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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을 만나게 된 것은 희열

정작 알다가도 모를 일은 늘,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문일석 시인 | 기사입력 2008/10/28 [14:16]
▲ 백령도  풍경    

최근에 쓴 시입니다.
 
***벙거지 모자

한강 수변 걷기에 나섰다가
몇 년 쓰고 다녔던 벙거지 모자를
분실했다.
 
돈으로 치면 몇 천원도 안 되는 모자이다.

땀내 밴 모자가 내 곁에서 없어진 이후
그 모자 생각이 몇날 며칠
허전함으로 내 마음 안쪽을 찾아들었다.

값싼 모자를 그토록 생각하는
내 마음이란 무엇인가

정작 알다가도 모를 일은
늘,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아끼던 물건을  다시 소유할 수 없는
아쉬움을 아쉬워하는 내 마음이
그동안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애장품을 잃어버린 이후
일부나마 찾은

보통 때는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을
만나게 된 것은 희열이다.

***노래방

사람들은 못나도 잘나도
노래를 잘 불러도 못 불러도
자기가 좋아하고 멋드러지게 부르는
18번 노래를 몇 곡씩은 가지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가사가 나오고
음악이 흐르는 노래방
손에 마이크를 들고
온갖 폼 다 잡아가며
내 노래에 내가 취해서 노래를 부른다.

세상사는 게 아무리 복잡해도
가슴 뛰는 일이 없더라도
노래방 안에서만이라도
나의 노래를 열창하며
인생을 열나게 폼 나게 살아보는 거다.

가수가 따로 있나, 혼을 다해
유명가수 노래를 내 노래인양 불러보고

어둑어둑 반짝반짝 조명 탓인지
유난히 잘나 보이는 동행자의 손을 잡고
흥에 겨워 몸을 출렁출렁 흔들어보고
노래에 맞춰 막춤도 춰보고

흥얼흥얼 18번 노래를 번갈아 부르며
잠시나마,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
신나게 살아보는 거다.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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