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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단 고령화 시대, ‘생활비’ 혹은 ‘짜릿한 손맛’ 때문에…

일생의 절반 남의 지갑에 ‘눈 독’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8/10/02 [23:43]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9월28일 출·퇴근 시간 혼잡한 버스나 지하철에서 여성들의 지갑을 소매치기한 일당 4명을 붙잡았다. 충격적인 것은 검거된 일당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할아버지라는 사실이다. 교도소 복역 당시 만난 이들은 사회에 나온 이후 소매치기단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지난 7월에는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가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줬다. 60대 이상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전문 소매치기단을 조직하고 범행을 실천한 것. <주간현대>는 할아버지 소매치기단 검거를 계기로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 사건을 함께 되돌아봤다.

혼잡한 버스 이용 부녀자 상대 할아버지 전문 소매치기단 검거
교도소에서 만난 인연으로 소매치기단 조직, 역할분담 확실히…

60대 이상의 할아버지들이 상습적으로 소매치기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60대 이상 할아버지 소매치기단
 
버스에 올라탄 한 여성 주변을 남자 두 명이 에워싼다. 바로 뒤에 있던 남자가 슬쩍 여성이 둘러멘 가방에 손을 대니 빨간 지갑이 빠져나온다. 지갑은 잽싸게 다른 일당에게 건네졌다.

또 다른 버스. 할머니 옆에 한 남자가 바짝 붙어서 있고, 주변의 또 다른 두 명은 다른 승객들의 동정을 살피고 있다. 순식간에 할머니의 지갑을 빼난 이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버스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 최근 경찰에 검거된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은 혼잡한 버스안에서 부녀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사진은 cctv에 찍힌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의 범행 모습. 사진은 방송 캡쳐.
영화나 드라마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 소매치기단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할아버지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9월23일 혼잡한 버스 안에서 부녀자의 지갑을 몰래 훔친 혐의로 강아무개(61)를 구속하고 남아무개(71)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23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을 지나던 시내버스 안에서 김아무개(여·71)의 핸드백을 면도칼로 찢고 지갑을 훔치는 등 지난 5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100만여원 상당의 금품을 소매치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주말 결혼식장 주변이나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운행되는 혼잡한 버스를 범행 대상으로 골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아무개(54)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으로 모두 소매치기 등의 전과가 10개 이상이며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알게 됐으며, 사회에 나온 이후 소매치기단을 구성,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범행을 저질러 왔다.

손놀림이 빠른 소매치기 기술자 정씨가 가방을 면도칼로 찢어 돈을 훔치는 ‘기계’ 역할을 하는 동안 나머지 세 사람은 피해자의 양쪽 옆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가리는 ‘병풍’ 구실과 망을 보는 ‘안테나’ 역할을 수행했다.

경찰은 지난 6월 버스에서 소매치기를 한 공범 2명 중 강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유씨를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 유씨가 나머지 일당과 함께 범행을 저지르는 cctv를 확보하고 지난 9월28일 버스 안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피의자 전원을 체포했다.

경찰관계자는 이들의 범행 동기에 대해 “생활비가 모자라 같이 소매치기를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하면서 “경찰에 붙잡힐 것에 대비해 모두 가명을 쓰고 있었으며 서로 어디에 사는지 등을 철저히 숨겨왔다”고 말했다. 

또 소매치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방을 길게 메거나 등 쪽으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멜 것과 여러 사람이 둘러싸거나, 혼잡한 버스 안에서 어수선하게 하고 주위를 돌리려는 사람들은 소매치기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지금까지 밝혀진 100만원 정도의 피해액 외에도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7월 검거된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와 닮은꼴 ‘충격’
소매치기는 중독성 강한 범죄… 범죄 고령화 우려 목소리 증가 
 
   
할머니 소매치기 드림팀 ‘봉남이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평생을 남의 지갑만 노리고 살아온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가 바로 그것.

지난 7월24일 봉남이파 4인방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꼬리를 잡혔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0.5세로 전과를 모두 합하면 무려 70범이다.

▲ 지난 7월 경찰에 붙잡힌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의 범행 모습. 사진은 방송 캡쳐.  
경찰은 백화점이나 재래시장 등에서 속칭 ‘빽따기(가방 열기)’ 수법으로 손님과 관광객의 지갑이나 가방을 훔친 ‘봉남이파’ 조직원 장아무개(70)와 임아무개(67), 유아무개(52) 3명을 구속하고 이아무개(53)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소매치기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로 통했다. 기술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설명이다. 워낙 유명하다 보니 할머니들도 서로의 존재를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고, 1970년대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1990년대 초, 우연히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은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조직’을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고, 패션이 바뀔 때마다 유행하는 가방을 사들여 연습까지 해가며 소매치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물의 지갑을 손에 넣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겨우 30초에 불과할 만큼 이들은 짜여진 각본대로 교과서처럼 움직였다.

소매치기 고참인 장씨와 임씨는 가방을 열거나 면도칼로 찢어 돈을 훔치는 ‘기계’ 역할을 맡았고, 50대인 이씨와 유씨는 뒤에서 망을 보는 ‘안테나’와 주변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는 ‘바람’ 역할을 전담했다. 

이들의 검거 소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70세의 전과 24범, 67세의 전과 20범 등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이들은 영락없는 ‘생계형 잡범’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본인 소유 건물이 있고 벤츠나 그랜저 등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부자라는 사실.

‘봉남이파’의 리더격인 임씨는 경기도 성남과 안양 일대에 건물을 3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평소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녔으며 자녀 중 한 명은 해외 유학 중이다.

장씨는 개발 붐이 일던 1990년대 초 경기도 부천에 건물을 구입했고, 신형 그랜저 승용차를 몰고 다닐 만큼 당당한 재력가로 알려졌으며, 유씨 역시 이탈리아식 고급 레스토랑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임씨가 자신의 재력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의 뒤를 봐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조직원 장씨가 검거됐을 때 변호사를 선임해 준 사람이 임씨였기 때문이다.

이렇고 고용된 비싼 수임료의 변호사는 의뢰인이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이유로 습관성 도벽에 빠졌을 뿐이라고 호소해 영장 청구를 기각시키는 방법으로 조직원들을 구제했다.

조직을 결성한 지난 1년간 경찰에 4회 이상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법망을 피해 간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봉남이파’가 지난 1년간 9차례에 걸쳐 훔친 금품은 350여만원 정도다. 이들이 몰고 다닌 고급 승용차의 기름값 정도에 불과할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라 할 수 있다. 봉남이파의 범행은 ‘생계형 범죄’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생계형 혹은 습관성 소매치기
 
경찰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이파’는 먹고살기 위해 남의 지갑에 손을 대는 생계형 범죄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찰 관계자는 “소매치기들은 지갑이 손에 달라붙는 순간의 독특한 손맛에서 엄청난 쾌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중독성이 강해 소매치기들 중에는 전과 10범, 20범 이상의 범죄자들이 많다는 것.

지난 9월28일 붙잡힌 할아버지 소매치기단 역시 생계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한 습관성 소매치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일정한 직업 없이 소매치기로 살아온 이들에게 남의 가방을 찢는 일은 몸에 밴 습관과도 같기 때문이다.

‘봉남이파’를 검거한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생활을 하듯 소매치기를 해왔다”면서 “짜릿함에 대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적발된 할아버지 소매치기단 역시 다르지 않은 케이스”라 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은 소매치기 업계에서는 수십 년 관록의 ‘명품 기계’로 극진한 대접을 받기 때문에 출소한 뒤에도 걸어다닐 힘만 있으면 소매치기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취재/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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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08/11/29 [22:12] 수정 | 삭제
  • 어떤 소매치기는 여든이 넘었음에도 건강이 허락되는한 열심히 소매치기를 일삼으신다는... 진짜 할말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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