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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상생경영’ 실천을 강조했고,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lcd 차세대 생산라인으로 11세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11세대에 투자할 경우 삼성전자와 같은 기판 크기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이번엔 손을 맞잡았다. 삼성과 lg가 협력체제를 구축한 분야는 각 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산업 부문. 세계 lcd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모니터용 lcd패널을 교차 구매키로 합의한 데 이어 lcd 장비 교차구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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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d, 오랜침 묵 깨고 lcd 장비 교차구매로 ‘화합 신호탄’ 날려 |
“최근 글로벌 경쟁 체제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며, 협력업체와 원가절감, 스피드 제고는 물론 신제품·신사업 발굴까지 함께 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10월1일 삼성전자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10월 월례사에서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이 ‘상생경영’을 강조하며 발언한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 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지난 10월12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체제’ 구축 소식이 전해졌다.
1년 ‘산고’ 끝의 결실
과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들을 수직 계열화 하면서 자사 협력사들이 경쟁사에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게 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키 위해 관련업계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해 5월, 디스플레이 산업계의 유대강화와 공동이익을 도모하고, 종합적인 발전촉진을 위한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출범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출범했음에도 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렇다 할 ‘상생’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관련업계 협력의 물꼬를 튼 것은 lcd 분야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협력회사 수직 계열화 완화에 나서면서, 상대방의 중소 협력회사들로부터 장비 구매와 lcd패널 교차 구매에 속속 나서고 있다.
삼성과 lg는 지난 9월, 처음으로 경쟁 진영에서 lcd를 사는 교차구매에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만든 lcd모니터(17″)에 lg패널이 들어가고, lg전자가 만든 lcd모니터(22″)에 삼성패널이 들어가게 된 것.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2009년 1월부터 월 4만장 내외로 구매하고, lg전자가 삼성전자 lcd총괄로부터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12월부터 월 4만장 내외로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cd 장비 교차구매도 활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lcd패널을 교차구매키로 합의한 데 이어 lcd 장비 교차구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대방의 중소 협력회사들로부터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지난 10월12일 알려졌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올해 8세대 생산라인 신규투자와 함께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인 dms와 미래컴퍼니에 지난 7월과 8월 장비 발주를 했다. dms는 세정기 2대, 미래컴퍼니는 엣지그라인더 2대를 각각 8세대용으로 삼성전자에 공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투자중인 8세대, 6세대 라인에 삼성전자 lcd총괄 협력사와 장비 구매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지난 1월과 5월 참앤씨에서 lcd공정 중 발생하는 불량을 수리하는 레이저리페어를 각각 57대와 2대를 구매했고, 6월에는 icd의 8세대용 드라이에처 1대를 공급받았다. 또 지난 5월과 6월, 9월에 걸쳐 삼성 협력사인 아토의 가스공급장치 총 6대를 구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교차구매가 일부 모니터용 패널에 국한되어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매출 규모가 크고 수입대체 효과가 높은 lcd tv용 패널로 교차구매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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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lcd 패널 크기도 같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체제를 두고 업계에서는 ‘적과의 동침’이 얼마나 오래 갈지, 혹시 ‘동상이몽’으로 협력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8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패널로 132㎝(52인치) 또는 145㎝(57인치)를 생산해오다가 55인치 tv용 lcd 패널 양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8세대 lcd패널의 효율화를 위해 55인치 lcd패널을 양산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으며 lg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8세대 기판 규격이 삼성과 같은 2200×2500mm”라며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해 55인치를 생산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에서 1~2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55인치 lcd패널이 50인치대 lcd tv의 새로운 표준인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에 가장 타격을 받은 기업은 일본의 샤프. 샤프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와 달리 52인치에 최적화된 8세대 규격을 채택하고 있어 55인치를 양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동안 삼성전자는 샤프에 보조를 맞춰주는 듯했지만, 55인치 tv용 lcd패널 양산을 공식 발표하면서 샤프에 등을 돌렸다.
“11세대, 삼성 기판 크기로…”
최근 lcd 경기침체 상황에서 업계 1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14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란히 11세대 lcd 생산라인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심전심’의 모습을 보였다. 현재 8세대 라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두 회사는 향후 9~10세대를 건너뛰고, 업계 최대 크기의 11세대 생산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샤프가 업계에서 제일 먼저 10세대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를 건너뛰고 11세대로 바로 넘어가겠다는 것.
11세대 생산라인에 쓰이는 유리기판은 가로·세로 길이가 3m를 넘을 만큼 대형 크기로 이 유리기판은 일정하게 잘라 tv등 전자제품에 쓰이는 lcd패널을 생산하게 된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10월14일 ‘한국전자산업대전’ 개막식에서 “11세대 기판크기는 부품·장비 협력사들과 면밀히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히며 “다만 60~70인치급 lcd tv용 패널을 만드는데 최적화된 라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11세대 라인은 삼성전자가 먼저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의 부품·장비 협력사들이 관련 제품들을 만들면, lg디스플레이는 뒤이어 이들의 부품·장비들을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샤프의 10세대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8세대 이후 생산라인은 11세대가 적합하다”며 “11세대에 투자할 경우 삼성전자와 같은 기판 크기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조신영 기자 aj82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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