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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적인 항공산업전문 리서치 기관인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社가 발표한 항공사 등급순위에서 최고 등급인 5星 항공사(five star airline)로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세계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해왔다. |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몇 년 사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국내외 여러 항공서비스 인증업체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연말 고객 서비스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고, 그 실수에 항의하는 고객에게는 뻔뻔한 해명을 내놓으면서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던 사실이 최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7월9일 ‘항공여객 family service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요구’라는 분쟁조정 사례를 발표했다. ‘패밀리 서비스’란 보호자 동반 없이 혼자 여행을 하는 미성년자 혹은 노인 승객을 위해 항공사 직원이 가족대신 안내해 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문제가 된 사례는 15세 여중생인 자녀를 아시아나항공기 편으로 영국에 혼자 보내면서 예의 ‘패밀리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중간 기항지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가방도 분실하는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이 추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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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 부모는 아직 중학생인 딸 민지를 혼자, 그것도 중간에 갈아타는 비행기편으로 외국에 보내는 것이 불안했지만 보호자 없이 혼자 여행하는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민지 부모가 방문한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의 ‘서비스 안내’ 메뉴에는 ‘도움이 필요한 고객’이라는 항목이 있고, 그 안에는 ‘패밀리 서비스’와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 등 여행객별로 분류된 서비스 내용이 설명되어있었다.
‘패밀리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보면 서비스 대상으로 “당일 타 항공사로 연결되는 손님 중 언어 소통 등 도움이 필요한 손님과 비동반 young passenger (청소년 12세~16세)”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민지 부모는 이 서비스가 민지에게 딱 들어맞고 이용요금도 무료라고 해서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으며 바로 아시아나항공 티켓을 예매하고 아시아나에 패밀리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신청을 한다.
민지 부모가 예약한 티켓은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런던에 도착한 다음, 같은 날 런던에서 출발하는 영국국적항공(브리티시에어웨이, 이하 ba)편을 타고 맨체스터로 가는 여정이었으며, 돌아올 때는 같은 노선을 역행해서 오는 왕복항공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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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서비스 개념도. 아시아나항공이 '패밀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이 서비스가 이렇게 무책임하게 운영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
런던에서 길 잃은 민지
민지는 2007년 12월22일 13시 35분 인천공항발 런던행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민지에 대한 패밀리 서비스를 맡은 아시아나 직원은 런던에 도착한 이후 ba편 탑승을 도와주지 않고 그냥 런던 공항의 외국인 안내인에게 민지를 인계한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직원으로부터 민지의 안내를 위임받은 현지의 외국인 안내인은 민지를 항공기 경유 승객을 위한 입국심사대가 아니라 다른 승객들과 함께 런던 도착 승객을 위한 입국심사대로 잘못 인도한다.
민지는 우여곡절 끝에 맨체스터행 ba편 탑승구로 도착하지만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티켓을 교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내받지 못해 예정된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뒤늦게 항공권을 교환해 2시간 뒤에 출발하는 비행기편으로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에 도착해서도 민지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가방이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민지는 맨체스터 공항에서 분실 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5일 뒤에야 도착한 가방은 안에 있던 음식이 옷과 범벅이 되어있었고 민지의 영국 여행은 악몽으로 남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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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 부모는 아시아나항공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면 항의의 뜻을 전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에서 돌아온 답변은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패밀리 서비스의 내용은 승객을 탑승구 앞까지 인도하는 것이고 유료인 um 서비스와 달리 연계 항공편까지 인계하지 않으므로 연계 항공편인 ba항공편을 놓친 것은 자사의 잘못이 아니며, 가방은 승객이 최종 이용 항공사에 직접 분실 신고하도록 되어 있고 신고 이후 현지 사정으로 지연되기는 하였으나 승객에게 인도되었다”는 항변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도 “패밀리서비스는 탑승하고 나서 하기할 때까지 안내해드리는 것으로, 다른 항공사 구간에 대해서까지 해드릴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가 ‘다른 항공사로 갈아타는 것에 대해서도 안내가 안 되는 것은 문제이지 않느냐’고 재차 묻자 이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 서로 입장이 달랐던 것인데, 그것 때문에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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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윤영두부사장(사진 좌측)이 6월24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최갑홍 한국표준협회장(사진 우측)으로부터 『2008년 한국서비스대상』종합상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
이와 관련 민지 부모는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미성년자의 단독 여행이 가능한 ‘패밀리서비스’를 안내하고 있어서 유·무상 여부를 떠나 민지가 목적지인 영국 맨체스터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실제 이용과정에서 자녀가 경유 항공편을 놓치고 가방도 지연 도착하는 등 곤란을 겪어야 했고 이로 인해 정신적·시간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아시아나항공 측의 ‘배상’을 요구했다.
민지 부모가 아시아나항공에 요구한 ‘배상’은 위자료같이 거창한 것도 아니었다. 민지와 민지의 부모 중 한 명이 함께 다시 한 번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두 사람 분의 아시아나항공 유럽 왕복마일리지를 요구한 것이었다.
항공마일리지를 이용해 구매하는 항공티켓은 자리가 꽉꽉 차는 성수기 예약이 쉽지도 않고 비행기의 빈자리에 한두 사람이 추가로 탄다고 해서 항공사 입장에서 추가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 만큼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배상책임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민지와 민지 가족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감안해 “내부 규정보다 상향하여 국내선 왕복이 가능한 2만 마일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며 내세운 증거는 설득력이 좀 떨어지는 것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패밀리 서비스’와 비교해 언급한 ‘유료인 um서비스’는 'unaccompanied minor(um)' 즉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를 위한 서비스’라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um 서비스의 서비스 대상은 국제선의 경우 만 5세 이상부터 만 11세 이하, 국내선도 만 5세부터 만 12세 이하이기 때문에 15세인 민지에게는 애초부터 해당이 되지 않는다.
반면 ‘패밀리 서비스’의 대상은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만 70세 이상의 노약자 손님, 7세 미만의 유아, 소아를 2명 이상 동반한 여성 손님, 당일 타 항공사로 연결되는 손님 중 언어소통 등 도움이 필요한 손님과 비동반 young passenger(청소년 12∼16세)”이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패밀리 서비스’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는 “출발지 공항에서 좌석배정과 수하물 수속, 서비스 전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출국심사 후 출발편 탑승구까지 안내, 기내에서 목적지 공항의 입국서류 작성 보조, 도착지 공항에서 담당 직원이 입국수속 및 수하물 찾는 일 안내”이다.
여기에는 물론 이 사례에서 문제가 된 ‘항공기 환승 안내’ 항목은 없지만 ‘70세 이상 노인이나 언어소통에 도움이 필요한 손님 그리고 um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되는 청소년’들이 항공사 직원의 도움 없이도 알아서 환승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서비스 개념은 현지에 내릴 때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주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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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은 “피신청인(아시아나항공)은 신청인의 자녀를 경유지인 런던공항에서 항공기 경유 승객을 위한 입국심사대로 안내하지 아니하고 다른 승객들과 함께 런던도착 승객을 위한 입국심사대로 잘못 인도하고 항공권 교환여부도 안내하지 않아 신청인의 자녀가 원래 예정된 경유 항공기를 놓치고 심리적인 불안에 처해 있어야 했던 점, 가방이 중간에 분실되어 5일 뒤에야 도착했고 음식과 옷이 뒤섞여 피해와 불편을 주었던 점에 대하여 계약에 따른 서비스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아니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이 제시한 적용 법규는 ‘소비자기본법’에 의거해 작성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22항 여행업 - 국외여행’부분에서 규정하고 있는 “여행계약의 이행에 있어 여행 종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여행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 : 여행자가 입은 손해 배상”이라는 항목이다.
하지만 소비자원은 민지 부모의 주장과 아시아나항공의 항변을 절충해 “실제 서비스를 이용했던 신청인 자녀가 해당 노선을 편도 여행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3만5000마일임을 감안해 3만 마일의 마일리지를 6월16일까지 민지에게 제공하라”고 조정안을 내놓았다.
한편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외 여행을 하는 항공여객을 위한 패밀리케어서비스는 항공사마다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사례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경우”라며, “서비스를 잘못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관계자는 “혼자서 국외여행을 하는 미성년자 승객의 경우 공항까지는 승객의 부모가 데려 오더라도 공항 안쪽 사이드는 보안구역이어서 티켓이 없으면 못 들어가기 때문에 직원이 케어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이런 경우는 연계항공사 출입구로 가서 비행기 타는 것까지 안내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황당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로, 항공사라면 다 있는 서비스이고 해야 되는 의무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고객이 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진짜 거의 드문데 현지에서 취급을 완전히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그쪽에서 뭔가 바쁜 일이 있었거나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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