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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위령제라니! 어떤 착하고 순수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말일까. 남들은 우습게보고 멀리 피해 가는 궂은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로 돌아가면 무용가이고 음악가이고 가수이고 시인이며 연극을 하는 예술인이다.
이 사회가 꺼려하는 노숙자문제. 그 골치 아픈 일을 자발적으로 끌어안고 그들에게 하나라도 보탬이 되고자 발 벗고 뛰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부산역 광장에서 이들이 한바탕 굿판을 벌렸다.
구천을 헤매고 있을 영혼들의 길을 열어주느라 깨끗한 무명천의 한가운데를 가르며 살풀이를 춘다. 진혼가를 불러 유언 한마디 없이 길 위에서 가신 영혼들을 위로하고 헌다의식으로 영혼에게 예를 갖추고 마임으로 노숙자들의 생전을 추억한다. 시 낭송으로 할 말 다 못하고 억울하게 가신 영혼들의 답답한 가슴을 열어준다 장구소리 기타소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푸른 지전을 놓고 절을 올리는 착한 사람들도 있다.
술 취한 노숙자 한 사람이 무아지경으로 춤을 춘다. 놀라웠다. 노숙 이전의 삶이 궁금해진다. 그에게도 번듯한 과거가 있었으리라. 몇몇의 외국인들이 카메라에 굿판을 담는다.
노숙자 위령제라니! 물질은 넘쳐나지만 삶은 더 고달파지는 이 세상에 누가 손톱만큼이나 생각을 하겠는가. 노숙자 위령제. 인간답게 사는 사회가 베풀어야할 최소한의 예의다. 한 가정의 남편이며 자식이요 부모인 이들을 길거리로 내 몬 이 사회의 문제요 끌어안지 못했던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금융대란이니 뭐니 전 세계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제2 제3의 노숙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외쳐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