4일 부터 5월 2일까지 건설업 등락률 상위종목 순위. 남광토건은 이 기간 동안 무려 주가가 76.45%나 올라 1위에 랭크돼있다. ©한화증권 제공 |
남광토건, 증권사 목표주가 이미 넘어선지 오래!
남광토건의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4월 23일에 이어 25일 남광토건은 전일대비 가격제한폭인 3500원(14.96%) 오른 2만6900원에 거래됐다. 최근 한달간 제시된 증권사 투자의견을 종합해보면 남광토건의 평균 목표주가는 1만9100원이다. 현재 주가는 5월 1일을 기준으로 전날보다 7.01%(1900원)오른 2만9000원, 적정 주가보다 9900원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화증권의 전현식 에널리스트는 지난달 4일 보고서를 통해 대한전선의 남광토건 인수는 새로운 도약 기회라며 “남광토건은 2005년 1월부터 시작된 알덱스와 에스네트의 공동경영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배구조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게 됐다”고 평했다. 이에 전현식 에널리스트는 목표주가 2만3200원을 제시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의 조주형, 김기원 에널리스트는 인수 후 “대한전선과 차 회장간의 지분경쟁 가능성은 낮다”며 “대한전선의 경영권 인수에 따른 기업가치 개선을 감안한 시장대비 프리미엄을 적용해도 올해 목표주가는 1만5000원”이라고 하향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광토건 주식은 대한전선의 인수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그룹내 공사 물량의 확보를 통한 시너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광토건이 자진공시를 통해 ㈜건우피엠이 발주한 376억원 규모의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 신축공사를 수주한 것도 주가 상승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남광토건 주가가 갑자기 큰 폭으로 오른것은 추후 이뤄질 수 있는 대한전선과 차 회장의 ‘지분 경쟁’ 때문이 아니겠냐”며 “증권사의 예상을 깨고 남광토건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4일 '1만8900원'이었던 남광토건 주식은 5월 6일 현재 '3만835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신영 기자 aj8291@naver.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