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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V리그 '최고 흥행 메이커' 됐다.. 도쿄 4강·김호철 효과

[분석] 팀 순위 최하위권 불구.. 팀 평균시청률, V리그 전체 '압도적 1위'

김영국 기자 | 기사입력 2022/03/04 [17:06]

▲ IBK기업은행 도쿄올림픽 대표팀 3인방... 왼쪽부터 표승주, 김수지, 김희진 선수  © 한국배구연맹



IBK기업은행이 올 시즌 V리그에서 최고 흥행 메이커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 부분에서 프로배구 남녀 14개 팀을 통틀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행보는 프로리그 흥행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최하위권 팀임에도 시청률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점부터 특이하다.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여자배구 대표팀 멤버가 많은 팀이라는 '호재'와 시즌 도중 조송화 사태라는 '악재'가 겹쳤음에도 호재가 악재를 압도하고 시즌 끝까지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전반기(1~3라운드)에서 V리그 남녀부 통틀어 '경기당 평균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 전문 회사인 닐슨코리아의 '전국 케이블 가구' 기준 시청률 자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팀의 전반기 평균시청률은 1.221%를 기록했다. 2위는 V리그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며 압도적 경기력을 자랑한 현대건설 팀이다. 전반기 평균시청률이 1.218%였다. 3위는 KGC인삼공사로 1.196%, 4위는 한국도로공사로 1.193%였다. 시청률 상위권을 여자배구 팀들이 휩쓸었다.

 

IBK기업은행 팀의 시청률은 후반기(4~6라운드)에 더욱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열린 5라운드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 경기의 시청률은 2.07%로 케이블TV에선 '꿈의 시청률'인 2%를 돌파했다. 이는 올 시즌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시청률 2위 기록도 모두 IBK기업은행의 후반기 경기에서 나왔다. 1월 15일 IBK기업은행-흥국생명, 2월 2일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 경기가 똑같이 1.99%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IBK기업은행은 상대 팀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경기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하위 팀인 페퍼저축은행도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하면, 다른 팀과 경기 때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

 

특히 IBK기업은행 경기는 포털 사이트가 매일 발표하는 '케이블TV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대중적으로도 흥행 보증수표라는 뜻이다.

 

4강 신화 대표팀 3인방 효과-김호철 감독 스타일 '시너지'

 

▲ 포털 사이트 공표 '케이블TV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여자배구 경기 '상위권 등극'  © 네이버



IBK기업은행이 올 시즌 최하위권 성적과 조송화 사태로 최악의 악재들이 겹쳤음에도 V리그 최고 인기 팀, 최고 흥행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핵심 이유는 도쿄올림픽 4강 신화 멤버인 '대표팀 3인방' 효과다. 특히 김희진(31세)은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 V리그 흥행을 주도하는 핵심이다. 

 

김희진은 도쿄올림릭 4강 신화 이전과 이후가 가장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선수다. 도쿄올림픽에서 부상 투혼 등으로 대중들로부터 최고 인기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각종 TV 예능 프로, 광고 등에 출연하며 아이돌 슈퍼스타에 버금가는 강력한 팸덤이 형성됐다. 그 위력이 V리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김희진은 올 시즌 V리그 올스타 투표에서도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IBK기업은행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김희진을 응원하는 열성 팬들로 가득 찬다.

 

김희진이 IBK기업은행 전반기 인기의 버팀목이었다면, 후반기에는 역시 도쿄올림픽 멤버였던 표승주(30세), 김수지(35세)까지 가세하면서 흥행에 더욱 불을 붙였다. 두 선수의 경기력이 급상승하면서 IBK기업은행이 5연승을 달리는 등 팬들의 이목을 한층 끌어올렸다.

 

표승주는 후반기에서 국내 공격수 중 최상급 활약을 펼치며 연승의 주역이 됐다. 4~5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14.5득점을 기록하며, 김희진(17.2득점), 양효진(15.5득점), 박정아(14.6득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흥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감독 교체' 효과다. 조송화 사태 이후 우역곡절 끝에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호철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의지가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김희진을 라이트로 고정시키면서 믿음을 주었다. 감독의 생각대로 선수들을 꿰맞추려고 하기보다 선수들이 잘하는 분야를 더 잘하도록 북돋아주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더욱 분발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모래알 같던 조직력도 후반기에는 한결 탄탄해졌다.

 

작년 6라운드, 김연경 특수효과 '시청률 사상 최고'... 올 시즌은 악재 속출

 

올 시즌 V리그 여자배구는 이제 마지막 6라운드만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 측면에선 전망이 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선수들의 확진 사례가 속출하면서 경기 일정이 수시로 변하고 들쑥날쑥해졌다.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주고, 플레이오프 진출 팀도 사실상 가려지면서 리그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

 

최고 흥행 메이커인 IBK기업은행이 대표팀 3인방의 출전을 줄이는 것도 변수다. 실제로 대표팀 3인방이 경기를 뛰고 안 뛰고는 시청률에 큰 영향을 준다. 3인방이 풀로 경기를 뛴 2월 26일 IBK기업은행-흥국생명 경기의 시청률은 1.33%였다. 그러나 3인방이 휴식을 취한 3월 2일 IBK기업은행-흥국생명 경기의 시청률은 0.96%에 그쳤다.

 

지난 시즌처럼 '김연경 효과' 같은 막판 특수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 시즌 6라운드의 여자배구 평균시청률은 무려 1.42%를 기록했다. 이는 한 라운드의 평균시청률 부문에서 V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사실상 전무후무한 수치다.

 

바로 '김연경 효과' 때문이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 사태로 이탈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김연경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감동적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시즌 막판임에도 김연경과 흥국생명 경기의 시청률은 놀라울 정도로 고공 시청률을 양산해냈다.

 

프로리그 흥행 조건.. 구단과 스타 '원윈 전략' 필요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흐름을 살펴보면, 프로 리그의 인기·흥행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리그 인기가 경기력과 치열한 순위 싸움만으로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해줬다.

 

올 시즌 남자배구가 역대 최고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시청률과 흥행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도 스타 선수의 규모와 대중적 파워에서 여자배구에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이는 남자 프로구단 관계자들도 공감하고 고민하는 부분이다.

 

한국 프로 스포츠에선 올림픽 같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대중 스타들을 탄생시키는 것이 리그 흥행의 제1 요소라는 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비시즌 동안 스타 선수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 프로 등에 출연하면서 일반 대중의 팬층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중요해졌다. 최근 대부분의 프로 리그가 '대중 스타' 한 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프로농구의 일부 팀은 선수와 연봉 계약을 할 때, 아예 TV 프로그램 출연을 옵션 조건으로 달 정도다. 

 

스타 선수와 프로 구단이 공생하는 방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져야 한다. 지금 V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이 대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국내 프로배구 팀들은 구단과 감독이 선수를 장악하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고만 했다. 구단들 입맛대로 리그 규정을 바꿔대고, 선수들에게 불리한 구조를 양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 그런 방식이 통하지도 성공할 리도 만무하다. 그런 사고 방식은 프로 리그를 스스로 끌어내리는 시대착오적이고 하급 수준이다.

 

지금은 스타 선수 관리와 마케팅 전략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선수와 구단이 윈윈하면서 흥행도 끌어올리는 전략적 마인드와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대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이를 잘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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