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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탄 건너간 '한인 3총사'…"일본야구 通했다?!"

이승엽·이병규·임창용 일본 프로야구 2008시즌 총결산

정은나리 기자 | 기사입력 2008/10/24 [20:59]
수확의 계절, 가을.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한인 3총사'도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이승엽· 이병규· 임창용이 그 주인공. 이들은 올 시즌 무난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요미우리 이승엽과 주니치 이병규는 후반기 맹활약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고, 야쿠르트 임창용은 비록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데뷔 첫해 33세이브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승엽 올림픽 이후 부진 씻고 '거포본색'…'한신킬러' 위력 리그 우승에 결정적
이병규 무난했지만 아쉬워…포스트시즌 맹타로 '고연봉 저효율' 비난 극복할까?
임창용 일본 무대 33s· 한일 통산 200s…데뷔 치고는 '대성공'· 팀 내 위상 쑥쑥

 

'한인 3총사'가 활짝 웃었다. 이승엽· 이병규· 임창용이 올 시즌 만족스런 모습으로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을 마감한 것.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릴 수 있다. 일본 데뷔 첫해 야쿠르트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마무리 투수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임창용에 비해 이승엽· 이병규는 후반기 막판 활약으로 가능성을 보였을 뿐 2할 대 타율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 그러나 이승엽과 이병규에게는 정규시즌이 끝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들에게 포스트시즌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정규시즌을 만회할 만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한인 3총사'의 2008년 시즌을 점검해봤다.
 
이승엽, 희비가 교차한 2008년

일본 프로야구 5년차 이승엽에게 올해처럼 힘들었던 시즌이 있었을까 싶다. 정규시즌 6개월 동안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가슴을 쓸어내렸기 때문. 이승엽은 시즌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일본 정상급 투수들에게 쩔쩔매며 결국 4월14일 2군으로 내려간 후 꼬박 석 달 넘게 2군에서 타격을 조율한 후에야 1군에 올라설 수 있었다. 7월 하순 경에야 1군에 복귀한 것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승엽에게 올림픽은 대반전의 기회였다. 이승엽은 1군 5경기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후,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일본과의 4강전, 쿠바와 결승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부활을 알렸다. 올림픽에서 보여준 절정의 타격감은 팀 복귀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소속팀 요미우리의 상승세는 이승엽의 올림픽 참가 이후 상승세와 그 맥을 함께 한다. 요미우리는 7월 초까지만 해도 한신에 13게임이나 뒤져있었지만 이승엽이 5번 타자로 나서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챙기기 시작한다. 결국 요미우리는 한신을 꺾고 센트럴리그 2연패를 확정지었다.

비록 2군에 머물렀던 시간이 더 많았고, 타율 0.248, 타점 27개, 홈런 8개로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1승이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때, 중요한 한방을 터뜨려주며 팀의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9월16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일본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3연타석 홈런을 때려 요미우리 팬들에게 그의 위력을 각인시켰다. 한신을 상대로 한 9월20일 경기에서 솔로 홈런, 21일에는 역전으로 이어지는 2루타와 3점 홈런을 때려냈다. 27일 결승 2점 홈런 포함 4타점, 10월8일 결승 2타점 2루타도 한신전에서 터졌다. 이에 이승엽은 '한신킬러'라는 닉네임을 얻었을 정도. 그가 한신전에서 기록한 타율은 0.350에 육박한다. 이승엽은 지난 11일 야쿠르트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종반, 대활약으로 이승엽의 명성은 되찾았지만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엇갈린 평도 듣고 있으니만큼 확실하게 대형타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일본시리즈 우승이 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10월22일부터 한신, 주니치의 승자와 일본시리즈로 가는 클라이맥스 시리즈(cs)를 치른다. 요미우리는 6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일본시리즈 진출 결승전에서 리그 우승 어드밴티지로 1승을 먼저 얻어 3승만 추가하면 일본시리즈에 나갈 수 있다.

팀의 중심선수는 어려울 때 결정적인 한 방으로 분위기 전환을 일굴 줄 아는 선수다. 이승엽이 포스트시즌을 통해 중심타자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병규, "무난하지만 아쉽다"

이병규는 10월12일 한신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2008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이병규의 성적은 418타수 106안타 16홈런 65타점 타율 0.254. 2년차 선수가 흔히 겪는다는 극심한 소포모어 증후군은 없었다. 그렇다고 강렬한 이미지를 남길만한 활약을 펼친 것도 아니다. 홈런은 리그 공동 12위, 타점은 14위를 기록해 주니치 간판 외국인 선수다운 성적을 냈고,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차는 등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0.262)에 비해 떨어진 타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병규는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감독의 신뢰로 중견수와 우익수로 꾸준히 선발출장 하여 왔다. 시즌 초반 이병규도 감독의 신뢰에 답했다. 경기에 대한 의욕으로 시즌 초 허슬 플레이를 펼치다 어깨부상까지 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상 여파로 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타율이 2할3푼 대까지 떨어지기에 이른다.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이병규는 6월10일 2군으로 강등된 후 20일 만에 1군으로 돌아왔지만 회복된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해 복귀 5일 만에 2군으로 재 강등되기도 했다. 한 달 넘도록 2군에 머물렀던 이병규는 8월12일이 되서야 1군으로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    

이병규는 시즌 후반부터 톱타자로 맹활약하며 주니치가 cs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9월20일 히로시마전부터 1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등 순위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때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주니치가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한 데에는 이병규의 활약이 뒷받침 됐음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이병규는 18일부터 펼쳐지는 한신과의 cs를 벼르고 있다. 이병규는 한신을 상대로 타율 0.290, 홈런 3방을 기록하고 있다. 한신전 전적이 나쁘지 않아 '한번 해볼 만한' 일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니치 감독은 이병규를 cs에서도 톱타자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그가 이번 cs에서도 지난해처럼 눈에 띄는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 전망이 한층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은 주니치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해다. 이병규의 올해 연봉이 약 1억5000만엔(한화 약 18억7000만원)으로 주니치의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볼 때, 연봉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면키는 힘들어 보인다. 그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2할 대 타율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포스트시즌 그의 활약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임창용, '뱀직구'로 부활 알려

임창용은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해 33세이브를 기록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임창용은 54경기에 출전해 1승 5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50개를 기록했다. 32세이브를 거둔 지난 8일에는 한일 통산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최저연봉인 30만 달러를 받고 입단한 임창용은 돈보다는 부활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와 3년 계약(2년+1년)을 맺었다. 그가 거둔 33세이브의 성적은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마무리투수로 위상을 끌어올렸다. '야쿠르트가 강팀이었다면 더 많은 세이브를 달성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을 만큼 임창용은 올 시즌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데뷔 첫해 일본 야구팬에게 한국인 투수 임창용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158km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뱀 직구'다. 그의 투구스타일은 센트럴리그 타자들을 압도하며 일본 야구 역사상 3번째로 데뷔 첫해 30세이브를 돌파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들어 상대 선수에게 투구 스타일이 간파당하고, 종반 무렵에는 등 통증까지 겹치며 세이브 기록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일본 야구에 완전히 적응되지 않은 데뷔 첫 해 기록치고는 대성공이라는 평가다.

이제 겨우 한 시즌을 뛰었을 뿐인데 33세이브다.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가운데 앞으로 일본무대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내년시즌에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집요한 일본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밋밋한 슬라이더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직구를 뒷받침하는 싱커를 익히는 등 노련한 투수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정은나리 기자  jenr3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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