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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상류층 귀족계 1천억 펑크 진상 추적

럭셔리 계모임 뒷이야기‥곗돈 '수억원' 떼인 유명인사 누구누구?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8/11/12 [11:13]
'강남 귀족계' 경찰 수사 착수 내막

“소문 듣고 찾아온 강남 상류층만 모십니다”
 
강남 귀족계 ‘다복회’가 경찰 수사망에 이름을 올렸다. ‘다복회’는 강남 일대 부유층 100여 명이 가입한 곳으로 알려진 수백억 원대 계모임. 지난 10월27일 계주 윤아무개(여·51)가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계모임의 규모를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과 교수, 의사 등이 대거 포함됐다는 소문 때문이다. 곗돈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곗돈으로 끌어 모은 것. ‘다복회’가 세상에 처음 알려졌을 당시, 회원들은 계주 윤씨가 곧 돌아와 문제를 정리할 것을 믿고 경찰 고소를 미뤄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다복회 회원 두 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 경찰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주간현대>는 강남 상류층의 귀족 계모임 ‘다복회’에 대해 취재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w’한정식집은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강남 귀족계 ‘다복회’ 계주 윤아무개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잠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손님은 끊이지 않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강남 상류층을 상대로 이어오던 귀족계 ‘다복회’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말께. 다복회의 계주 윤아무개(51)가 갑자기 잠적한 직후다.
 
서울 상류층 계모임의 상징 ‘다복회’
 
윤씨는 서울 강남 도곡동의 ‘w’한정식집을 운영해왔으며, ‘다복회’로 알려진 강남 지역 부유층을 상대로 한 계모임의 계주다.

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던 계모임은 윤씨가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계원들은 일인당 최소 1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까지 곗돈을 부었고, 피해액수는 1000억 원에 육박한다고 알려진 것. 

윤씨의 잠적 소식을 접한 계원들은 지난 11월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모임을 갖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특히 10월30일 진행된 대책회의는 ‘다복회’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날 오후 3시께 강남 도곡동에 위치한 윤씨의 한정식 음식점 앞 주차장 가득 고급 외제차가 즐비했다. 기사를 대동한 채 차에서 내린 중년 여성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없이 음식점 안으로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귀족계’ 계주 잠적, 공직자·연예인 포함 수백억 피해에도 신분노출 꺼려
“11월7일 돌아와 문제 해결 하겠다” 계주 말에 경찰 신고 안하고 ‘쉬쉬’


음식점 입구에는 청년 몇몇이서 출입을 통제한 채 오가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음식점 안에 모인 계원들은 서로 교류가 없었던 듯 경계하는 눈초리로 서로를 바라보다 같은 처지임을 확인 한 뒤에서야 “댁은 얼마나 부었어요?”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모임은 지난 2001년 결성됐으며, 계주인 윤씨가 계원들의 신분노출을 철저히 사단하면서 시중보다 높은 금리로 고수익을 보장해 유명 연예인, 교수, 의사 등 수백 명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계원은 “평소 윤씨가 해외에 투자한 돈이 많다고 말했던 점으로 미뤄 해외로 돈을 빼돌렸거나 증시 폭락으로 손해를 봐 사라진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여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피해액수는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원들은 윤씨 잠적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

계원 중 한 사람이 윤씨와 통화가 됐다면서 11월7일까지 돌아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백억 대에 이를 만큼 곗돈의 규모가 크고 회원 중 사회 유명인이 다수 포함돼 있어 계원들 스스로 경찰 수사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

대다수의 계원들이 “경찰에 고소하기 전 일단 윤씨를 믿고 기다리자”는 입장을 보였지만, 두 명의 계원은 이들과 입장을 함께하지 않은 모양이다.
 
경찰 수사 착수, 윤씨 행방은?
 
지난 11월4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두 명의 중년 여성이 계주가 잠적, 곗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을 낸 사람은 자영업자인 박아무개(여·54)와 자동차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국아무개(여·54).

경찰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10월28일 “계주 윤씨가 1000억 원대의 곗돈을 들고 잠적하는 등 사기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씨는 고소장에서 “2007년 12월부터 매월 부어온 계가 지난달 12일 만기돼 2억 원을 탈 순번이었지만 윤씨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면서 “추가로 만기가 돌아오는 2억 원까지 합쳐 총 4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국씨 역시 “아직 곗돈을 탈 때는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총 11억 원을 계에 쏟아 부었는데 계주인 윤씨가 잠적했다”고 성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원들이 모두 몇 명이고, 이들의 전체 피해규모가 얼마인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고소장에 나와 있는 15억 원이 피해액의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계원들도 계의 규모나 다른 계원들의 신분을 전혀 모르고 있는 듯 했다”면서 “고소인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파악하기 위해 계주 윤씨에게 문자메시지와 우편으로 출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복회’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내용의 기사를 속속 보도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1월5일자 <한국일보>의 보도 내용.

<한국일보>에 따르면 윤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강남 일대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해왔으며, 이때 알게 된 연예인, 고위층 인사 주인 등을 전면에 내세워 2001년 ‘다복회’를 만들었다.

윤씨는 모임에 유명 연예인을 참여시켜 신뢰도를 높이고, ‘다복회’라고 적힌 빨간 수첩을 회원들에게 나눠줬다. 이 빨간색 수첩은 강남 부유층 여성 사이에서 ‘신분의 상징’으로 인식될 정도였다고.

이어 이 신문은 ‘다복회’는 기존 회원의 추천에 의해서만 신입 회원을 받아들이고 점조직적으로 운영됐으며 이 때문에 계원들 3~4명은 친했지만 다른 회원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이 신문에 따르면 ‘다복회’는 크게 낙찰계와 번호계로 운영됐다. 낙찰계는 받을 돈을 경매방식으로 적어내는 방식으로 앞 순번은 주로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갔고, 수익률이 높은 후순위는 주로 공직자 부인들에게 돌아갔다. 번호계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불입액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계원 두 명 고소에 경찰 수사 착수해 기본적인 사항 외엔 경찰도 ‘침묵’
논란 속에도 계주 운영 음식점은 정상운영…날마다 예약손님 ‘득실득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윤씨가 잠적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일부 사채업자들이 신입 회원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도하고, 한 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씨가 잠적한 것도 사채업자 계원이 곗돈을 안내고, 이를 윤씨가 다시 사채로 무리하게 막다가 터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신문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다복회’ 계원은 고위 관료와 변호사,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 등 강남 부유층 600여명 선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한 구좌가 1억 원인 이 계에 10개 이상 구좌를 갖고 있는 회원을 포함 전체 회원의 30% 이상은 두 개 이상의 구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해규모도 당초 알려진 1000억 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논란 속에도 윤씨 음식점 손님 ‘득실’
 
기자는 지난 11월6일 경찰 수사 진행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향했다. 기자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수사지원팀’. 경제수사를 비롯해 지능범죄 전반을 다루는 수사지원팀에서는 ‘경제9팀’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경제9팀’으로 발걸음을 옮긴 기자는 담당 형사를 찾았지만 각자 맡은 수사로 바쁜 형사들은 팀장에게 기자를 인계했고, 팀장은 다시 ‘수사과장’에게 가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적으로 지침이 바뀌어서 사건 수사를 진행하는 팀에서는 기자의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시 ‘수사과장’을 찾아 ‘수사지원팀’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시 찾은 ‘수사지원팀’에서는 ‘수사과장’을 찾는 기자에게 “기자실에서 진행되는 브리핑 외의 내용은 수사과장을 만나도 추가 내용을 들을 수 없다”면서 “담당 팀에 가서 문의하거나 기자실로 가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의 경우, 대부분 담당 팀에서 사건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해준다. 하지만 경찰내부에서 지정한 강력사건이나, 국민 정서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은 개별취재가 허락되지 않고 해당 부서의 과장이 브리핑을 통해서만 전하게 된다. 연쇄 살인 사건이나, 유명인 자살 사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어찌됐든 해당 경찰서 방침이 그렇다니 더 이상 실랑이 벌일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 기자실로 향했다. 그 곳에서 만난 모 언론사 기자는 “경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 말을 아낀다. 11월4일 수사과장의 브리핑도 보도자료 없이 구두로 간단하게 진행됐다. 이후 진행상황에 대해취재 하려 했지만 담당부서를 찾아가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찰측에서 먼저 브리핑 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발표한 박씨와 국씨의 고소건에 대해서도 ‘다복회’와의 관계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동일 사건인지는 수사를 해봐야 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씁쓸한 기분으로 경찰서를 빠져나온 기자는 잠적한 계주 윤씨가 운영한다는 도곡동 ‘w’한정식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씨가 운영한다는 한정식집은 비싼 가격만큼 음식 맛이 좋기로 꽤나 유명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식인에서 여러 네티즌들이 맛집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음식점 규모에 놀란 기자는 음식점 안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놀랐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도 화이트보드 가득 예약 대기자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던 것. 재미있는 것은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는 예약 대기자 이름이 대부분 계모임으로 보이는 ‘○○회’였다는 사실이다. 

또 음식점 입구에는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 등의 싸인이 가득 걸려있었다. 문득 ‘다복회’에 사회 유명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떠올랐다.

윤씨의 행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남성 종업원은 “안 나오셨다. 평소에 잘 안 나오신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윤씨가 대표가 맞느냐고 묻자, “얼굴을 안 봐서 사장이 남잔지 여잔지 모른다”고 애매하게 대답했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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