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아파트를 허문 자리에 들어선 '황학동 롯데캐슬 베네치아' 주상복합아파트가 마침내 준공검사를 마치고 입주에 들어간 것은 지난 4월로, 이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1984년부터 계산하면 무려 24년 만의 일이다.
이 사업은 최근까지도 관련 소송 여러 건이 계속 이어지면서 사업진행을 더디게 했는데 6월 들어 최대 고비였던 상가분양 관련 소송 하나가 마무리된 데 이어 그동안 미분양으로 관련자들을 속 썩이던 상가 잔여분 분양도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진짜 끝이 보이는 듯하다.
그런데 정말 길고 길었던 재개발사업이 이제 겨우 마지막 고지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도 여전히 황학동 재개발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분위기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어 <사건의내막>이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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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학동 롯데캐슬 주변에는 "입주를 축하한다"는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 있다. © 김경탁 기자 |
상가 잔여분 전체 매입한 성보21세기(주) 어떤 회사?
족발 프랜차이즈 접고 부동산사업 시작…실적 전무
지난 6월4일 황학구역주택재개발조합(이하 재개발조합)이 부동산 개발 회사인 성보21세기 주식회사와 분양 잔여분 전체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7월9일 잔금이 입금되고 등기가 이루어지면 8월부터 본격적인 상가일반분양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재개발조합은 분양이 완료된 이마트와 금융기관 입점 상가 등을 제외한 잔여분 상가(베네치아메가몰)에 대한 공개입찰 결과 성보21세기를 시행사로, 주식회사 해피하우징을 분양대행사로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개발조합은 7월 중에 조합정기총회와 소유권보존등기, 잔여손익금 결정배분 등의 마무리 업무를 거쳐 조합 청산과정을 밟는다는 계획으로, 재개발조합이 청산되면 24년을 끌어온 이 사업이 마침내 완전히 끝나는 셈이다.
황학동 롯데캐슬은 지난해 12월 이마트의 입점 결정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구도는 언제나 재계의 관심사안으로 주목을 받아 왔는데, 롯데의 안방에 신세계이마트가 입점한다는 소식이 언론의 성감대(?)를 자극한 것이다.
특히 황학동 롯데캐슬의 대형마트 자리는 서울 4대문 안에 처음 들어서게 되는 대형마트라는 상징성과 함께 당연히 롯데 계열사인 롯데마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이마트의 입점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황학동에서 멀지 않은 동대문구 제기동에 홈플러스가 이미 입점한 상태여서 상권 선점이라는 차원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매장 오픈 시점도 7∼8월중이라는 것말고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들어서는 것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초대형 종합 쇼핑몰인 롯데 베네치아메가몰의 매장구성이다.
베네치아메가몰은 동양 최대의 지하쇼핑몰로 유명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보다 넓은 연면적 13만㎡ 규모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750여 개 점포와 960여 대의 주차공간을 갖추고, 명품아웃렛과 드라마 세트장, 스포츠스타 쇼핑몰 등 이색적인 공간구성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 분양대행을 맡게 된 해피하우징 관계자는 "청계천의 각종 문화시설과 연계해 드라마 세트장에서 연중 드라마 촬영이 계속되고, 그 옆에 마련되는 스포츠스타 쇼핑몰에는 스포츠스타들이 직접 점주로 나서는 스포츠스타 점주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포츠스타 쇼핑몰의 경우 단순한 제품판매를 넘어 스포츠스타들의 생활체육 컨설팅을 통한 생활체육의 저변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7월 초쯤에 스포츠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는 별도의 이벤트를 계획, 이미 10명 이상의 스포츠스타들을 섭외한 상태라고 한다.
신선하면서도 파급력이 강해 보이는 이러한 매장 구성계획은 창업이나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장밋빛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착착 진행되는 이면에 나타나는 석연치 않은 부분들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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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학동 롯데캐슬을 길 건너 바로 앞에서 올려다본 모습. 서울의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동네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못하는 거대한 성의 느낌이다. © 김경탁 기자 |
해피하우징과 성보21세기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이런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기로 했다는 시행사 성보21세기 주식회사에 대한 것.
성보21세기 김아무개 사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개발이나 분양 대행과 관련한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족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던 성보21세기가 기존 사업을 중단하고,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 등을 새로운 사업으로 추가했다는 설명인데,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부동산 관련 업무가 사업목적에 추가된 것은 올해 4월28이었고 회사 임원들도 이때 모두 함께 바뀌었다.
황학동 롯데캐슬 베네치아 1층에 자리잡고 있는 해피하우징의 출장사무소를 지키던 회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성보21세기가 해피하우징과 같은 계열 회사라고 말했지만 해피하우징 홍보 관계자는 성보21세기가 해피하우징과는 전혀 별도의 회사라고 정반대의 말을 했다.
더 이상한 부분은 성보21세기 주식회사가 분양대행사인 해피하우징과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는 점.
두 회사가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지극히 우연에 의한 것이었는데, 롯데건설에서 알려준 성보21세기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자 처음 전화를 받은 여직원이 "해피하우징입니다"라고 답변한 것이다.
이 여직원은 '성보21세기'라는 회사와 김아무개 사장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으며, 이 여직원이 당황하며 머뭇거리자 전화를 바꿔 받은 다른 여직원이 성보21세기를 안다면서 김아무개 사장을 연결시켜주었다.
성보21세기와 전혀 별개의 회사라고 말했던 해피하우징 홍보 담당자는 같은 사무실을 쓰는 이유를 묻자 성보21세기 관계자들이 일부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며, 김아무개 사장과 직통으로 전화가 연결된 이유에 대해 묻자 "종종 나오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보21세기 전화번호를 알려준 롯데건설 관계자는 성보21세기가 어떤 회사냐는 질문에 "부동산 개발을 하는 회사로, 계약체결과정에서 처음 이름을 들어서 그 회사에 대해 아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미분양 책임지겠다던 약속 유효 여부 이견
일괄 매각이냐 잔여분 매각이냐 계약 해석 논란…
성보21세기가 어떤 회사인지를 모르는 것은 재개발조합 관계자도 마찬가지였다.
재개발조합 사무장은 "매각대상을 선정할 때 회사의 내용이나 자금 흐름, 계약이 잘될 것인가 점검을 하는 별도의 팀을 따로 두고 자금력 등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성보21세기가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조합 사무장이 매각대상 회사를 검토하는 작업을 맡았다며 소개해준 조합의 장아무개 이사는 "기자가 물어보면 다 대답해야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면 이사회를 통해 관련내용을 말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해서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성보21세기가 중요한 이유는 조합과 롯데 사이에 합의된 미분양 시 결손 처리 문제 때문. 잔여분 매각 계약의 잔금 납입일인 7월9일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될 경우 양쪽의 결손처리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어 문제가 좀 복잡해질 수 있다.
롯데건설과 재개발조합 양측은 2007년 8월 개별분양을 하는 조건으로 롯데건설이 2773억원 한도 내에서 분양을 보장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대량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조합과 시공사가 5:5로 부담을 나눠지기로 했다.
최근 성보21세기를 시행사로, 해피하우징을 분양대행사로 선정해 일반분양 잔여분을 처리하기로 한 계약과 관련해 롯데건설과 재개발조합은 미분양 책임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일괄매각이 상가분양 측면에서 아주 안 좋다고 봤기 때문에 개별분양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개별분양으로 가는 것에 대해 미분양을 책임져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이기 때문에 잔여분 일괄매각이 이뤄진 이상 이제는 의미가 없어진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 측 관계자는 "일괄매각이라는 표현에는 어패가 있다"며, "성보21세기와의 계약은 팔다가 남은 부분에 대한 잔여분 매각이지 일괄매각이 아니기 때문에 롯데와의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황학동 롯데캐슬을 둘러싼 사건의 내막들
조폭·사기분양·백화점식 비리 등등…
국내 최초의 서민형 아파트였던 삼일시민아파트가 들어서 있던 서울시 중구 황학동 2198번지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1984년이었다.
이 지역은 1993년 12월 동아건설을 시공사로 재개발 사업계획이 승인되었다.
1898가구 규모의 35층짜리 초대형 주상복합단지로 만들겠다는 이 사업계획은 1995년 4월 건축심의인가와 5월 사업시행인가에 이어 8월 철거작업에 들어가 1999년 사업을 완료한다는 것이었지만 1997년 imf 여파로 시공사였던 동아건설이 부도나면서 중단되었다.
철거를 하다만 흉한 모습으로 방치되던 삼일아파트 재개발 사업은 2001년 1월 롯데건설이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는데, 당시 계획은 2002년 중에 철거를 마치고 2005년까지 완공한다는 것이었다.
삼일아파트는 이주민 대책 미비로 철거작업이 한없이 지연됐고, 2003년 7월 중구청이 '재난위험에 따른 경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8월부터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롯데건설이 아파트 착공에 들어간 것은 2004년이었지만 아파트 철거가 완전히 완료된 것은 2007년 11월이었다.
황학동 재개발 사업은 화제와 스토리의 보고
<사건의내막>이 '삼일아파트 재개발 사업'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초였다.
사업인가로부터 20년 만인 2004년에서야 착공을 하게 됐던 '황학동 롯데캐슬'의 분양이 다시 연기되면서 사업 진행이 오리무중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황학동 롯데캐슬은 우여곡절 끝에 그해 6월 분양이 재개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됐고, 당시 분양에서 아파트 부문이 계약률 100%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다시 상가분양과 관련한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사업과 관련해 총 건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민·형사상의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재개발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입주가 시작되고 상가분양도 본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도 5∼6건 정도의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그동안 벌어졌던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가장 큰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들을 꼽는다면 아마 '사기분양' 문제와 조폭의 개입 그리고 백화점식 비리 3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롯데건설은 2006년 8월25일부터 재개발조합과 함께 "상가 사기분양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일간지 광고를 게재했는데, b 분양업체 등 3∼4곳의 불법업체들이 허위분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밖에 2005년 5월에는 '연합새마을파'라는 폭력조직이 2000년 발생한 재개발조합 총회 방해 등의 혐의로 적발돼 일망타진되는 사건이 있었고, 그해 7월에는 롯데건설이 재개발조합 간부들에게 향응과 취업알선 등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07년 4월에는 재개발조합에서 동원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재개발 지역 상가 세입자들을 상대로 협박과 폭력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사건의내막>은 '충격르포- 용역깡패 몰아낸 61명 상인들'이라는 기사로 당시 사건의 내막을 전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일명 '백화점식 재개발 종합 비리'가 다시 드러나 관련자들이 대거 구속된 일도 있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도 <사건의내막>은 '위기의 신동빈호 어디로 가나?'라는 기사를 통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다시 7월에는 롯데건설과 재개발조합이 공사비를 과다계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벌어졌고, 8월에 제기됐던 상가 일반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의 경우 법원에서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분양이 연기됐다가 11월에 다시 분양을 시작하려는데, 법원에서 또 효력정지 가처분이 내려져 재차 분양이 연기된 바 있다.
한편 당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재개발조합 조합장은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 1심에서 무혐의로 풀려나 조합 업무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변호사 비용 등과 관련한 조합비 유용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을 받았으며, 검찰이 뇌물 수수관련 혐의에 대해 항고해 고등법원에서의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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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학동 롯데캐슬에 별도로 딸려있는 상가건물 뒷골목 풍경. © 김경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