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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를 쪽쪽 빨듯 인생을 그렇게 살아보는 거야

“온 혀가 흠뻑 젖도록 먹어보고 감 씨가 나오면 툭 뱉어“

문일석 시인 | 기사입력 2008/10/15 [08:23]
최근에 쓴 시 4편을 소개합니다.
 
▲ 백령도 두무진  

 
**홍시처럼
 
그대는 한번이라도
문경의 대봉 홍시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그 맛에 취해, 행복하다고 감격해 본적이 있는가.
그대에게 멋들어지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
 
한번 뿐인 생을 사는데
다시는 못 올 오늘을 사는데
그대와 헤어지면 영영 만날 수 없는데
 
생을 살면서 아옹다옹 다투는 일이 있을지라도
제 맘대로, 제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을 지라도
우울하고 불안한 일이 친구처럼 벗하더라도
 
단맛이 오를 대로 오른, 서리 맞은 감
어린애 주먹만한 감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음 이 맛이야, 소릴 외치며
온 혀가 흠뻑 젖도록 먹어보고
쪼개서, 씹으며, 맛나게 먹어보는 거야
감 씨가 나오면 툭 뱉어버리는 거야.
 
내 친구, 금성아
홍시를 쪽쪽 빨아 먹듯
인생을 그렇게 살아보는 거야.
 
아주아주 달콤하게 살아보는 거야.
 
**배
 
단맛 그득한 육즙
씹으며 '시원하다, 시원하다' 하는 이유는
 
속살, 아낌없이 바치는
보시에 있다.
 
**사과
 
수석동에서 본 일출처럼
붉게 익은
애인을 그리웁게 하는 사과
 
손에 들고만 있어도 입맛이 돌아
그게 매력이지.
 
잇몸에 피가 나도록
아사삭
꽉, 깨물어주고 싶어
 
**감귤
 
보면 볼수록 귀여운
병아리 색 껍질
 
누구에게 잘 보이려
봄 여름 가을, 뙤약볕 쪼이며
화가도 아닌 것이 질리지 않는 색 그려냈는가.
 
신 듯 하며 감칠맛 나는 속 알갱이
야무지게 살찌우려
네 한 몸 가꿨겠지
 
겉보다 속이 중요한겨.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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